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의 세종시 수정안 발표에 대여투쟁을 전개하고 있는 민주당이 소속의원 간의 돌출행동으로 시끄럽다. 정부 여당의 세종시 수정안에 맞서 야권연대를 모색해야 하는 민주당으로서는 곤혹스러운 상황이다.

    당은 세종시 원안투쟁을 전개하며 야권연대를 통해 6월 지방선거 승리의 동력으로 삼을 계획이지만 무소속 정동영 의원 복당 문제, 미디어 3인방 원내복귀, 추미애 환경노동위원장 징계여부 등을 두고 구성원 간 내부 갈등의 골이 깊어진 상태다.

    12일 당내 유일한 부산출신 조경태 의원은 미디어법 강행처리에 반발해 의원직 사퇴를 한 후 최근 당내복귀를 선언한 천정배 장세환 최문순 의원 등 이른바 '미디어 3인방'을 향해 쓴소리를 했다.

  • ▲ 민주당 이강래 원내대표ⓒ 연합뉴스
    민주당 이강래 원내대표ⓒ 연합뉴스

    조 의원은 "앞으로 민주당이나 의원들이 '콩으로 메주를 쑨다' 한들 누구도 믿어주지 않을 것"이라며 "이같은 약속도 지키지 못하면서 정권을 비판한다는 것은 한마디로 어불성설"이라고 지적했다. 또 조 의원은 "대국민 사기극" "생쇼" 등 강도높은 단어를 써가며 미디어 3인방의 행동을 비판하고 나섰다.

    이에 대해 장 의원은 13일 한 라디오에서 "그런 비판에까지 대꾸할 가치 없다"면서 "그런 지적대로라면 목숨을 건 단식투쟁을 하면 절대 밥을 먹으면 안된다. 꼭 죽어야 한다는 이상한 결론에 이를 수 있다"며 날을 세웠다.

    지난해 4월 재보선 출마를 위해 탈당한 무소속 정동영 의원의 복당 문제를 두고서도 당내 의원간의 갈등을 빚고 있다. 

    김민석 최고위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에서에서 정 의원 복당요구를 '사당주의'라며 비판하고 나섰다. 김 최고위원은 "정 의원이 깔끔한 사과 한 마디 없이 복당을 밀어붙이는 것, 추미애 의원이 본인이 황당한 일을 해놓고 당에 책임을 전가하는 것, 유시민 전 장관이 명분없이 분열하면서 사실상 사당을 만드는 것, 이 모두가 당과 민주세력보다 개인을 앞세우는 사당주의"라고 질타했다

    그는 또 "이 시점에서 정동영, 추미애를 비판하면서 유시민을 비판하지 않거나, 유시민을 비판하면서 정동영 추미애를 비판하지 않고 친소관계에 따라 적당주의로 넘어간다면 결국 당과 민주세력에게 그 피해가 고스란히 돌아갈 것"이라고 지적했다.

    친노(친노무현)계 안희정 최고위원은 정 의원의 복당에 연일 노골적인 반대입장을 밝혔다. 그는 전날(12일) 한 라디오에서 "당을 향해 총질을 해대고 당을 위해한 행위에 대해 그 행위가 잘못됐음을 분명히 지적하고 불이익을 줘야 한다"고 비판했다. 앞서 11일 최고위원회의에서는 "해당 행위자와 타협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전북지역 민주당 의원 10명은 정 의원을 비롯한 신건 유성엽 무소속 의원의 복당을 요구하고 나섰으나, 친노인사들과 당내 386세력의 반대는 여전히 거세다. 당은 우선 이들의 복당신청에 "환영한다"는 공식논평을 내놨지만 "탈당과 무소속 출마로 인해 아직 마음을 상한 분이 있는 만큼 정 의원이 이 분들과의 소통에도 힘써줄 것을 당부드린다"(우상호 대변인)고 말해 당내 마찰을 최소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당은 어수선해진 당내 분위기 쇄신을 위해 공천제도 혁신안을 내놓는 등 '야권 통합'이라는 명분하에 재빠르게 움직이고 있으나 노동관계법을 두고 당론과 정면 충돌한 자당 소속 추미애 환경노동위원장의 징계문제 등 여전히 불씨가 남아있다. 이밖에 서울시장 후보를 두고 '한명숙 전략공천설'이 나돌아 해당 후보들의 강력한 항의가 나오는 등 당내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정 의원 복당과 당내지형 변화로 조기전당 대회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다소 줄어든 상황이지만 이같은 상황과 맞물려 당은 '지도부-비주류' '친정동영-반정동영' '강경-온건'으로 사분오열 돼 내홍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당내 비주류모임 국민모임은 14일 '민주당 이대로 좋은가'라는 주제로 당 쇄신에 관한 의견을 교환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