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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디로 당혹감이 주류를 이뤘다. 15일 청와대는 검찰로부터 소환 통보를 받은 김두우 홍보수석(사진)이 전격 사의를 표명하자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김 수석은 지난 추석 연휴에도 출근한 데 이어 이날 오전까지도 업무를 챙기는 등 의욕적으로 일해왔다. 주변에서는 그의 이런 결심을 전혀 눈치채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더구나 오는 20일 유엔총회 참석차 미국 뉴욕으로 떠나는 이명박 대통령을 수행할 업무에 몰입해왔던 터였다.
특히 김 수석은 이명박 정부 출범과 함께 청와대에서 근무한 `원년 멤버'다. 누구보다 현 정권에 대한 충성도가 높았다는 점에서 청와대 내부의 충격도 강도가 큰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그는 청와대 개편에서 메시지기획관에서 기획관리실장으로 사실상 직급이 한 계단 내려가는 것도 감수했었다. 이 대통령을 보좌하기 위해서라면 직급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는 뜻이었다.
그런 만큼 검찰의 소환 통보를 받자 김 수석은 이날 오후부터 자신의 거취에 대해 임태희 청와대 실장을 비롯해 몇몇 수석들과 상의했다는 후문이다.
결국 그는 임 실장에게 사의를 밝혔고, 임 실장은 이 대통령에게 이 같은 내용을 보고했다고 박정하 청와대 대변인은 전했다.
이 대통령은 임 실장으로부터 김 수석의 사의 표명에 대한 보고를 받고 아무 말도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는 김 수석의 사의 표명에 대해 절차를 밟아 처리한다는 방침이다.
그는 "이제 민간인으로 돌아가 진실규명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부산저축은행 건과 관련해 어떤 로비를 한 적도, 금품을 받은 적도 결코 없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착잡하고 억울해 마음과 몸을 가누기 어렵다. 염려를 끼친 데 대해 청와대와 국민들에게 송구하다"고 덧붙였다.
청와대 일각에는 현 정부 임기 1년5개월을 남기고 청와대 수석이 검찰 조사까지 받게 되자 혹시 레임덕이 가속화 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다.
그동안 크고 작은 사건에 연루돼 청와대 인사가 검찰 조사를 받은 적은 있으나 조사 대상이 수석급까지 미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한 핵심참모는 "김 수석은 박태규씨와 언론인 시절부터 알기는 했지만 비리에 연루된 것은 없는 것으로 안다. 조사 결과를 지켜봐야 하겠지만 사건이 확대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김 수석은 부산저축은행 거물급 로비스트인 박태규씨로부터 구명 로비를 받은 혐의로 검찰의 내사를 받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