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국무부가 8일 공개적으로 밝힌 동해(East Sea)의 일본해(Sea of Japan) 단독표기 지지 방침은 기존의 정책을 재확인한 것이다.

    기본적으로 `단일지명 원칙'을 갖고 있는 미국은 해상 표기도 항해 안전 유지 차원에서 혼돈이 없도록 단일 명칭만 사용토록 하고 있는데, 현재 유엔 산하 국제수로기구(IHO)가 동해를 `일본해'로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날 현재 미 지명위원회(BGN)의 데이터베이스에서 `East Sea'를 검색하면 독도에 대한 정보는 나오지 않고 브리티시 버진 아일랜드의 `East Seal Dog'과 이스라엘 사해(Dead Sea)의 변형어만 소개된다.

    한국어 발음인 `Tong-hae'로 검색할 경우, 관습적(Conventional) 표현인 `일본해'의 하위개념으로 간주되는 변형어(Variant)로만 등재돼 있을 뿐이다.

    지난해 7월 미 해군이 동해 상에서 진행됐던 한ㆍ미 연합훈련의 장소를 애초에 `동해'로 표기했다가 하루 만에 `일본해'로 고쳐 논란이 된 것도 같은 맥락으로 이해된다.

    동해가 국제사회에서 주로 `일본해'로 표기되는 것은 우리나라가 과거 일제치하와 한국전쟁 등을 거치면서 제대로 목소리를 내지 못한 것이 이유가 됐다.

    IHO는 지난 1929년과 1937년, 1953년 등 모두 3차례에 걸쳐 바다 이름 표기 규정을 채택했는데, 당시 국제적 기준 표기로 자리 잡은 `일본해'가 지금까지 유지되고 있는 것이다.

    이후 IHO는 1970년대 초부터 4차 개정판을 추진했으나 동해와 일본해 표기 논쟁 등이 공론화되면서 40여년 간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한일 간 미묘한 관계를 감안해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별도 워킹그룹까지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의 한 외교소식통은 이날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미국의 `일본해' 단독표기 방침은 역사적 배경을 근거로 한 것일 뿐 기존 방침이 바뀐 것은 아니다"며 "정치적 판단이 개입됐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지금까지 한·일 양국의 의견일치가 중요하다는 입장을 견지해 왔다"며 "실제 우리나라와 긴밀하게 이 문제를 협의하면서 우리 입장을 반영하려는 노력도 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미국 입장에서는 기존에 `일본해'로 단독표기했던 것을 `동해'로 변경하거나 `일본해/동해'로 병기했을 경우 일본 정부의 반발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는 점에서 향후 방침을 변경하기도 쉽지 않아 보인다.

    결국 미국 정부의 이런 입장을 감안하면서 우선 IHO를 상대로 동해와 일본해 표기를 병행하도록 지속적으로 외교적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 현실적인 대책이라고 전문가들은 조언하고 있다.

    다만 최근 독도 영유권 문제로 한일 간 감정이 격화된 상황에서 미국의 일본해 단독표기 방침 논란이 한국과 국제사회에서 어떤 방향으로 전개될지는 예단하기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