아이폰 1대 삼각대에 올려서 동영상 촬영…“예산은 0원”“좌파집단 SNS 선동 심각…대학생들 좌우이념 관심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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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떡볶이수사대>를 아시나요? 고등학교 동창생인 세 친구가 얼굴을 들이밀고 나와서 시시덕거리며 ‘정치 이야기’를 한참 쏟아낸다. 통합진보당 당권을 장악한 NL에겐 ‘North Love’, 여론조사 조작 파문을 일으킨 이정희 통진당 의원에게는 ‘이조작’이라는 별명을 붙여준다. 그래서 붙은 별명이 <20대판 나꼼수>다. 정치적 성향을 물으니 “현 정부도 싫지만 <나꼼수>는 더 싫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떡수대> 방송에서는 기성 정치권을 향해 사뭇 진지하게, 또 개구쟁이처럼 짓궂은 비판을 쏟아낸 친구들이지만 실제로 만나보니 참 평범했다. 수줍음 많고 예의도 발랐다. 그러나 생각은 확고했다. 특정 사고를 주입시키는 <나꼼수>에 분노하고, 진보적 발언은 박수 받고 보수적 발언은 비판받는 SNS세상에 반기를 들고 싶었단다.

    황교영(한국외대‧23), 민준성(경희대‧24), 이효석(동국대‧24).

    "우리는 <떡볶이수사대>입니다!"라고 외치는 이들을 만나보았다.

    ● <떡복이수사대>가 결성된 발화점이 있을 것 같다

    민 : 과천외고 1학년 때 모두 같은 반으로 그때부터 친한 친구들이다. 지난 2월 우리끼리 전남 여수로 여행을 갔을 때 이런 저런 얘기하다가 정치문제가 화두로 올랐다. <나꼼수> 비판을 하면서 우리도 한 번 해볼까 했다. 그래서 불이 붙었다.

    황 : <나꼼수>에 실망도 많이 했고, 우리가 보는 우리 20대 이야기를 좀 하고 싶었다. 처음에 구체적인 방향은 없었다. 진보 프레임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 가장 분명했다.

    ● <떡볶이수사대>는 무슨 단체인가

    민 : 떡볶이는 ‘빨갱이’를 의미한다. 우리가 수사대가 되어 그들을 잡겠다는 뜻에서 지었다. 경찰수사복을 입고 나올까 고민했었다(웃음). 사실은 처음 시작했을 때 걱정이 많았다. 좌파단체 등에서 집중 공격을 받지 않을까 했는데 아직까지는 무사하다.

    민준성씨는 실제로 형사느낌(?)의 외투를 구매해 방송에 입고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정작 인터뷰가 진행된 23일에는 황교영씨가 '수사대' 느낌의 복장으로 왔다. 대화 내내 '국정원' '형사'라는 호칭으로 그를 부르기도 했다.

    황 : ‘종북세력’이 처음에는 이해가 안갔다. 왜, 누가 북한을 추종한단 말인가. 거기엔 역사적 배경이 있었다. 야권에서 국가보안법 폐지를 오랜기간 주장하면서 이젠 국가보안법을 박물관에 줘야할 것처럼 느껴지지만 불과 20여 년 전까지 굉장히 필요했던 법이다. 그리고 그 세력들이 아직 남아있다. <떡볶이수사대> 3회에서 종북 특집으로 국가보안법을 다룬 것도 그 때문이다.

    <떡사대>의 '종북특집'이 가장 인기가 좋았다. 방송에 나온 종북의 뿌리부터 훑어 내린 역사적 고리들이 요약본으로 만들어져 인터넷에 돌고 있다. 

    ● <나는꼼수다>의 어떤 점에 실망했나

    황 : <나는꼼수다>는 어느 순간 딱 ‘아니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 때는 대안언론으로 높은 평가를 얻었지만 결국은 20대들에게 편향된 생각, 특정 후보를 뽑도록 하는 사고를 주입시키고 있었다.

    이 : 10.26 서울시장 재보선을 치를 때 대놓고 박원순 후보을 찍으라고 했다. 그 이후엔 문재인 상임고문을 밀고 있다. <나꼼수>는 선동의 한복판에 섰다.

    민 : ‘웃음’도 위장처럼 느껴졌다.

    ● <나꼼수>에 실망했다는 것은 그만큼 기대했다는 말로 들린다

    민 : 기대를 했고, 충족 시켜준 부분도 많았다. 처음에는 재미있어서 들었다. 신문이나 뉴스를 봐도 이해가 잘 안되고 ‘그들만의 리그’로 느껴지던 내용들이 쉽게 다가왔다.

    이 : ‘정치가 참 가까이 있구나’라고 느꼈다. 손수조 전 후보랑 비슷한 거다. 손 전 후보와 이준석 비대위원 등이 ‘20대도 현실정치에 뛰어들 수 있구나’라고 보여줬다면 <나꼼수>도 정치를 가깝게 해줬다.

    '인터넷방송'에서 가장 성공한 모델이기도 한 <나꼼수>에 대한 이야기가 많았다. <나꼼수>에 실망했던 점을 언급할 때 친구들의 표정도 덩달아 어두워졌다. <떡사대>는 최근 손수조 전 국회의원 후보와 인터뷰를 마쳤다. 일종의 '호외'였다. 같은 20대로서 '정치'를 뛰는 용기를 직접 들어보고 싶었다고.  

    ●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화가 많이 났다던데

    이 : 사실 <떡수대>는 분노에서 시작했다. 제주도 강정마을에 발파가 시작됐을 때 경찰들이 기자를 때린다는 트위터가 확산됐다. 정말 깜짝 놀랐다. 삽시간에 리트윗 돼서 퍼져나갔다. 어처구니없는 일을 진실로 받아들이는 상황이었다. 나중에 허위사실로 밝혀지자 조용히 트윗글은 사라졌다. 출퇴근길에 잠시 트위터를 하는 분들은 사실로 받아들일 수 있다. 이런 휘발성 소식들이 여론을 지배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공지영 작가 등 파워 트위터리안이라는 분들도 허위사실을 고민 없이 리트윗을 하고 기사화 되면서 거짓여론은 더 확산된다.

    황 : 일부 좌파집단이 트위터나 SNS에서 여론을 이끈다는 느낌이 들었다. 의도적으로 분위기를 몰아 온라인 여론을 선동하고 오프라인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 <떡수대>가 어떤 역할을 한다고 보는가

    민 : 우리 방송의 핵심은 '선동이냐 선동이 아니냐'가 기본에 깔려있다. <나꼼수>에는 음모가 있다. 의혹을 제기하고 그대로 이끌어간다.

    황 : 우리는 간단히 표현해서 사람을 흔들지 않고, 사실만 보여주고 싶다. 시작한지 이제 겨우 한 달이 되었기 때문에 <나꼼수>만큼 인기도 없고 스타성도 떨어진다. 철저하게 사실에 전제해서 하고 싶다. 트위터 등 온라인 공간에서 두드러지는 편향된 시각을 바꾸고 싶다. 인터넷 포털사이트도 편향성을 보여주고 개인에게 영향을 준다. 한 쪽으로 치우쳐지지 않는 사고를 하는데 도움이 되고 싶다.

    이 : 우리는 전문가가 아니지 않은가. 기사를 인용해 쓸 때도 성향이 다른 매체를 두고 내용을 비교해서 최대한 객관적으로 근거 자료로 인용하고 있다. 또 출처를 밝혀 판단은 시청자들에게 맡기고 있다. 간단하게 표현해서 좌로 가고 있는 사람들에게 흔들리지 말고 사실만 보자는 거다.

    ● 방송에서 보면 촬영장에 태극기가 걸려 있다

    민 : 통합진보당이 애국가를 안 부르는 것으로 안다. 민노당 시절에는 태극기 한 번 안걸었다고 했다. 나라를 생각하는 20대 청년인 점을 어필하고 싶었다(웃음)

    ● 촬영은 다른 사람이 해주나

    황 : 우리 셋이서 전부 다 한다. 처음엔 카메라가 2대였는데 지금은 1대로 운영한다. 아이폰4에 삼각대를 올려 촬영하고 우리가 편집한다. 앵글 바꿀 때는 잠시 멈추고 방향을 돌린다. 보통 촬영은 3~4시간 정도 걸리고 30~40분가량으로 자른다.

    ● 이명박 대통령은 어떻게 평가하나

    이 : 이명박 대통령은 잘한 것도 있고 못한 것도 있다. 기사로만 치면 못했다는 내용이 더 많다. 트위터는 더 심하고. 그러니 사람들이 대부분 그렇다고 생각한다. 강경한 대북정책 안보 정책은 마음에 들지만 경제는 잘 모르겠다.

    황 : 가장 안좋았던 점은 측근 관리다. 늘 인사에 문제가 많았는데 임기 중간부터 측근들의 문제가 나왔다. 정치 패턴이 (역대 대통령과) 비슷하다는 느낌이다.

    민 : 경제를 슬로건으로 내건 대통령이었는데 세계경제위기를 맞아 선방한 것은 맞다. 누구는 미비하다고 생각하고, 누구는 칭찬해 줄 수 있다고 말한다. 소통에는 굉장히 취약했다.

    ● 차기 대통령에 대해서는 누가 유력해 보이나

    이 : 아직까지 지지하는 특정 주자가 없다. 야권에서는 안철수 문재인이, 여권에서는 박근혜가 나올 가능성이 큰데 안철수 교수님은 굉장히 신선하다. 기존에 정치를 안하셨던 분이기 때문에 기대가 되는 한편, 정치력이 있을까 하는 의문점도 크다. 문재인 상임고문은 '친노'를 빼면 뭐가 남을 지 궁금하다. 이렇게 얘기하다보니 현재로선 공약을 거의 다 내놓은 박근혜 비대위원장이 가장 유력해 보인다.

    ● 좌/우파에 대한 생각은 어떤가

    민 : 좌파는 빨리 바꾸자는 것이고, 보수는 천천히 바꾸자는 것으로 생각한다. 무상급식을 예로 들면 좌파는 모두에게 공짜로 점심을 주자고 하고 우파는 점진적으로 소득에 따라야 한다고 말한다. 세상을 바꾸는데 대한 속도의 차이라고 생각한다.

    황 : 안보 측면에 있어서는 또 다르다. 좌파는 수백 만명이 굶어 죽는데도 미사일을 발사하는 북한을 (규탄)할 필요가 없다고 말한다.

    이 : 대학생들은 좌우이념에는 큰 관심이 없으면서도 '리버럴 강박증'을 앓고 있다. '젊기 때문에 진보적이어야 한다'는 사고는 굉장히 무서운 것이다. 정치적 이념에 따라 시키는 대로 행동하기 보다는 각 현안마다 다양한 자기 목소리를 내는 점이 건강하다고 생각한다.

    사진 윤희성 기자
    글    최유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