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고픈 北韓軍이 체제 변혁의 主體가 될 것”  
      
     ‘아랍 시민혁명과 북한 민주화 전망’...북한군 장교 출신 안찬일씨, “북한군이 김정일 정권에 충성할 이유가 없다” 
    金成昱    
      
     “북한에서 시민혁명은 시간문제다”
     
     3월3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아랍 시민혁명과 북한 민주화 전망’이라는 세미나에서 나온 一喝(일갈)이다. 탈북자 출신 정치학박사인 안찬일 세계북한연구센터 소장(사진)은 북한민주화네트워크가 주최한 이날 세미나에서 북한의 흉흉한 민심을 전하며 이같이 주장했다.
     

  •  安소장은 “누가 북한 시민혁명의 주체인가?”라는 문제를 제기한 뒤 ‘굶주리고 있는 청년군인들’, ‘뿌리내린 상인계층과 도시민’, ‘청년학생집단’, ‘북한판 범죄집단’을 그 예로 제시한 뒤 특히 북한의 군대실상을 폭로했다.
     
     그는 “북한군은 일반 주민보다 더 굶주린다. 이들은 장마당·뙈기밭도 일구지 못하고 보급이 없으면 죽는다”고 말한 뒤 북한군이 김정일 정권에 충성할 이유가 없다며 이렇게 말했다.
     
     “지금 북한 군인들은 90년대 초중반 출생자로서 노동당 배급이 아니라 어머니의 장마당 수입으로 근근이 먹고 산 세대이다. 처절한 장사로 자식을 먹여 살리는 부모를 보며 노동당·김정일 父子를 위해 목숨 바칠 아무런 이유가 없다고 생각할 것이다. 당장 생존이 갈급한 이들에게 김일성이 日帝를 무찔렀다는 항일빨치산의 혁명전통이 무슨 호소력이 있으며 6·25전쟁 영웅들의 무용담이 귀에 들어올 리 만무하지 않은가?”
     
     자유는 물론 식량도 주지 않는 노동당·김정일 父子에 충성할 이유가 없다는 지적은 탈북자들 사이에서 공통된다. 핵무기와 미사일로 무장하고 있지만 실제로 폭압과 굶주림 속에서 잠재적인 反김정일 세력이 돼버린 셈이다.
     
     2월21일 북한전략센터가 발표한 ‘북한군의 인권침해 상황’ 자료에 따르면, 북한군 대위 출신 朴 모씨는 1개 중대가 전투원 100명인데 비상소집하여 집결시키면 10명도 모이지 않는다고 증언했다. 30% 이상이 영양실조에 걸려 누워 있고, 식량을 구한다며 떠돌이로 떠난 자가 20%, 공사장 동원된 자 20%, 무단외출 25% 기타 등등. 요컨대 군대가 군대가 아닌 셈이다.
     
     安소장은 “북한군대가 하층부는 물론 상층부도 흔들리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김정은 등장 이후 대좌급 이상 고위군관들이 대거 군복을 벗고 사회로 쫓겨난 사례가 계속되고 있다”며 “청진 지역 어떤 사단장 출신은 군복을 벗은 뒤 주택을 배정 못 받아 합숙소에서 노동자들과 동거할 정도”라고 말했다.
     
     또 “특수부대 제대자들 중심으로 뭉쳐진 ‘별동대’라는 이름의 집단이 승용차·트럭까지 보유하고 동에 번쩍 서에 번쩍하며 습격하는 통에 보안기관들도 속수무책”이고 “지역별·도시별·기업소별 깡패조직이 장마당과 공존하고 있다”고 말했다.
     
     安소장은 “아래로 굶주리는 군인들, 위로 소외받는 지휘성원들. 이들이 북한 시민혁명의 기수가 아니고 누구란 말이냐”며 “말 그대로 ‘인민의 군대’라면 마땅히 북한군이 체제전환의 선봉대가 돼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북한 청년학생들에 대해서도 “희망실종시대를 살고 있다”고 말한 뒤 “舊체제를 바꾸고 새로운 시대를 열어야 한다는 시민혁명이 북한 어디서든 촉발되기만 한다면 청년학생들을 거리로 불러들일 것”이라고 전했다.
     
     安소장은 “북한이 내부혼란의 탈출구·타개책으로 對南군사도발을 감행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면서도 오히려 이 혼란을 북한정권 붕괴와 통일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며 북한 내 전단·방송전략 등 심리전과 탈북자 代案세력 육성의 필요성을 역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