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노 겨냥 "스스로 폐족이라 부를 정도로 심판받은 분들이..""가치ㆍ방향 같으면 같이하는게 바람직..안철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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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이 4ㆍ11 총선을 앞두고 야당과 각을 확실하게 세우는 한편으로 보수진영에 대해선 연대 필요성을 공개 제기해 주목된다.
특히 민주통합당의 주류로 떠오른 친노(친노무현) 세력에 대해 `폐족'이라는 말까지 써가며 이례적으로 강도높게 비판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치권에선 박 비대위원장의 이 같은 언급을 노무현 정부에서 체결된 한미FTA(자유무역협정)에 대한 야당의 말 바꾸기를 이슈화하는 동시에 피아를 확실하게 구분해 지지층을 결속하려는 포석으로 해석하고 있다.
먼저 박 비대위원장은 20일 방송기자클럽 토론회에서 "추구하는 가치나 방향이 같다면 얼마든 같이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그리고 같이 하는 게 바람직하지 않나 생각한다"며 보수연대 필요성을 제기했다.
새누리당은 지난 2일 미래희망연대(옛 친박연대)와 합당하며 보수연대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지만, 자유선진당 및 중도신당을 표방하는 `국민생각' 등 보수 세력간 규합 움직임은 표면적으로 정체 상태다.
오히려 새누리당 공천에서 탈락한 인사들을 대상으로 일부 보수 진영이 `이삭줍기'에 나설 수 있고 이 때문에 보수표가 분산하면 보수 진영 전체가 지지부진을 면치 못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반면 18대 국회 들어 치러진 각종 선거에서 야권연대가 번번이 새누리당의 발목을 잡은 데 이어 이번에도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이 연대 협상에 착수하는 등 새누리당을 위협하고 있다.
따라서 박 비대위원장의 이날 발언은 보수의 분열을 최소화하는 동시에 `정권 심판론'을 공통 가치로 내건 야권 연대를 차단, 총선 승리를 견인하겠다는 적극적인 의지로 해석된다.
실제 앞으로 보수연대를 염두에 둔 새누리당의 움직임이 빨라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새누리당과 선진당의 합당설, 충청권을 중심으로 한 후보 단일화설 등이 솔솔 흘러나오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박 비대위원장이 "(보수연대의) 구체적인 방법ㆍ일정은 좀 더 협의ㆍ논의를 해봐야 할 사안"이라고 말한 점은 보수진영 내에서 물밑 접촉이 진행되고 있음을 시사하는 것으로도 읽힌다.
또한 박 비대위원장이 정강ㆍ정책 개정에 대해 "보수의 가치ㆍ정체성을 버린 게 아니다. 시대의 변화와 국민의 요구에 맞게 바꾼 것"이라고 강조한 것도 보수연대를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상황에서 한미FTA 존폐 문제를 둘러싼 보수ㆍ진보 양측의 대립, 올해 대선에서의 진보 진영 정권 탈환 위기감 등은 보수 결집의 촉매제로 꼽힌다.
박 비대위원장이 이날 야당을 강도높게 비판하면서 `한미FTA 전선'을 명확히 한 점도 이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특히 민주통합당을 향해 "그 분들 스스로 자신을 폐족이라고 부를 정도로 국민의 심판을 받은 분들인데...", "노무현 정부 시절 이것(한미FTA)을 처음 추진했는데 그때에도 도움이 된다고 생각했고 지금도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며 고강도 비판을 한 점은 총선은 물론 대선을 염두에 둔 진보ㆍ보수 양 진영의 분명한 `피아 구분'으로 받아들여진다.
이런 가운데 박 전 대표가 야권 대권주자로 분류되는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에 대해 "같이 할 수 있다면 좋다고 생각한다"며 "앞으로 어떻게 될지 아무도 모른다"고 밝혀 주목된다.
이는 진보진영 내부의 틈을 벌리는 동시에 폐족의 정권 탈환 가능성을 낮추기 위해 연대의 폭을 전방위로 확대하겠다는 점을 시사한 것으로도 풀이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