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성환 청와대 외교안보 수석이 김정일에게 “...께서” 김정은에게 “후계자로 내정되신 분”이라고 말했다고 해서 약간의 화제를 뿌렸다. 어떤 인사들은 사상적인 측면에서 그의 그런 어법(語法)에 분노했다. 나는 그보다는 김성환이라는 사람이 국어를 할 줄 몰라도 너무 모른다는 측면에서 그의 어법에 대해 D 학점을 준다.

     대화 상대방에 대해 청와대 해당 관료가 외교적인 수사학의 격(格)에 신경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다고 하는 그의 처지를 십분 감안한다 해도 그는 한국말을 너무 할 줄 모른다. 

     한국 일부 엄마들의 어법 하나를 들어 보자. 남편에게는 “자기 이랬어?” 하면서도 제 새끼한테는 이렇게 말한다. “이렇게 했어요?” 남편에게 현대적인 의미의 ‘트고 지냄’을 하는 게 나쁘다는 뜻이 아니다. 그러나 시부모급(級)이 있는 자리에서도 제 새끼한테 “이랬어요?”하고 말하는 건 망발이다. 배운 데 없는 것들이다.

     대화 상대방을 일정한 수준에서 외교적 언사(言辭)로 존중한다 해도, 과공(過恭)은 비례(菲禮)다. “김정일 위원장께서...” 대신 “김정일 위원장이...”라 해도 충분하고, “후계자로 지명되신...” 대신 “김정은 후계자...”라 해도 충분하다. 

     그런데도, 어떤 자들은 지 애비 윗사람 앞에서도 “아버님께서”라고 말한다. 또 어떤 여성은 지 남편 윗사람 앞에서도 “(남편이) 들어오시면...”이라고 말한다. 배운 데 없는 것들이다. 

      북(北) 당국자가 이명박 대통령에 대해 “이명박 대통령께서...라고 말하거나, ”차기(次期)로 올라서신 박근혜 분께서“라고 말했다면 혹시 이쪽 청와대 외교안보 수석도 속절없이 비슷하게 말해야 할 곤혹을 치를 지도 모른다. 그러나 북(北)은 이명박 대통령에 대해 뭐라고 쌍욕을 해대고 다니는지, 외교안보 수석으로 지명되신 김성환 분께서 한 번 살짝 알아보시는 게 어떨지? 

     김성환 수석께서 지금까지 계속 공부 잘해 왔으니, 앞으로도 계속 공부 잘하라고 격려해 주고 싶다. 그러나 이번 학기 그의 한국어 시험 성적만은 ‘재수(再修) 명령’으로 매길 수밖에 없다, 한국어를 부(副)전공으로 다시 수강신청 해야 할 김성환 승지(承旨), 그리고 무슨 인연에서인지 국어성적이 나쁜데도 청와대 외교안보 수석으로 발탁 되신 김성환 승지 분의 중단없는 관운장구(官運長久)를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