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에 공개사과 요구 "그냥 넘어갈 수 없다"
  • 15일 대구 엑스코에서 열린 지역발전 주간 개막식 참석을 위해 이명박 대통령과 함께 오전 대구행 KTX에 승차한 청와대 핵심 참모들은 '기막히다'는 반응을 보였다.

    한 관계자는 대뜸 화부터 냈다. 청와대가 새 총리 후보자의 도덕성 검증은 비공개로, 자질 검증은 공개로 하자고 제안했다는 박지원 민주당 원내대표의 주장 때문이다.

  • ▲ 박지원 민주당 원내대표가 전화를 받으며 회의장에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 박지원 민주당 원내대표가 전화를 받으며 회의장에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희정 청와대 대변인은 "제1야당의 원내대표를 맡고 계시는 분의 거짓말이 지나치다. 공당의 대표라는 분이 무책임하게 발언하는 것은 상식 밖의 일로 유감스럽다"며 공식 사과를 요구했다. 김 대변인은 "무책임한 발언에 대해 사과하고 앞으로는 책임 있게 행동하시길 부탁드린다"고 했다.

    청와대는 이 대통령의 최근 러시아 방문이 천안함 사건의 진실을 덮기 위해 급조된 듯하다는 취지의 의혹 제기에 대해서도 사과를 요구했다.

    청와대는 박 원내대표의 주장에 '어이없다'는 반응과 함께 '묵과할 수 없다'는 기류가 매우 강하다. 이날 대구에는 백용호 정책실장, 정진석 정무수석, 홍상표 홍보수석 등이 함께 동행했다. 이들은 도착하자 마자 박 원내대표 문제를 꺼냈다.

    함께 동행한 관계자들도 마찬가지. "그냥 넘어갈 수 없다" "버릇을 고쳐놓겠다"는 등 격앙된 반응이 많았다.

    한 고위관계자는 박 원내대표의 주장에 대해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왜 그랬는지 이해가 안 간다. 청와대가 제안했다고 했다가 또 아니라고 발뺌했다는 데…"라며 기막히다는 반응을 보였다.

    다른 관계자는 "청와대 핵심 고위 관계자들에게 다 확인을 했다. 의심이 될 만한 사람들에게 까지 일일이 확인하고, 재차 확인했지만 그런 발언은 한 적이 없다"며 "청와대가 공개 사과를 요구한 것도 자신이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박 원내대표가 오늘은 '청와대에서 제안 받았다고 말한 적 없다. 여권 인사라고 했다'고 말을 바꿨다"며 "그래서 당에도 전부 확인을 했는데 그런 말을 한 사람은 없다"고 말한 뒤 "그냥 넘어갈 수 없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