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27일(현지시간) 북한과 이란 핵문제 해결을 위한 중국의 협력을 요청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워싱턴 D.C.에서 열린 미.중 전략경제대화의 개막연설을 통해 미국과 중국은 핵무기 확산방지에 공통의 이해를 가지고 있으며 미국과 중국은 동아시아에서 핵무기 경쟁을 원치 않는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미국과 중국은 테러리스트들이 핵무기를 획득하거나 동아시아에서 핵무기 군비경쟁이 벌어지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핵무기에 접근하는 나라가 많아질수록 핵무기가 사용될 가능성이 높아지게 된다면서 북한과 이란을 핵무기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는 국가로 직접 지목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어 미국과 중국은 북한에 대해 "그들이 의무를 준수하면 안보와 존경을 받는 길로 나아갈 수 있다는 분명한 메시지를 전달해야 할 것"이며 "이란의 핵무기 보유를 막고 이란이 국제적인 의무를 준수하도록 촉구하는데도 반드시 협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미.중 양국의 동반자 관계는 현실에 반드시 기초해야 한다면서 미.중 양자관계는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양자관계의 하나이며 21세기의 세계를 만들어가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과 중국의 관계가 21세기를 만들어나갈 것이며 이 관계는 세계의 어느 양자관계만큼이나 중요하다"면서 "우리 관계는 반드시 현실에 바탕을 두어야 하며 그것이 우리가 져야 할 책임"이라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미.중 관계를 이처럼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관계라고 표현한 것은 중국이 미국의 외교와 세계전략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달라지고 있음을 반영한 것이다.

    미국 지도자들은 그동안 미.중관계를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관계로 직접적으로 표현하는 것을 자제해왔다. 이러한 표현은 일본과 같은 전통적인 우방의 우려를 살 수 있기 때문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또 "우리 세대의 가장 중요한 문제들에 대해 점진적인 진전을 모색할 수 있는 자세를 우리는 갖고 있다고 믿는다"면서도 미국과 중국이 모든 현안에 대해 합의를 할 것이라는 환상을 갖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세계경제 위기 극복을 위한 미국과 중국의 경제협력 중요성도 이번 개막연설에서 강조됐다.

    오바마 대통령은 "현재 위기는 미국 안에서 이뤄지는 결정이 전 세계경제로 파급 효과를 미친다는 것을 분명히 보여줬고 이것은 뉴욕이나 시애틀뿐만 아니라 상하이, 선전까지도 영향을 미친다"면서 "그것이 바로 강력한 양자와 대자 협력관계를 유지해 나가야만 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오바마 대통령은 중국의 인권문제와 관련, 모든 사람의 종교와 문화가 반드시 존중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것은 미국의 소수민족들을 반드시 포함해야 하는 것처럼 중국의 종교나 인종적인 소수민족까지 포함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은 "미.중 양국은 경제위기에서부터 핵무기 비확산, 기후변화, 청정에너지, 전염병, 국제빈곤, 북한, 이란, 아프가니스탄, 파키스탄 등에 이르는 공통된 국제적인 위협에 직면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면서 "이러한 위협에 맞서기 위해 공통된 이해기반을 모색하고 공통의 목적 아래 협력해야만 한다"고 밝혔다.

    클린턴 장관은 또 이번 전략경제대화에서 경제위기 극복 문제가 최우선 현안으로 논의되고 또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서 중대한 관심사였던 북한의 도발행위에 대한 대처방안도 함께 모색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미.중 양국은 동아시아에서 군사적인 긴장과 군비가속화 위험을 다함께 인식하고 있다"면서 "우리는 그동안 긴밀하게 협력해왔으며 중국 정부가 6자회담을 진행하면서 보여준 리더십과 북한 미사일 발사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보여준 협력에 고마움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오바마 행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열리는 이번 전략경제대화는 28일까지 이틀 동안 개최되며 클린턴 국무장관과 티머시 가이트너 재무장관은 이 기간에 중국 다이빙궈 외교담당 국무위원, 왕치산 부총리 등과 회담할 예정이다.

    미.중 전략경제대화는 지난 2006년 조지 부시 전 대통령과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에 의해 시작됐으며 오바마 행정부들어 외교안보분야까지 논의 분야가 확대됐다. (워싱턴=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