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명박 대통령의 8.8개각은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단독질주가 계속되는 여권의 차기 대선구도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현재 여권의 차기 대권구도는 2년 넘게 박 전 대표의 독주가 지속되고 있다. 정몽준 전 대표가 6.2 지방선거 패배로 뒤처지면서 현재로선 누가 '박근혜 대항마'가 될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는 상황이다.
6.2 선거에서 살아남은 오세훈 서울시장과 김문수 경기도지사가 주가를 높이고 있다. 특히 김 지사의 경우 6.2 지방선거로 가장 확실한 '박근혜 대항마'로 자리 잡고 있는 분위기다. 그러나 아직 이들의 정치적 영향력과 대중적 지지도는 박 전 대표에게 크게 못 미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8.8 개각은 김태호 이재오란 새로운 인물을 부각시키며 여권의 차기 대권 지형에 잔잔한 파도를 일으켰다는 분석이다. 특히 김종필 전 국무총리 이후 39년 만에 40대 총리로 발탁된 김태호 전 경남지사는 단숨에 차기 대선주자 반열에 올랐다는 평이다.
박 전 대표를 견제할 새로운 인물의 필요성을 주장해오던 여권 주류 측에선 김 총리 내정자의 등장에 고무된 표정이다. 일단 새로운 정치환경을 조성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기대감이 크다.
친이계인 한 초선 의원은 "당장 김 총리 내정자가 총리가 됐다고 차기 대선 구도가 달라질 것으로 보는 것은 섣부른 판단"이라면서도 "김 총리 내정자가 어떤 도전 정신으로, 지금 우리 사회가 갖고 있는 여러 정치 환경에서 어떤 변화의 자극제가 될지, 국민들이 원하는 변화를 담아내는 역할을 할 수 있느냐가 중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대통령이 그를 총리로 발탁한 배경에 대해서도 "(김 총리 내정자의) 정치역정이 다르고 40대의 사고방식과 리더십, 도전정신으로 기존의 정치권에 변화를 한 번 줘보라는 주문이 아니었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른 친이계 초선 의원도 "48세에 국무총리를 하는 만큼 대선후보로는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도 "아직 지켜봐야 할 문제로 쉽게 말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닌 것 같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당장 차기 대권 구도에 큰 변화가 올 것이란 전망은 많지 않았다. 지난 대선 전 당시 여권으로 부터 러브콜을 받았던 정운찬 국무총리가 막상 이명박 정부에서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총리로 정계에 입문했지만 오히려 주가는 더 떨어졌다는 평을 받고 있는 만큼 총리직이 대선주자로서 경쟁력을 갖게 하진 않을 것이란 것이다.
친이계의 또 다른 초선 의원은 "본인이 잘 하면 경쟁주자 가운데 한 사람으로 들어가겠지만 총리가 됐다고 해서 당장 경쟁력이 생기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정운찬 국무총리도 마찬가지 아니었느냐. 잘 하면 대선주자로 경쟁력을 갖겠지만 정 총리처럼 되면 큰 의미가 없을 것"이라고 했다.
다른 초선 의원도 "지금 그것을 논한다는 게 의미가 없는 것 같다. 김 총리 내정자 본인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기존의 대권구도에 변화를 줄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변화를 추구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때문에 차차기를 겨냥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특임장관으로 발탁된 이재오 의원의 행보도 주목받고 있다. 이 의원의 주가는 7.28 재보선으로 크게 상승한 상태다. 정치적 위상은 이전 보다 더 커졌다는 평도 나온다. 때문에 그간 '킹 메이커'로만 불렸던 이 의원이 '킹'으로 변신해 친이계의 대표주자로 떠오를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조심스레 나오고 있다.
이 대통령의 핵심 측근으로 꼽히는 모 의원은 "아직 본인이 킹으로 나설지, 킹메이커를 할 지 정리가 됐다고 볼 수 없는 만큼 그럴 (차기 대선주자가 될) 소지가 없지 않다"고 봤다. 다른 친이계 의원은 "이 의원은 이제 제 자리를 찾아온 게 아닌가 생각된다. 그 분이 갖고 있는 정치적 역량과 이 대통령과의 관계를 볼 때 당장은 당과 정부의 가교 역할을 해야 하는 입장일 것"이라며 조심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8.8 개각을 본 여권 주류 측 의원들 대부분이 이번 개각과 지난 한나라당의 7.14 전당대회 등으로 친이계쪽으로 힘이 실리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이런 분위기를 잘 지속시키고, 떠오른 주자들이 제 몫을 해내며 경쟁할 경우 박 전 대표의 독주체제에도 변화가 일어 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 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