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평택 2함대서 제2연평해전 9주년 기념식김 총리 “나라 위해 희생하신 분 국가가 끝까지 책임”
  • "故 윤영하 소령, 한상국 중사, 조천형 중사, 황도현 중사, 서후원 중사, 박동혁 병장" 김황식 국무총리가 이들의 이름을 부르자 체육관 곳곳에서 흐느낌이 흘러나왔다.

    29일 오전 경기도 평택 해군 2함대 사령부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제2연평해전 승전 9주년 기념식은 이내 울음바다가 됐다.

    벌써 9년이란 세울이 흘렀지만 자식을 잃은 부모들의 눈물을 멈추지 않았다.

    "가슴이 미어진다"는 말은 굳이 누가 물어보지 않아도 모두 되뇌이고 있었다.

    한 유가족은 "우리 아들이 목숨을 걸고 지킨 바다를 우리 장병이 끝까지 잘 지켜주길 바란다. 하지만, 다시는 우리 장병의 희생은 없길 간절히 바란다"고 말했다.

  • ▲ 29일 오전 경기도 평택 해군 2함대사령부 체육관에서 제2연평해전 9주년 기념식이 열려 제2연평해전에서 순직한 장병의 가족들이 눈물을 흘리고 있다. ⓒ 연합뉴스
    ▲ 29일 오전 경기도 평택 해군 2함대사령부 체육관에서 제2연평해전 9주년 기념식이 열려 제2연평해전에서 순직한 장병의 가족들이 눈물을 흘리고 있다. ⓒ 연합뉴스

    김황식 국무총리는 담담하게 기념사를 이어갔다.

    천안함 피격과 연평도 포격 등 북한의 도발을 상기하고 희생 장병의 뜻을 되살리는 의미에서 '희생으로 지킨 영해, 더 큰 대한민국으로의 도약'이라는 대국민 메시지를 목소리에 담았다.

    김 총리가 주관한 이날 기념식은 전사자 유가족과 승조원, 정부 주요인사, 각계대표, 시민 등 2천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국민의례, 헌화 분향, 영상물 상영, 기념사, 노래제창 등의 순으로 40여 분간 진행됐다.

    김 총리는 "제2연평해전은 서해 북방한계선을 사수하기 위해 우리 해군 장병이 북한 함정의 도발을 온몸으로 막아낸 승리의 해전"이라면서 "우리의 바다를 침범한 북한의 선제 기습 공격에 맞서 우리 영해를 한 치도 넘보지 못하게 하겠다는 결연한 의지와 위용을 보여준 자랑스러운 역사"라고 평가했다.

    또 "북한은 그러나 제2연평해전의 패배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천안함 폭침 사건과 연평도 포격 같은 무모한 도발을 멈추지 않고 있다"면서 "정부와 군은 우리 영토와 국민에 대한 어떠한 위협에도 단호히 대응하면서 북한의 도발의지를 무력화할 수 있는 굳건한 방위태세를 확립하는 데 모든 역량을 집중해 나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 ▲ 29일 오전 경기도 평택 해군 2함대사령부 체육관에서 제2연평해전 9주년 기념식이 열려 김관진 국방장관과 김문수 경기지사 등 참석자들이 김황식 국무총리의 기념사를 듣고 있다. ⓒ 연합뉴스
    ▲ 29일 오전 경기도 평택 해군 2함대사령부 체육관에서 제2연평해전 9주년 기념식이 열려 김관진 국방장관과 김문수 경기지사 등 참석자들이 김황식 국무총리의 기념사를 듣고 있다. ⓒ 연합뉴스

    김 총리는 "오늘날 대한민국의 정치,경제적 성공은 제2연평해전 용사들을 비롯한 호국 영웅들의 고귀한 희생과 헌신이 없었다면 결코 가능하지 않았을 것"이라면서 "정부는 앞으로도 '나라를 위해 희생하신 분들은 국가가 끝까지 책임진다'는 확고한 인식 위에 이분들을 예우하고 지원하는 일에 최대한의 노력을 기울여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일 월드컵 3-4위전이 있었던 2002년 6월 29일 오전 10시 북한의 경비정 2척이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침범, 대응 출동한 참수리 357호 고속정에 선제 기습공격을 가해 30여분 간 교전이 벌어졌다.

    우리 고속정은 북한 경비정을 응징하고 퇴각시켰으나 이 과정에서 윤영하 소령 등 6명이 전사하고 18명이 부상했다.

    당시 참수리호에서 북한군에 맞섰던 장병 중 이희완 소령(당시 부장), 이해영 원사(갑판장), 황창규 상사(병기장), 이철규 상사(통신장), 전창성 중사(전자장), 임근수 중사(내연사)가 현재 해군에 복무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