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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돌이 춘란배 첫 우승컵에 바짝 다가섰다.
이세돌(28) 9단은 27일 중국 충칭 크라운홀리데이호텔 특설대국실에서 열린 '제8회 춘란배 세계바둑선수권대회 결승 3번기 제1국'에서 중국의 셰허(謝赫·27세) 7단을 맞아 흑으로 169수 만에 불계승했다.
상대를 혹독하게 몰아치는 '쎈돌'과 침착하고 단단한 '차돌'의 기세가 서로 충돌한 한판이었다.
이세돌은 수비력이 좋은 상대를 의식해 초반부터 전투를 유도하며 자신의 페이스대로 바둑을 운영했다.
모양이 나빠 금기시되는 '빈삼각'을 불사하며 백돌을 갈라나가는 한편 좌하귀 흑돌 넉 점을 버리면서 선수로 좌변을 넘어 우세를 확보했다.
돌을 몇 개 버리더라도 선수를 잡으라는 '기자쟁선(棄子爭先)' 전법을 구사한 것이다.
승기를 잡은 이세돌은 하변에서 흘러나온 백대마를 공격해 잡혀 있던 흑 2점을 살리며 오히려 중앙 백 8점을 잡아 차이를 벌렸다.
그러나 '바늘 끝 하나 들어가지 않는다'는 셰허의 수비력도 만만치 않았다. 상변을 크게 벌려 상대의 침입을 유도한 후 미생(未生)인 우상귀 흑대마와 엮으며 차이를 좁혀갔다.
하지만 힘에서 앞선 이세돌을 넘지는 못했다. 우상귀와 상변의 양곤마를 공격하던 백돌이 오히려 흑에 잡혀버리자 결국 항서를 써야 했다.
이세돌은 이날 승리로 3판 양승제의 결승전에서 유리한 고지에 서게 됐다.
3판 양승제의 세계대회 결승에 총 7차례 출전해 6번 우승을 차지한 이세돌은 먼저 승리한 대회에서 한 번도 우승을 빼앗긴 적이 없다.
14차례 우승해 23회의 이창호 9단에 이어 세계대회 우승횟수 2위를 달리는 이세돌이 춘란배 결승에 진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결승 2국은 29일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우승상금은 15만 달러(1억6천만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