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율 스님, 간장에 소금, 커피, 둥글레차까지...정말 단식 맞아?최병렬 한나라당 대표 '쌀뜨물 단식' 해프닝‥"농성인가 쇼인가""비양심적인 정치꾼, 몰래 비타민이나 영양제를 탄 물 먹기도‥"
  • ▲ 자유선진당 박선영 의원이 2일 오후 2시 30분 경 서울 종로구 효자동 주한 중국대사관 앞에서 11일째 단식을 이어오던 중 실신했다. ⓒ 뉴데일리
    ▲ 자유선진당 박선영 의원이 2일 오후 2시 30분 경 서울 종로구 효자동 주한 중국대사관 앞에서 11일째 단식을 이어오던 중 실신했다. ⓒ 뉴데일리

    단식 3일차를 맞아 박선영 의원도 달라졌다. 적정량의 소금의 중요성을 인지하게 된 것이다.

    "아무것도 모르고 시작했다. 단식을 준비하거나 해본적이 없어서 소금을 먹어야 하는 줄도 몰랐다. 어제 너무 고생을 했는데 (소금 섭취로) 조금 괜찮아졌다."   - 2012년 2월 24일 뉴데일리 기사 중에서

    뉴데일리의 김태민 기자는 지난달 24일 작성한 현장르포 기사에서 "중국의 탈북자 강제 북송 방침에 항의, 무기한 단식 농성에 들어간 자유선진당 박선영 의원이 단식 사흘째부터 소량의 소금을 섭취하기 시작했다"고 적었다. 당시 박 의원 곁에서 24시간 밀착 취재를 시도했던 김 기자는 "박 의원은 화장실 가는 것 외엔 줄곧 자리를 지키며 물만 마셨다"며 "하루하루 수척해 지는 모습을 보면서 '이 분이 정말 목숨을 걸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이전까지 단식을 해 본 경험이 없던 박 의원은 당초 물을 제외한 모든 음식과의 '절교'를 선언했었다. 그러나 땀과 소변으로 배출된 나트륨을 보충해 주지 않을 경우, 일반인이 생명을 유지할 수 있는 기간은 고작 일주일 남짓이라는 게 의료 전문가들의 견해다.

    따라서 정치권에선 장기간 단식 농성시 물과 적정량의 소금 섭취를 '상식'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실제로 제주해군기지 공사강행에 항의하다 제주교도소에 수감된 양윤모 영화평론가는 물과 소금 만으로 26일째 옥중 단식을 이어오고 있으며, 한국진보연대 이강실 상임대표와 박석운 공동대표 등도 같은 방법으로 한미 FTA 발효에 반대하는 단식농성에 들어간 상태다.

    보통 사람이 곡기를 끊은 채 물과 소금만으로 버틸 수 있는 기간은 얼마나 될까?

    가녀린 여자의 몸으로 단식 투쟁에 나선 박선영 의원은 농성 11일째 만에 실신, 병원으로 실려 갔다. 한 의료 전문가는 "체중이 가벼운 박 의원이 단식 십여일 만에 쓰러진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결과"라며 "일반인이 소금 만으로 정상 체력을 유지하는 것은 길어야 2주일 정도"라고 말했다.

    하지만 각종 단식 농성 사례들을 찾아보면 한 달을 넘긴 예가 태반이다.

    김소연 기륭전자분회장과 유흥희 조합원은 기륭전자 옥상 천막에서 60일 이상 단식 농성을 벌인 기록을 세웠으며 노회찬, 심상정 의원은 한진중공업 문제 해결을 위해 30일 동안 희망단식을 강행한 전력을 갖고 있다. 민주노총 소속 김진숙씨 역시 한달 가까운 기간 동안 단식 투쟁을 벌여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바 있다.

    이에 대해 의료 전문가 B씨는 "이들 모두 단식을 끝내자마자 병원으로 실려 갔다"며 "소금과 물을 적절히 섭취해도 한 달을 넘기는 것은 자신의 목숨을 내놓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B씨는 "열량 섭취가 전무한 가운데 계속 굶주린 상태가 이어지면 근육과 간, 체지방에 있는 포도당이 분해되고 근육이 파괴되는 현상이 발생한다"며 "단식 40일째가 되면 사실상 가느다란 숨만 유지하는 상태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B씨는 "소금이나 물 외에 영양분이 있는 차 등을 함께 마실 경우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며 "신체의 기초대사량 정도만 섭취하면 한 달에서 수개월간 이어지는 단식도 불가능한 일은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2주일 이상 장기 투쟁에 들어갔던 단식농성자들은 대부분 소금 외에 약간의 영양분과 열량을 함유한 차 등을 섭취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결론이다.

    단식 '초보'와 '고수'의 차이는 바로‥

    그렇다면 차 섭취를 병용한 이들을 온전한 단식농성자로 볼 수 있을까?

    차에는 생명 유지에 필수적인 비타민 등이 들어 있어 신진대사를 도와주고 소금 섭취는 몸 밖으로 빠져나간 나트륨을 보충해 주기 때문에 차와 소금을 함께 먹는 것은 단식이 아니라는 주장도 있다.

    한 정계 관계자는 "예전 최병렬 한나라당 대표가 2003년 11월 26일부터 12월 5일까지, 총 열흘간 단식을 벌인 적이 있었는데 당시 주치의의 권유를 받고 '쌀뜨물'을 마셔 논란을 빚은 적이 있었다"며 "대부분의 정치인들은 진정성을 갖고 단식 농성에 임하겠지만, 일부 비양심적인 정치꾼들이 몰래 비타민이나 영양제를 탄 물을 마시면서 '단식쇼'를 펼친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곡기를 끊었다고는 하나 보온통에 담긴 차 속에 어떤 성분이 들어 있는지는 알 길이 없다"며 "진정으로 나라를 구하기 위해 헌신하는 것이라면 모두가 보는 앞에서 생수와 소금 만으로 단식 투쟁을 하는 모습을 보여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 ▲ 자유선진당 박선영 의원이 2일 오후 2시 30분 경 서울 종로구 효자동 주한 중국대사관 앞에서 11일째 단식을 이어오던 중 실신했다. ⓒ 뉴데일리

    이 관계자는 "'100일 단식'이라는 초인적인 기록을 세우신 지율(사진) 스님도 단식 기간 중 차와 커피 등을 마셨다고 밝혀 한때 주위의 의심을 산 바 있었다"며 "개인적으로 무척 존경하는 분이지만 커피를 마시면서 시위를 벌이는 건 '절식'이지, '단식'은 아니라는 게 내 견해다"라고 밝혔다.

    천성산 환경보존대책위원장이었던 지율은 "원효터널 공사로 인해 생태계가 파괴될 수 있으므로 노선의 재검토 및 환경평가 재조사 등이 필요하다"며 2003년 2월부터 2005년 2월까지 총 241일에 걸쳐 단식농성을 벌여 화제를 모았었다.

    지율은 2003년 2월(38일)과 같은해 4월(45일), 그리고 2004년 6월(58일)과 같은해 10월 27일부터 이듬해 2월 3일까지 100일간 단식을 하는 등 총 4차례에 걸쳐 한 달 이상의 장기 단식을 벌였었다. 당시 인터뷰 기사를 참조하면 지율의 단식 비결은 둥글레차와 간장, 그리고 커피였다.

    ▲(지율 스님은)단식을 어떻게 하는가. 완전히 곡기를 끊고 있는가.

    "그렇다. 물과 차, 소금만 먹었고, 가끔 간장도 마셨다. 단식 40일경을 지나면서 커피를 마셨다. 커피를 사다 드린 적도 있다. 당분을 섭취해야 하기 때문이다. 단식 70일을 지나면서 둥글레차를 함께 마셨다. 스님이 단식을 가짜로 하는 사람 같으면 천성산 문제를 지금까지 끌고 오지도 못했을 것이다."     - 2005년 2월 3일 오마이뉴스 기사 중에서

    당시 도롱뇽소송인단 박영관(부산시교육위원) 대표는 "(자신이 직접)지율의 '당분 섭취'를 위해 커피를 건넸었다"고 밝혀 '지율이 소금과 더불어 설탕까지 복용한 것 아니냐'는 의심을 불러 일으켰다.

    물론 지율은 또 다른 기자회견에서 "단식 중 물과 소금, 그리고 차를 마셨으며, 커피를 물에 섞어 마신 적도 있지만 여기에 설탕은 넣지 않았다"고 밝혀 일각에서 제기한 '설탕 복용설'을 정면으로 부인했다.

    하지만 단식장소에 외부인의 방문을 철저히 차단하고 단식 87일째 갑자기 사라지는 등 지율의 '석연찮은 행보'는 단식 기간 내내 그를 의심케 하는 요소로 작용해왔다.

    B씨는 "단식에 돌입할 시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비타민 결핍인데, 이중에서도 B1(Thiamin)결핍은 '베르니케 뇌증(Wernike disease)'을 초래, 사망에 이르게 할 수도 있다"면서 "베르니케 뇌증은 주로 알코올 중독자와 단식기도하는 사람들에게 많이 나타나는데, 티아민이 완전 고갈되는 시점인 단식 40일째에도 비타민 공급이 제때 이뤄지지 않으면 생명이 위태로워 질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자료에 따르면 둥글레차는 당분, 회분, 비타민, 다량의 전분 등을 함유하고 있으며 커피에는 카페인, 불포화지방산, 클로로겐산, 나이아신, 칼륨, 칼슘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양념으로 많이 쓰이는 간장은 아미노산, 맥아당, 포도당, 알코올, 젖산 등 풍부한 영양분을 갖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