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순망치한(脣亡齒寒), 말 그대로 입술이 없으면 이가 시리다는 고사성어다. 하지만 입술이 있어도 이가 시린 사람이 많다. 차거나 신음식, 단음식, 뜨거운 음식 등을 먹을 때와 찬 바람에 이가 노출되었을 때, 칫솔질을 할 때 치아가 시리거나 통증을 느끼는 사람이 바로 그들이다.

    찬바람이 부는 이맘때면 퇴근길 따뜻한 국물에 소주 한잔이 간절해지는 회사원 서모씨(37세). 하지만 동료들과 회사 근처 주점에 들어가서 뜨거운 국물을 먹을 엄두가 나지 않는다. 이유인즉슨, ‘찌릿찌릿’ 시린이 때문이다. 잦은 술자리로 인한 잇몸 염증이 원인이 아닌지 치료를 위해 찾은 치과에서 왼쪽 왜소치로 인한 불균형한 교합력이 시린이의 원인이라는데….

    시린이는 다양한 구강 질환의 전조증상이자 치과 질환 중 하나이지만 워낙 많은 사람이 가지고 있고 두통이나 근육통처럼 생각해 자칫 무시하고 그냥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 우리나라 성인 7명 중 1명이 시린 이 증상을 가지고 있다는 통계 자료만큼이나 흔하디 흔한 질환인 것이다. 하지만 시린이 증상이 2주 이상 지속된다면 치아를 감싸고 있는 법랑질이 이미 많이 파괴된 상태로 적극적인 치과 치료를 받아야 한다. 계속 무시하고 방치한다면 충치와 치주질환이 생길 수 있을 뿐 아니라 일상생활 불편과 스트레스는 기본이다. 김우식 에비뉴치과 원장은 “이 시림을 느끼는 통증은 사람마다 차이가 있고 그 원인도 매우 다양하다”며 “구강 건강 적신호 전 노란 불이 들어오는 신호이기 때문에 조기치료를 받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말한다.

    치아가 시리거나 통증을 느끼는 상태에 있는 치아를 ‘지각과민성 치아’ 즉 시린이라고 한다. 치아는 여러 층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가장 겉표면을 법랑질이라 하고 그 내부를 상아질이라고 한다. ‘이가 시리다’ 는 증상은 노출된 상아질에 자극이 전달되었을 때 느끼는 증상을 말한다. 그렇다면 이는 왜 시린 걸까. 일반적으로 충치나 치아가 깨졌을 때 이가 시리다고 알고 있다. 이 같은 원인도 물론 시린이의 원인이지만 이 보다 더 다양한 원인이 존재한다.

    ‘시큰시큰’ 시린 이는 치주질환 신호탄
    시린이의 대표적인 원인은 치주질환이다. 이것은 잇몸에 염증이 생기는 것으로 치아 주위에 염증 및 이상으로 치아 신경전달 체계가 예민하게 되고 시리게 된다. 일반적으로 풍치라 불리는 치주염이 생기면 잇몸이 내려앉아 치아 뿌리가 드러나면서 시린 증상이 나타난다. 또 충치 진행이 심해질수록 치아 가운데 들어 있는 신경과의 벽이 점점 가깝게 되므로 감각에 예민하게 되는데 이 때에도 이가 시릴 수 있다. 치주질환이나 충치가 시린이 원인인 경우 당연히 치과치료가 우선이다. 스케일링 및 잇몸치료를 집중적으로 받으면 잠재적으로 더 큰 문제가 발생될 것을 막을 수 있다. 경우에 따라서는 반복적인 치료를 하여야 하며 조금만 게을러지면 쉽게 재발 가능하기 때문에 항상 신경써야 한다.

    ‘치카치카’ 좌우로만 칫솔질, 잇몸 상처가 시린 이 유발
    치주질환 이외에 외상성요인도 시린 이의 원인이다. 외상성이란 외부 요인에 인한 것으로 올바르지 못한 칫솔질 습관이 대표적이다. 좌우로만 과도하게 칫솔질을 할 경우 치아표면 법랑질이 삼각형으로 파이게 되는데, 특히 잇몸과 치아 뿌리 부분 법랑질이 쉽게 손상된다. 또한 마모성이 강한 치약이나 입자가 굵은 소금을 사용해 칫솔질 할 때도 치아와 잇몸이 맞닿는 부위에 상처를 주게 되어 시린 이 증상을 동반할 수 있다. 이 외에 외부 충격 등 자극을 받아 예민해지는 경우도 있으며 일시적으로 산도높은 음식 등을 먹어 예민해져서 이가 시리기도 하다. 이런 경우에는 칫솔모가 부드러운 칫솔로 교환해주고 그 강도가 심할 때에는 패인 곳을 치과용 복합 레진을 사용해 원래 형태로 메우는 방법이 일반적이다. 치료 이후에는 단단하거나 질긴 음식을 피해야 한다.

    유독 과한 힘 받아 시린 이는 바이탈테스트로 정밀 진단
    시린이를 유발하는 또 다른 원인이 들쑥날쑥한 치아다. 치아가 들쑬날쑥해 잘 맞물리지 않는 경우 어느 한 부위로만 과도한 힘이 가해지게 되는데 이 때 과도한 힘을 받은 치아의 경우 마모되고 이는 시린 이 원인이 된다. 치아가 빠지고 난 후 빨리 해 넣지 않아 위에 있는 치아가 내려온 경우나 치아 마모가 심한 경우에도 과도한 교합력이 가해져 시린이를 유발시킬 수 있다. 이런 경우 정확한 진단을 위해 치아 마모도를 확인할 수 있는 치아 바이탈테스트를 하게 된다. 치아 바이탈테스트는 치아에 약하게 전기자극을 줘 신경 손상유무를 진단하는 것으로 과도한 교합력이 가해지는 부분의 분석뿐 아니라 시린 이를 유발시키는 원인에 대해서도 정밀한 진단이 가능하다.

    치료방법으로는 보통 교합조정을 하거나 구강 내 교합안전장치를 만들어 치료한다. 교합조정은 교합분석에 의해 얻어진 교합 문제 부분 치아를 갈아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이고, 교합안정장치는 권투선수들이 끼는 마우스피스와 비슷한 투명한 레진으로 만든 장치로 다양한 원리와 디자인을 적용시켜 치료할 수 있다.

    김 원장은 “무엇보다 시린 이 증상은 다양한 원인으로 야기되므로 원인에 따라 치료 방법도 달라져야 한다”며 “치료가 무리는 없으나,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세밀하고 정확한 진단을 받고 생활습관을 개선하는 것”이라고 조언했다.

    [Tip 생활 속 시린 이 예방법]
    1. 칫솔질은 한쪽 방향으로만 하지 말고 아래위나 원을 그리듯이 골고루 닦아준다.
    2. 이쑤시개나 치실 과다 사용은 치아 표면을 해칠 수 있으므로 조심한다.
    3. 이가 시린 경우 레모네이드나 오렌지주스 등 산성이 포함된 음식은 피한다.
    4. 토마토 오이 당근 등 섬유질이 풍부한 채소류를 많이 섭취한다.
    5. 질기거나 딱딱한 음식은 되도록 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