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리꾼들 '반짝 아이디어' 참여
  • "펨토셀, 엔(N)스크린은 좀 들어본 것 같은데 소모, 피기배킹은 뭐죠?"

    IT 용어는 전문적이고 유난히 외국어·합성어가 많아 이해가 잘 안 되고 익숙해지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린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어려운 방송·정보통신 용어를 이해하기 쉽게 고치고 우리말 사용을 확대하기 위해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TA), 국립국어원과 함께 관련 단어 다듬기 작업을 한다고 6일 밝혔다.

    방통위는 이달 중순 방송·통신분야 전문용어와 행정용어 중 우리말로 다듬을 필요가 있는 단어를 선별한 뒤 다음 달 5일 TTA 정보통신용어 표준화 심의위원회와 국립국어원의 논의를 거쳐 우리말 방송통신 용어를 확정할 계획이다.

    방통위는 지난달 6∼31일 공식 블로그인 '두루누리'를 통해 우리말로 바꿀 필요가 있는 방송통신 용어와 대체 용어에 대한 누리꾼들의 다양하고 창의적인 의견을 모았다.

    누리꾼들은 초소형 이동통신 기지국인 '펨토셀 기지국'을 '쌈지 기지국', '국지형 기지국', '실내 이동통신 연결터'로 바꾸자고 제안했다. 긴 웹 문서의 주소를 짧게 줄여주는 'URL 단축기'는 '간편 주소 바꿈이'나 '주소 줄이미'로 대신하자는 의견을 냈다.

    개인이 작은 사무실과 모바일 기기로 사업하는 업체인 '소모(Smart Office Mobile Office)'는 '소규모 이동 사무실'이나 '첨단 정보이용 소기업', 합법적인 보안 프로그램에 편승하는 공격 방법인 '피기배킹(piggybacking)'은 '꼬리잡기 공격'이나 '추격해킹'이라고 부르자고 제안했다.

    하나의 콘텐츠를 다양한 기기에서 이어보는 'N스크린'을 '내리 이어보기'로, 소셜커머스 사업자가 목표 거래량을 달성하면 50% 이상 할인해주는 '데일리 딜 서비스'를 '반값 둘러보기', '일일 주문량 확보 서비스'로 대체하자는 아이디어도 있었다.

    방통위는 누리꾼의 제안 가운데 우리말을 적절히 활용하고 의미를 정확하게 전달하는 의견이 있으면 표준 용어로 사용할 방침이다.

    방통위는 "지금까지는 TTA 전문가들이 방송통신 용어를 결정했는데, 표준화에 집중하느라 우리말 표현을 소홀히했다"며 "앞으로는 우리말로 순화하려고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또 누리꾼의 의견을 받는 행사도 정기적으로 열 계획이다.

    이와 별도로 국립국어원은 '우리말 다듬기'(www.malteo.net)를 통해 외국어·외래어로 된 방송통신 용어 일부를 우리말로 바꿔왔다.

    이 작업을 통해 와이파이를 근거리무선망으로, 소셜 커머스를 공동할인구매로, 스마트워크는 원격근무로,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는 누리소통망 등으로 다듬었다. 방통위의 블로그 이름인 두루누리도 유비쿼터스를 우리말로 고친 단어다.

    방통위의 한 관계자는 "방송과 통신은 사람들의 생활에 많은 영향을 주기 때문에 어떻게 부르느냐도 중요하다"며 "국민이 우리말로 다듬은 용어를 많이 이용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