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명박 대통령은 17일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개최 중인 제15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 참석을 위한 출국에 앞서 중국 시진핑(習近平) 국가부주석을 접견하고 조찬을 함께 했다. 조찬에서는 이 대통령의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 참석과 관련, 환경 문제를 중점적으로 많은 얘기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시 부주석은 "코펜하겐 회의에서 아직 각국간 이견이 많은 것 같은데 이를 충분히 수렴해야 한다"면서 "선진국이 개도국에 자본과 기술을 이전하고 빈민퇴치를 도와줄 필요가 있다"며 이 대통령의 동의를 구했다.

    이 대통령은 "중국이 기후변화에 대비해 스스로 노력한 것을 잘 알고 있다"며 "선진국이 근대화 공업화 과정에서 온난화를 발생시킨 과거 책임은 도외시하고 이제 와서 같이 책임지자고 하는 것은 불공평하다"고 답했다. 이어 이 대통령은 "선진국이 더 과감하게 CO2를 줄여야 한다는 신흥국 주장은 당연한 것"이라며 "신흥국이 경제 성장과 CO2 절감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좇아야 하는 상황인데 이를 선진국이 도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 부주석은 또 "코펜하겐 회의 참석 전에 이 대통령 입장을 듣게 돼 다행"이라면서 "기후 변화에 대비한 세계적 노력에는 적극 참여하겠지만 인위적, 강제적으로 경제 성장을 제한받는 일은 곤란하다"고 피력했다. 이 대통령은 "선진국이 기후변화에 어두운 전망을 하지만 기술이 계속 개발되고 있기 때문에 그렇게 어둡지만은 않다"면서 "코펜하겐 회의가 좋은 출발점이 될 것이고 그렇게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시 부주석은 이 대통령이 코펜하겐 회의 참석 일정을 마치고 귀국하는 기내에서 생일을 맞게 된 점에 언급, "주한 중국 대사로부터 모레(19일)가 생신이라는 것을 들었다"면서 미리 축하 인사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