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원장 서울시장 출마설 이후 집중 매도2대 주주 공시 의무 위반, 금융당국 조사 중
  •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연구원장이 정치권 주목을 받으면서 안철수연구소의 주가가 급등하자 대표이사를 비롯한 경영진들이 자사주를 대거 처분, 거액을 챙긴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당국은 일부 인사에 대해서는 지분공시 위반 정황이 포착돼 사실 파악에 나섰다.

  •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보면 김홍선 안철수연구소 대표이사가 지난달 14일 자신이 보유한 안철수연구소 주식 중 절반을 팔았다. 1만주를 주당 6만2천280원에 장내에서 팔아 6억2천280만원을 벌었다.

    조동수 상무이사는 이달 14일 주식매수청구권(스톡옵션)을 행사해 4천500주를 주당 7천650원에 취득했다. 이후 16일에 이들 주식을 주당 8만2천322원에 모두 팔았다. 이틀만에 3억3천만원 상당의 차익을 거둔 셈이다.

    2천10주를 가진 조시행 상무이사는 8월10일 주당 2만3천200원에 100주를 팔고, 10월 11~12일 1천950주를 매각했다. 8월 당시 처분 가격은 주당 2만3천200원이었으나 10월 11일과 12일은 각각 6만원, 6만863원으로 급등했다.

    김기인 상무이사는 보유 주식 4천주를 9월 6일 주당 5만400원에 전부 팔아 2억원 이상을 확보했다. 같은날 서남섭 사외이사는 300주를 주당 5만150원에 매도했다.

    안철수연구소는 이사회 의장인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설이 나온 지난 9월2일부터 급등했다.

    이후 박원순 변호사와의 후보단일화, 대선주자 부각 등 정치적 이슈가 불거질 때마다 주가가 급락과 급등을 되풀이했다. 최근에는 안 원장이 주식 지분 절반을 기부한다는 발표로 세간의 주목을 받으면서 주가가 10만원에 육박했다.

    올해 1월부터 8월 말까지 이 회사의 평균주가는 2만615원에 불과했다. 그러나 9월 이후에는 상한가를 수차례 거듭하며 10월24일 10만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현재 주가는 8만4천200원이다.

  • ▲ 안철수 서울대 교수가 이사회 의장으로 있는 안철수연구소의 주가 변동 추이. 안 교수가 서울시장 재보선 출마설이 나오는 시점부터 급등해 24일에는 주가 10만원을 기록했다. ⓒ 네이버 증권 캡쳐
    ▲ 안철수 서울대 교수가 이사회 의장으로 있는 안철수연구소의 주가 변동 추이. 안 교수가 서울시장 재보선 출마설이 나오는 시점부터 급등해 24일에는 주가 10만원을 기록했다. ⓒ 네이버 증권 캡쳐

    증권업계는 이 회사의 주가가 펀더멘털(기초여건)보다는 안 원장의 행보에 따라 크게 움직인 탓에 평가의 영역을 벗어났다고 보고 있다. 이 때문에 단기 수익을 노린 개인의 매매가 극성을 부리고 있다.

    이에 대해 안랩 측은 “개인적인 지분 처분일 뿐”이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회사관계자는 “해당 임원들이 스톡옵션으로 받은 지분 일부를 판 것은 맞지만 최근의 정치적인 이슈와 연관 지어 해석하는 것은 무리”라고 선을 그었다.

    이와 함께 금융감독원이 안철수연구소의 2대 주주인 개인투자자 원종호씨에 대한 조사에 나섰다.

    안철수연구소의 3분기 분기보고서에 나타난 원씨의 지분율은 10.8%(108만4994주). 하지만 원씨는 2009년 3월 안철수연구소 주식 9.2%(91만8681주)를 보유했다고 보고한 이후 추가 취득에 대해 보고하지 않았다.

    자본시장법에 따르면 상장기업의 주식을 5% 이상 보유한 주주는 주식 총수의 변동폭이 1% 이상일 때 그로부터 5거래일 안에 변동사항을 금감원과 한국거래소에 보고해야 한다.

    이에 대해 익명을 요구한 자산운용사 전문가는 "원종욱 씨의 경우 지분을 처분 한 적도 없고 개인적 투자자로 알려져 있다. 개인투자자의 경우 공시의무를 잘 모르는 경우가 허다해 단순실수일 가능성 크다"고 해석했다. 원 씨는 3년 간 배당금 12억원을 받아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