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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신기록 인정 문제를 놓고 보스턴마라톤 조직위원회와 국제육상경기연맹(IAAF) 간의 갈등이 커지고 있다.
20일 AP통신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보스턴마라톤 조직위는 제프리 무타이(30·케냐)가 이번 보스턴 대회에서 작성한 2시간3분02초 기록을 세계기록으로 인정받기 위해 조만간 각종 서류를 준비해 IAAF에 제출키로 했다.
무타이는 19일 제115회 보스턴마라톤대회 남자부 엘리트 레이스에서 하일레 게브르셀라시에(38·에티오피아)가 2008년 베를린마라톤에서 작성한 세계기록(2시간3분59초)을 무려 57초나 앞당기고 우승했다.
그러나 이 대회 코스가 IAAF가 정한 코스규정에 어긋나 무타이의 기록은 세계기록(world record)이 아닌 참고 기록을 뜻하는 세계 최고(world best)로만 남게 됐다.
IAAF는 2004년부터 각종 마라톤 대회 조직위에 출발선과 결승선 사이 직선거리가 마라톤 풀코스의 절반인 21㎞를 넘지 않고 전체 경사도가 42m를 넘지 않도록 코스를 설계하라고 주문하고 있다.
IAAF는 이 규정에 맞춘 왕복 코스 또는 순환 코스에서 생산된 기록만 세계기록으로 인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보스턴마라톤과 런던마라톤처럼 출발선에서 결승선까지 편도로 달리는 대회에서 나온 기록은 세계기록으로 공인받을 수 없었다.
이 같은 규정에 대해 보스턴마라톤 조직위와 보스턴육상연맹은 IAAF가 제시한 코스 기준을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조직위 측은 보스턴 마라톤 코스는 결승선 10㎞ 전에 '심장 파열 언덕(heartbreak hill)'으로 불리는 가파른 고개가 있는 등 오르막과 내리막이 혼재된 어려운 코스라고 주장한다.
특히 마라톤 평원을 달려 아테네 시민에게 승전보를 알렸던 마라톤의 기원을 살펴봐도 편도 코스를 세계기록에 포함하지 않겠다는 IAAF의 설명은 이치에 맞지 않는다고 강조하고 있다.
조직위는 또 코스를 IAAF의 규정에 맞춰 바꿀 뜻이 없음을 분명히 밝혔다.
보스턴마라톤은 세계 4대 마라톤 대회 중 가장 유구한 역사와 권위를 자랑하는 대회로, 특급 선수들이 많이 출전한다.
조직위 측은 이번 일을 계기로 보스턴 대회의 인기가 떨어질 것을 우려해 모든 자존심을 걸고 IAAF의 규정을 무력화하기 위해 도전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