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 공세, '말보다 행동'이라더니 '생각해 보겠다'?통일부 대북 3대 목표 4대 전략, 2주도 안돼 ‘흔들’
  • “우리 정부가 심리전에서 北에 끝없이 밀리고 있다."
    북한이 연초부터 대화공세를 이어가고 있는데 대해 우리 정부의 대응이 바람직하지 못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북한은 최근 신년공동사설에서 남북간 대화와 협력을 강조했고 이명박 대통령이 3일 신년 특별연설에서 '북한과 대화의 문은 열려 있다'고 밝히자 북한은 이틀 만에 연합성명을 통해 우리 정부에 대화를 주문하고 나섰다.

  • ▲ 송대성 세종연구소장.ⓒ데일리NK
    ▲ 송대성 세종연구소장.ⓒ데일리NK

    정부가 일단 북한의 도발에 대한 책임 있는 조치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정부가 대화 재개의 구체적 조건들을 만들고 있다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정부 안팎에서 '대화 제의 의도를 파악 중이다' '무조건 대화제의 무시하는 건 좋지 않다' 등의 목소리도 들린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송대성 세종연구소장은 7일 데일리NK와의 인터뷰를 통해 "남북간 심리전에서 우리가 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송 소장은 "통일부가 2001년 대통령께 보고한 업무보고에서 밝힌 3대 목표 4대 전략은 북한의 바람직한 변화를 유도하겠다는 것인데, 2주도 안 된 시점에 정부가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송 소장은 "지난주만 해도 '말보다 행동'이라고 하더니 이번 주는 '생각을 해 보겠다'는 식으로 입장이 변했다"고 지적했다.

    송 소장은 "가장 우선했던 북한의 변화가 전혀 없는 상황에서 대화, 교류협력, 남북간 합의는 무의미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북한의 대화공세만으로 정부가 한걸음 물러서는듯한 모습을 보였다"고 비판하면서 “북한의 통일전선활동을 차단하는 대국민 대북 여론이 강화돼야 한다”고 주문했다.
    송 소장은 "현재 우리 정부에게 요구되는 것은 북한의 자세 변화를 기다리는 인내심"이라며 "북한의 자세 변화가 없을 때까지는 계속해 북한의 대화 제의가 진정성이 없다는 점을 부각시켜야 한다. 정부의 관계부처 대변인은 매일 북한의 태도변화를 촉구하면서 연일 비난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현재 북한의 대화제의는 정부를 상대로 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국민에게 행해지는 것"이라며 "우리 정부도 국민들이 북한의 대화제의만을 듣게 할 게 아니라 우리 정부의 대화조건의 입장을 더 많이 듣게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송 소장은 또 “서울 초중고교생의 43%가 연평도 포격이 북한의 도발이라는 사실을 모르거나, 사태의 원인이 우리 군의 군사훈련에 있었다고 생각하고 있다”는 조사결과를 거론하면서 "이런 상태에서 북한의 대남 심리전은 계속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송 소장은 "심리전은 전시뿐 아니라 평시에도 이어져야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며 "동서독이 교류협력을 하면서도 동독이 완전히 무너지는 시점까지 심리전을 지속했다는 것에서 교훈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