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야권연대 협상을 진행 중인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이 핵심 쟁점인 전략지역에 대해 입장차를 해소하며 가닥을 잡았지만 경선지역에 대해서는 상당한 의견차이를 보이며 진통을 거듭하고 있다.
특히 양당은 실무대표 간 협상에서 거론된 경선지역 숫자를 놓고 서로 "상대방이 경선지역을 갑자기 늘리거나 철회했다"는 엇갈린 주장을 내놓으면서 `진실게임'을 펼치는 등 감정싸움으로까지 비화되는 형국이다.
양당은 협상 타결 시한이 하루 지난 9일 오후 실무협상을 재개했지만, 서로 유리한 구도로 가져가려는 태도가 완강해 타결까지는 상당한 난항이 예상된다.
경선 지역을 놓고 통합진보당은 서울 26곳, 경기 27곳, 인천 5곳, 충청ㆍ강원권 9곳, 영남권 21곳, 제주 2곳 등 90곳에서의 경선을 요구하고 있다.
양당은 호남권에 대한 협상을 진행하지 않았지만 통합진보당은 경선을 염두에 두는 것으로 전해졌다.
통합진보당은 경선 요구 숫자에 대한 근거로 전날 협상에서 민주당이 이 같은 안을 문서로 만들어왔다가 철회했다는 점을 들고 있다.
통합진보당 이정희 공동대표는 MBC 라디오에 출연해 "전국 100곳 가까이 경선하는 것으로 잠정합의됐다"면서 "민주당이 그런 내용으로 (합의문) 초안을 보냈다가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으로 선회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민주당은 이 같은 내용을 부인하고 나섰다. 민주당 핵심관계자는 "90여 곳을 요구한 것은 통합진보당"이라며 "실무협상 타결 시 곧바로 합의문이 만들어질 수 있도록 형식적으로 만들어놓은 문건에 우리가 통합진보당의 복잡한 요구 사항을 정리해 넣은 것일 뿐"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또 "이를 놓고 민주당이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라고 통합진보당에 입장을 설명했다"고 강조했다.
한명숙 대표도 최고위원회의에서 "타결 직전까지 갔던 협상이 통합진보당의 거듭된 무리한 추가요구로 난항에 빠진 데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면서 통합진보당이 협상 과정에서 경선지역 수를 늘렸다는 주장을 펼쳤다.
이전 협상에서는 민주당은 30여곳, 통합진보당은 50여곳을 요구하며 협상을 벌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협상에서는 10곳 정도의 민주당 전략공천지역 중 일부 지역의 경선 여부를 놓고도 치열한 싸움이 예상된다.
특히 민주당의 1호 전략공천자인 고(故) 김근태 상임고문의 부인 인재근씨가 출마하는 서울 도봉갑과 백혜련 변호사가 출마한 안산 단원갑, 이학영 전 YMCA 사무처장이 출마한 경기 군포에 대해 통합진보당이 경선을 요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밖에 서울 중구 동대문갑 영등포을 도봉갑 노원갑, 경기 광명을 여주양평가평 성남수정, 충남 당진 대전대덕, 강원 원주을 대전대덕, 경북 포항북구, 구미갑 등의 경선 쟁점지역이다.
경선지역 확대 논란에는 수도권 지역 후보들이 강력하게 경선을 요구하는 통합진보당의 내부 사정이 한 몫한 것으로 보인다.
심 공동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을 갖고 "수도권 지역의 경선지역을 확대해야 한다"면서 "이를 위해 이미 고양 덕양갑이 민주당 무공천 지역으로 확정됐지만, 경선을 치를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노회찬 대변인도 "서로 합의되지 않는 지역은 최대한 공정한 경선을 보장해야 할 것"이라며 자신의 지역구인 노원병의 경선 수용 의사를 밝혔다.
한편 `야권연대실현을 위한 비상시국회의'의 김상근 목사, 박재승 변호사, 이현숙 서울사이버대 교수 등 시민사회 원로들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오늘 오후 6시까지 협상이 타결되지 않을 경우 시민사회가 중재안을 제출할 것"이라고 밝힌 뒤 한명숙 대표와 이정희 공동대표를 방문해 협상의 조속한 타결을 촉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