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종교단체 위주에서 범종교적 집회 시도일반 시민단체에서 문화단체까지 참가
  • '탈북자 강제북송 반대'를 위한 시민들의 집회는 15일에도 이어졌다. 그간 일부 기독교단체의 집회가 대다수였다면 이날은 다른 성격의 단체들의 참가가 활발했다.

    탈북난민구출네트워크를 통해서 다양한 단체들이 집회를 이어가고 있다. 오후 2시 서울 종로구 효자동 옥인교회 앞에는 '나라사랑운동본부'와 '한미FTA지키기 범국민운동본부'의 회원들이 참가했다. 

  • 특히 '한국시민단체네트워크가 주도한  한미 FTA지키기 1,000만인 거리서명운동 출정식을 청계광장 소라탑 앞에서 가진 '한미FTA지키기 범국민운동본부' 회원들은 사전에 '탈북난민구출네트워크'에 연락도 없이 갑작스럽게 집회에 참가했다.

    '탈북난민구출네트워크'는 평소 종로경찰서와 집회에 참가하는 인원과 단체에 대해 어느 정도 정보를 공유하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이러한 정보가 필요한 이유가 '안전상의 문제'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날 갑작스럽게 인원들이 많이 참가하면서 옥인교회 앞을 지키던 경찰들이 긴장하기도 했다.     

    이어 2시 40분에는 '대한예수교장로회합동총회'에서 집회를 이어갔다. 당초 참가가 예정돼 있던 '대한민국지키기불교도총연합'은 사정으로 불참했다. 옥인교회 앞 집회현장을 책임지고 있는 '탈북난민구출네트워크'는 종교를 넘어서는 범국민적 운동으로 이번 집회를 이끌어 가고자 했지만 아쉽게 불발됐다.

    '탈북난민구출네트워크' 전광자 간사는 "기독교 단체들의 운동으로만 보이지 않도록 충분히 성격이 다른 단체들의 참여를 유도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오늘은 불교단체와 기독교 단체의 공동 집회를 예정했지만 불교단체의 불참으로 성사되지 않았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불교단체와 기독교단체의 공동집회가 성사된다면 범국민적인 관심사로 확대돼 가는 '탈북자  강제북송 반대' 집회와 그 맥락을 같이 하게 되는 것이다.

    이날 불교단체가 갑자기 다른 일정이 생겼다고 전화를 통해서 불참 의사를 밝히고 사과의 뜻을 전했다고 전 간사는 밝혔다.   

  • ▲ 한국현대시인협회의 1,220명 회원을 대표해 20여명의 임원들이 '탈북자 강제북송 반대' 집회를 개최하고 있다.
    ▲ 한국현대시인협회의 1,220명 회원을 대표해 20여명의 임원들이 '탈북자 강제북송 반대' 집회를 개최하고 있다.

    오후 3시 30분에는 '한국현대시인협회'가 집회에 참가했다. 시인협회의 등록된 1,220명의 시인을 대표해 이날 20여명의 현대시인들이 참석했다.

    시인협회는 "한국 시인들은 중국이 두보, 이태백, 도연명 등을 낳은 시의 나라이며, 노자, 장자, 공자, 맹자의 동양정신이 살아있는 나라라고 믿는다. 따라서 탈북자에 대한 중국정부의 인도주의적 해법을 기대한다. 이는 중국을 경제뿐 아니라 문화와 윤리의 대국으로 만드는 큰 길이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또 시인협회 사무국장을 맡고 있는 이선 시인은 탈북자들을 생각하며 지은 '다리를 건너다'라는 시를 낭송하며 행위예술을 선보였다.

  • ▲ 이선 시인은 탈북자 강제북송 반대를 위한 시를 낭송하며 행위예술도 선보였다.
    ▲ 이선 시인은 탈북자 강제북송 반대를 위한 시를 낭송하며 행위예술도 선보였다.

    압록강 얼음다리, 건너가네
    달도 별도 잠든 밤, 숨죽여 건너네

    아버지인 백두산,
    어머니인 두만강,
    생명젖줄 이어, 나를 키우신 땅
    신발 한 짝 절뚝거리며 강물에 둥둥 떨밀려가네

    ...중략...

    숨죽이고 울며, 울며 건넜던 압록강을
    죽음너머, 푸른 강물 너머, 또 다시 속히 건오라 하네
    사뿐사뿐, 나비처럼 날아서

    압록강에 오른 발 걸치고
    두만강에 왼발 걸치고
    나는, 차라리 무지개 징검다리가 되고 싶소

    오, 땅이여, 북조선 땅, 헐벗은 나무들을 돌보아 주소서

  • ▲ 양사동이라고 단체명을 밝힌 20여명의 회원들이 '탈북자 강제북송 반대' 집회를 개최하고 있다.
    ▲ 양사동이라고 단체명을 밝힌 20여명의 회원들이 '탈북자 강제북송 반대' 집회를 개최하고 있다.

    한편 4시 30분에는 '양사동'이라고 단체 이름을 밝힌 20여명이 집회를 열기도 했다. 

    글/사진 윤희성 기자 ndy@new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