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별력 확보 어떻게 해?""정부 대입전형에 개입하지 말아야"
  • 수능 영역별 만점자 1%를 목표로 하겠다는 교과부 발표를 놓고 대학가가 혼란에 빠졌다. 교과부 발표대로라면 수능 영역별 만점자는 현재보다 평균 5배나 많아진다.

    주요 영역 만점을 받고도 서울대, 연고대 등 상위권 대학 입시에서 떨어지는 '이상한' 일도 일어날 수 있다. 대학들은 하나같이 "논술, 심층면접외엔 답이 없다"면서 '변별력' 확보에 비상이 걸린 모습이다. 그러나 이미 올해 전형요강을 발표했기 때문에 정시에서 논술을 폐지한 대학들은 더욱 난감해 하고 있다.

    최상위권은 물론이고 중상위권도 동점자가 속출하고 점수대 사이의 급간이 지나치게 조밀해져 경쟁이 어느때보다 치열해 질 것이란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이른바 '물 수능' 논란에 대학들은 "정부안대로라면 변별력을 확보할 길이 없다"고 입을 모으며 "대학의 입학전형에 정부가 개입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대학교육협의회 관계자는 "올해 초 이주호 장관이 각 대학의 입학전형을 쉽게 바꾸라고 요구했다"면서 "수능도 쉽게 내고 전형도 간소하게 하면 대학은 무슨 기준으로 학생을 뽑느냐"고 말했다. 

    이주호 교과부 장관은 1월 초 주요 22개 대학 총장을 만난 자리에서 '난수표 전형'이라 불리는 복잡한 전형방식의 개선을 강하게 요구했다. 이에 따라 교과부는 최근 대표적인 대학재정지원 사업인 교육역량강화사업 기본계획을 발표하면서 입학전형을 간소화하는 대학에 더 많은 점수를 주기로 하는 등 대학의 전형 간소화를 적극 유인하고 있다. 

    그러나 '물 수능'으로 변별력 확보 논란이 불거지면서 정부의 지나친 개입을 비난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또 올해 논술을 폐지한 대학들이 내년도 입시에서는 변별력 확보를 위해 논술을 부활시킬 것이란 분석도 나오고 있다.

    정부 발표대로 '물 수능'이 현실화된다면 올해 대학입시는 사상 최대의 만점자를 배출하면서 변별력 확보와 동점자 처리 등을 놓고 한바탕 홍역을 치를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