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00만원 이자 3년간 170만원 불과흩어졌던 세식구 다시 뭉쳐 오손도손
  • ▲ ⓒ미소금융 수혜자 윤화순씨(가운데) 아내 안순옥(왼쪽) 아들 윤민수(오른쪽)
    ▲ ⓒ미소금융 수혜자 윤화순씨(가운데) 아내 안순옥(왼쪽) 아들 윤민수(오른쪽)

    경기도 의정부 신곡1동 동사무소 옆 코너에 자리 잡은 ‘육호(肉好)집’. 이름 그대로 ‘고기가 좋은 집’이다.

    아내 안순옥(52세)씨는 주방에서 밑반찬을 만들고 아들 윤민수(34세)씨는 오늘 들어온 고기의 상태를 점검한다. 윤화순(62세)씨도 숯이 충분히 있는지 확인하면서 온 가족이 저녁 손님 맞을 준비를 한다.

    이들 세 식구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뿔뿔이 흩어져 살았다. 윤화순씨는 건설현장에서, 아내는 식당에서, 아들 역시 고깃집 주방일을 하면서 생계를 유지해 왔다. 가족이라고는 하지만 막상 서로 얼굴을 보는 것은 한 달에 한번 남짓.

    월남전에 참전했던 윤화순씨는 고엽제 후유증으로 몸마저 성치 않았다. 그러던 중 국가 보훈처로부터 ‘미소금융’을 이용하면 낮은 금리로 대출을 받을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오랫동안 식당 주방장에서 일했던 아들 윤민수씨를 필두로 힘을 합쳐 식당을 개업하기로 했다.

    지난 2011년 8월 식당 전세자금 3000만원 중 2500만원을 미소금융으로 빌리고 여기저기서 빌린 돈으로 권리금 6000만원과 시설비용까지 마련해 고깃집을 개업했다.

    윤화순씨는 “지난해 국가보훈처에서 고엽제 피해자는 미소금융 해택을 받을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상담을 받아보니 2500만원을 거의 이자 없이 대출 받을 수 있었다. 이자는 3년간 170만원이며 매달 제날짜에 갚아나가면 이율의 1%를 더 깎아준다. 이자부담이 거의 없다”며 미소금융 대출을 고마워했다.

    아들 민수씨는 “고깃집 주방에서 일한 경험을 살려 부모님과 함께 식당을 차리게 됐다. 수입산 고기에 밑간을 해서 판매하는 프랜차이즈 업체와는 달리 고기 본질의 맛에 가장 충실하려고 노력한다. 우리집에서는 갈매기살이 인기가 높다. 갈매기살은 돼지 한 마리에서 1kg도 채 나오지 않는 고급살로 살짝 익히면 육즙 맛이 좋다. 제주도 식당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삼겹살에 자리돔젓갈을 제공했더니 찾는 손님들이 꽤 늘어났다”며 경영 노하우를 설명한다.

    무엇보다 이들이 즐거운 이유는 흩어져 살던 가족이 이제는 한곳에서 매일 얼굴을 보면서 관계가 더욱 끈끈해 졌다는 것이다.

    윤화순씨는 “이제 온 가족이 자주 보니 서로 대화도 늘어나고 화목해졌다. 고엽제 피해자들 중에는 미소금융을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을 모르는 이가 많다. 신용이 낮은 사람들도 저금리로 대출을 받아 새롭게 일을 시작했으면 한다”고 미소금융을 추천했다.

    “월남전 참전 당시 미군들이 뿌린 고엽제를 맞았다”며 팔을 걷어 올려 짓무른 피부를 보여주는 윤화순씨. 나라의 부름을 받고 몸을 던진 이 참전영웅에게 미소금융이 조금이나마 보답을 한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