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이포보 점거농성자들이  휴대폰 통화를 하며 웃고 있다. ⓒ 뉴데일리
    ▲ 이포보 점거농성자들이  휴대폰 통화를 하며 웃고 있다. ⓒ 뉴데일리

    민주당 김진애 의원과 창조한국당 유원일 의원이 여주 이포보에서 환경단체 회원들이 반대농성을 하는 현장에 방문했다가 혼쭐이 났다. 이들은 1시간 여 사이를 두고 농성 현장을 방문했다가 여주 주민들의 거친 항의를 받고 20분 만에 쫓기듯 자리를 떴다.

    환경단체는 이날 새벽 여주와 함안보 현장에 야습을 했다. 여주 이포보엔 3시 30분쯤 20여명이 고수부지 숲길을 따라 현장에 접근 보 구조물에 여러명이 올라가고 3명만 남았다. 이들은 설치된 계단과 통로를 떼어내고 현장의 접근을 막았다. 이들은 3일분의 식량과 발전기에 발전기 연료까지 치밀하게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옥상을 점거중인 이들이 3시반경엔 두레박을 내려 물을 길어올리는 장면이 목격되기도 하는등 치밀하게 준비했음이 곳곳에서 알수 있었다.

    나머지 환경단체회원들은 이포보 현장 건터편에 천막을 치고 사진을 찍고 이들 지원농성을하듯 자리를 지켰다.

  • ▲ 이포보 농성자들에게 전화를 걸어 격려하며, 농성자의 고함에 웃으며 화답하고 있다. 유의원은 이들에게 빨리 내려오라는 말을 하지 않았다. ⓒ 뉴데일리
    ▲ 이포보 농성자들에게 전화를 걸어 격려하며, 농성자의 고함에 웃으며 화답하고 있다. 유의원은 이들에게 빨리 내려오라는 말을 하지 않았다. ⓒ 뉴데일리

    유원일 의원은 현장에 들러 현장관계자에게 “왜 오탁방지막을 설치하지 않았냐”고 따지듯 말문을 열었다. 공사 관계자가 “준설공사가 끝나서 떼어냈다”고 하자 “비오고 장마지면 또 흙탕물 내려올 거 아니냐”고 했다. ‘비오는 것도 대비해야 한다’는 식의 뜻밖의 말에 현장 관계자는 할 말을 잊기도 했다.

    유원일 의원은 보 공도교 구조물 농성자에게 전화를 걸어, 하나씩 바꿔가며 “수고한다” “높은데 있으니 시원하시겠다” “언제까지 있을거냐” “뛰어내릴 생각은 하지말라” “000씨 바꿔라, 식량은 있냐” “4대강사업은 나라를 망치는 사업이다.”고 말을 하며 농성자에게 구호를 외쳐달라고 요청했고, 농성자가 소리를 지르자 손을 흔들며 화답하기도 했다.

  • ▲ 김진애 의원에게 여주 주민들이 왜 왔느냐며 거칠게 항의하고 있다. 김진애 의원은 환경에 나쁘다는 점을 이야기했고 함께 온 이찬열 의원은 농성자들을 빨리 내려오게 하려고 설득하러 왔다며 해명했다. 이찬열 의원은 곧바로 현장을 떠났고, 김 의원은 오후늦게까지 남아 강둑의 환경단체 시위장을 방문했다. ⓒ 뉴데일리
    ▲ 김진애 의원에게 여주 주민들이 왜 왔느냐며 거칠게 항의하고 있다. 김진애 의원은 환경에 나쁘다는 점을 이야기했고 함께 온 이찬열 의원은 농성자들을 빨리 내려오게 하려고 설득하러 왔다며 해명했다. 이찬열 의원은 곧바로 현장을 떠났고, 김 의원은 오후늦게까지 남아 강둑의 환경단체 시위장을 방문했다. ⓒ 뉴데일리

    유원일 의원이 농성자와 통화를 마치자 20여명 주민들이 달려와 “외지에서 와서 왜 그러냐, 방해하지 마라,  우리는 굴하지 않고 우리 면민 500여명이 죽기살기로 나설거다”라며 항의했다.

    유원일 의원은 “공무집행 방해하지 말라”고 몇차례 주민들에게 요구했다. 그러자 주민들은 “의원이 대단하냐. 의원에게 말하는데 공무집행 방해냐”며 따졌다.
    여주군 노인회 금산면 분회장으로 장흥리 이장을 22년째 보고 있다는 변동구(75)씨는 “반대자들이 안되니까 이제는 불법으로 나온다. 우리도 어떤 방법으로든 대책을 마련할 것이다. 앉아서 보고만 있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장은 반대하는 의원이 이곳에 온다고 해서 급히 나왔다고 했다.
    한 주민은 또 “의원님은 이 지역 수재공포가 어떤지 아느냐. 보를 막아 물 썩고 수해가 더 난다면 우리나라 댐은 왜 있냐. 서울사람은 댐에서 뽑은 수돗물 안먹냐. 댐물 다 썩었냐”며 따졌다.

    “반대하는 의원 꺼져라” 주민들 거친항의

    유원일의원은 주민들이 점점 많이 모여들어 거칠게 항의하자 서둘러 차에 오르며 “다 쓸어버려”라고 누구에게 하는지 모를 혼잣말을 하기도 했다.

  • ▲ 시민들의 항의가 계속되자 김진애의원이 현장관계자의 도움을 받으며 이동하고 있다. ⓒ 뉴데일리
    ▲ 시민들의 항의가 계속되자 김진애의원이 현장관계자의 도움을 받으며 이동하고 있다. ⓒ 뉴데일리

    한 주민은 “의원이라고 저렇게 할일 없이 이런 데나 오고 그러는 줄 알았으면 나도 의원이나 할 걸 그랬다”며 혀를 찼다. 또 다른 주민은 “주민등록을 이곳에 옮겨라 그러면 의원으로 모시고, 지지해주겠다”고도 했다.

    유 의원이 가고 나서 민주당 김진애 의원도 이찬열 의원과 함께 현장을 방문했다. 김진애의원은 농성중인 보 근처로 가 “안전조치가 잘 돼 있는가. 지금 밟고 있는 이 부분은 공사장이냐”고 물었다. 이때 하나둘 주민들이 모여들자 “저사람들 왜 여기왔냐”고 관계자에게 따졌다.

  • ▲ 김진애의원에게 주민들이 점점 몰려들어 항의하고 있다. ⓒ 뉴데일리
    ▲ 김진애의원에게 주민들이 점점 몰려들어 항의하고 있다. ⓒ 뉴데일리

    이에 주민들이 “의원만 사람이고 우리는 사람 아니냐. 그럼 의원님은 왜 왔냐”며 항의했다. 주민들은 이어서 “아무리 반대해도 굴하지 않고 우리는 4대강 사업 찬성하겠다”며 주먹을 들어올리며 구호를 외쳤다.

    한 주민은 “국회의원이 여기 온건 고맙다. 그러나 이 사업을 왜 막냐. 댁의 고향에나 가서 잘하라. 의원이 여기서 살아봐라”라며 고함을 쳤다.

  • ▲ 김진애 의원이 경찰의 보호를 받으며 황급히 현장 입구로 나가고 있다. ⓒ 뉴데일리
    ▲ 김진애 의원이 경찰의 보호를 받으며 황급히 현장 입구로 나가고 있다. ⓒ 뉴데일리

    주민들은 또 “의원들이 저기 올라간 사람들을 빨리 내려오게 하라”고 거듭 항의하며 “서울서 모르고 반대만 하지말라. 민주당  의원들도 다 와보고 나서 반대하라. 주민등록 이쪽으로 파와라. 반대하려면 수돗물도 먹지 말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김진애의원은 발길을 옮길 때마다 주민들이 가로막으며 항의를 심하게 하자 당황한 표정이 역력한 채 서둘러 자리를 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