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 “천부인권 짓밟혔다"...자신들의 난동으로 짓밟힌 영도주민들의 인권은?좌파, 자신들 때문에 생긴 통제에도 ‘경찰이 인권탄압한다’ 적반하장부산 시민 경찰 한진重 직원들, “트윗에다 거짓 선전선동 올리는 저 사람들은 작가 수준”
  • [부산=전경웅기자] 30일 오후 6시 30분부터 본격 시작되고 있는 ‘3차 희망버스’에 참여한 정동영 민주당 의원, 이정희 민노당 대표 등은 31일 자정 무렵부터 부산 한진중공업 인근에서 마치 전쟁이 난 듯 떠들어 대고 있다. 하지만 현장에서 보는 실상은 전혀 다르다.

    정동영 “천부인권 짓밟는 일이 부산에서 자행” 실제로는….

    정동영 민주당 의원은 30일 오후 11시 자신의 트위터에 “천부인권이 짓밟히는 엄청난 일이 부산에서 자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31일 자정에는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정동영 의원은 31일 오전 2시 현재 청학동 송강중공업 앞 왕복 6차선 도로 앞을 불법 점거한 ‘3차 희망버스 시위대’가 벌이는 ‘난장문화제’에 참가하고 있다. 현장연설을 통해 “김진숙 씨를 존경하고 사랑한다”며 흥분하기도 했다.

  • ▲ 31일 현재 정동영 의원의 트위터 내용. 그는 30일에는 '부산에서 천부인권이 짓밟히는 엄청난 일이 자행되고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 31일 현재 정동영 의원의 트위터 내용. 그는 30일에는 '부산에서 천부인권이 짓밟히는 엄청난 일이 자행되고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정동영 의원, 백기완 씨 등이 함께 한 ‘희망버스 시위대’는 30일 오후 11시부터 경찰과 약 200m 거리를 둔 채 더 이상 한진중공업 쪽으로 접근하지는 않고 있다. 시위대는 점거현장 주변 시민들의 수면시간은 개의치 않고 앰프를 틀어놓고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며 ‘즐기고’ 있다. 공연 사이마다 구호를 외치기도 한다. 일부는 자리를 펴고 지난번 1-2차 희망버스 난장판 때처럼 또 술을 마시고 있다. 

    한편 경찰은 시위대가 한진중공업과 인근 초등학교, 아파트에 난입할 것을 우려해 도로를 통제하고 있다. 다만 주민들의 도보 통행은 통과시키고 있다.

    정동영 의원이 말하는 ‘천부인권이 짓밟히는 일’이란 도로를 불법점거한 시위대가 경찰에 가로막혀 한진중공업으로 난입하지 못하는 것 외에는 찾을 수 없었다.

    집회에 참가한 좌파 단체들도 입에 ‘인권탄압’을 달고 있다. 이들은 대한민국어버이연합 등 애국단체 회원들이 자신들을 추적해 부산까지 따라와선 부산역 광장과 영도대교에서 자신들의 행동에 반대를 하자 ‘부산에선 어버이연합이 공권력’이라는 억지를 부리는가 하면 ‘늙은이는 다 죽어라’는 악담을 퍼붓기도 했다. 부산으로 오는 도중 칠곡휴게소에서 어버이연합을 만난 시위대 일부는 80대 회원에게 욕설을 퍼부으며 멱살을 잡기도 했다.  

  • ▲ '3차 희망버스 시위대'가 '난장 문화제'를 벌이는 모습. 경찰은 사진 왼쪽으로 200m 거리에서 지켜보고 있다. 자신들이 도로를 불법점거하고 있음에도 '천부인권이 짓밟히고 있다'고 주장한다. 영도 주민의 인권은 어디서 찾아야 할까.
    ▲ '3차 희망버스 시위대'가 '난장 문화제'를 벌이는 모습. 경찰은 사진 왼쪽으로 200m 거리에서 지켜보고 있다. 자신들이 도로를 불법점거하고 있음에도 '천부인권이 짓밟히고 있다'고 주장한다. 영도 주민의 인권은 어디서 찾아야 할까.

    부산 시민들 ‘2차 희망버스’ 때와는 달리 분노 표출

    ‘3차 희망버스’ 시위대의 표현대로라면 그들의 ‘인권’을 ‘탄압’하는 세력이 또 있었다. 바로 부산 시민들이었다. 시위대는 당초 영도로 통하는 부산대교와 영도대교를 넘어 한진중공업으로 접근하려 했다. 경찰은 봉래교차로 인근에 차단벽을 설치했다. 경찰이 차단벽을 설치할 때부터 영도 구민들은 하나둘 씩 차단벽 인근으로 모이기 시작했다. 차단벽 옆 도로변에 걸터앉은 시민들은 시위대가 서서히 모여들자 갑자기 소리치기 시작했다.

    “부산에 왜 왔는데? 누구 좋은 일 한다고 왔노? 그렇게 시간이 남아도나? 쓸데없이 남의 회사 일에 끼어들지 말고 느그 서울에 수해복구 자원봉사나 가라!”

    “느그들 누구 허락받고 여기서 설치는데? 저번에도 오만데 다 오줌싸고 개판치고 더럽히드만 이번에도 그랄라고? 그냥 집에 가라! 필요 없으니까 가라!”

  • ▲ 시위대가 영도 봉래로타리로 모이기 위해 부산대교를 건너려 하자 어버이연합 등 애국단체와 영도구민 단체들이 피켓을 들고 막아서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시위대가 영도 봉래로타리로 모이기 위해 부산대교를 건너려 하자 어버이연합 등 애국단체와 영도구민 단체들이 피켓을 들고 막아서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부산 시민들의 노여움은 컸다. 기세가 눌린 시위대는 별다른 항의도 못하고 물러섰다. 경찰이 말리지 않았다면 큰 충돌이 일어날 뻔 했다. 여기다 영도대교 5차선 도로는 대한민국어버이연합 회원들이 가로막고 섰다. 몇 시간 전 부산역 광장에서 “늙었으면 빨리 뒈져”라는 ‘희망버스 시위대’의 폭언에 크게 분노한 회원들은 시내버스까지 가로 막아설 정도였다. 어버이 연합 회원들은 봉래교차로로 몰려가 모여든 시위대들을 쫓아내기 시작했다.

    어버이 연합의 기세에 놀란 시위대 일행은 당초 계획과는 달리 소수로 흩어져 영도 산복도로를 통해 청학동 쪽으로 자리를 옮기거나 다리를 넘지 못한 수백여 명은 광복동 롯데백화점 앞에 모여 시위를 벌이고 있다.

    트위터와 인터넷의 ‘희망버스’는 ‘가상현실’ 수준 

    한진중공업 직원들은 트위터와 인터넷에 떠도는 이야기를 보며 “작가들이 대부분”이라며 혀를 찼다. 직원들은 “사실과는 다른 이야기를 사실이라고 믿고 흥분하는 이들이 너무 많다”고 말했다.

    ‘단체교섭권은 상급단체에 있으므로 노사합의는 무효’라는 좌파의 주장에 대해서도 “상급단체가 가진 것은 교섭권으로 노사 간의 임금단체협상 때 필요한 것이다. 반면 희망퇴직이나 정리해고와 같은 기업구조조정은 기업 경영권에 해당하는 것으로 상급단체가 개입할 수 있는 게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김진숙 씨의 타워크레인 불법점거 또한 “우리 회사와는 아무런 관계도 없다고 그렇게 설명해도 트위터에서는 이를 이해하려 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정리해고자 400명’이라는 것 또한 “현재 정리해고자 수도 400명이 아니라 94명이다. 이들 중 정리해고 철회를 요구하며 집회를 하는 사람 수도 30~40명에 불과하다. 정리해고자들이 안타깝기는 하지만 남은 1,400명 직원과 수많은 협력업체 직원들도 생각해야 될 거 아니냐”며 답답해했다.

    ‘희망버스 시위대’의 의도에 대해서도 의심하는 직원들이 많았다.

  • ▲ 민노당 등은 언제부턴가 '희망버스 조직해 이명박 정권 심판하자'고 말하고 있다. [사진:민노당 홈페이지]
    ▲ 민노당 등은 언제부턴가 '희망버스 조직해 이명박 정권 심판하자'고 말하고 있다. [사진:민노당 홈페이지]

    “처음에는 정리해고 철회와 김진숙 씨 응원을 한다던 자들이 언제부턴가 이명박 정권 퇴진과 진보정권 수립을 주장하고 있다”며 “정치적 집회를 왜 부산에서, 한진중공업에서 벌이는지 모르겠다”고 혀를 내둘렀다.  

    노회찬 前진보신당 대표, 이정희 민노당 대표, 강기갑 前민노당 대표, 유시민 국민참여당 대표 등 좌파 정당 대표와 다함께, 민노총, 전국농민회총연맹, 전교조 부산지부, 전국학교비정규직단일노동조합, 공공운수노조 등이 대거 몰려든 것도 한진중공업 직원들이 ‘희망버스’가 정리해고 철회를 위한 집회가 아니라 현 정권을 약화시키고 내년 총선-대선을 통해 좌파정권 재집권을 위한 세결집을 하는 ‘정치 집회’로 의심하는 근거였다.

    경찰과 한진중공업 등이 전하는 바에 따르면, ‘4차 희망버스 시위’는 서울에서 벌어질 것이라고 한다.  이들의 ‘4차 희망버스’ 서울 집회는 광우병 난동과 같은 또 한번의  좌파세력 결집을 위한 세과시를 노리는 전략임에 틀림 없다는게 좌파진영 내부 사정에 밝은 사람들의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