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명박 대통령은 22일 글로벌 경제위기 극복과 관련, "잡셰어링을 통해 위기를 극복하면 세계 기업사에 새로운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희망창조, 중소기업인과의 대화'를 갖고 "노사가 조금씩 양보해 일자리를 지키겠다는 정신은 어느 나라도 상상할 수 없는 일을 하고 있는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통령은 "한 사람의 일자리라도 더 챙겨보려는 여러분이 고맙다"며 중소기업인들을 치하한 뒤 "세계 기업들은 어려워질 것 같으면 선제적으로 (근로자를) 내보낸다"며 "한국은 참고, 참고 내보내지 선제적으로 내보내는 기업이 없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그걸 몰라주는 노조원이 있으면 마음이 아프긴 하지만, 기업하는 분이 그런 마음을 갖고 있다는 것은 세계의 모범이며 노사가 협력해 조금 서로 양보해 일자리를 연장해보자는 마음을 갖는다는 것은 세계 어느 나라도 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
- ▲ 22일 오후 청와대 녹지원에서 열린 '희망창조, 중소기업인과의 대화' 도중 비가 내리자 이명박 대통령과 참석자들이 비옷을 입은 채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 연합뉴스
이 대통령은 "세계 많은 사람들이 우리가 위기 대처를 잘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많이 하지만 나는 아직도 멀었다고 생각한다"면서 "갈 길도 멀고 해야할 일도 많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우리는 지금 캄캄한 터널을 지나고 있으며, 멀리서 희미한 불빛이 보일까 말까 한다"며 현 상황을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이번 위기는 아래로 갈수록 힘들다. 대기업보다는 중소기업이, 중소기업보다 소기업이, 소기업보다 소상공인이 (더 힘들다)"면서 "밑에서부터 혜택을 입었으면 좋겠는데 체감하려면 1, 2년은 더 걸리지 않겠나 해서 걱정을 많이 한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우리 중소기업인들이 기가 살면 하루라도 빨리 경기 회복을 맞이할 수 있지 않겠나"고 격려했다.
경제위기 이후에 대한 대비도 재차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위기 때 정부도 국가가 경쟁력을 갖도록 규제를 없애고, 바꿀 것은 바꾸는 일을 잘해야 한다"며 "살아나는 데만 치중하면 위기가 끝난 뒤에는 경쟁력이 뚝 떨어진다. 그래서 정부는 위기 속에 기업을 살리면서도 미래를 위해 녹색기술에 투자하고 녹색성장을 주장하고 사회질서도, 법질서도 바로 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정상적일 때는 차별화해서 뛰어넘는 게 힘들지만 혼돈과 위기 속에서 잘하면 앞서 나갈 수 있다"며 "그래서 위기 속에 기회가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 특유의 유쾌한 농담은 기업인들의 사기를 높이는 촉매가 됐다. 이날 궂은 날씨에 언급, 이 대통령은 "행사를 준비하는 사람들이 비가 올 것 같아 실내에서 행사를 해야된다길래 '여러분은 공무원이라 비가 오면 장소를 옮기러 갈 것 같겠지만, 이 분들은 비바람을 맞으며 기업해온 사람들이니 그냥 하라'고 했다"고 말해 박수를 받았다. 또 기업CEO를 지낸 경험을 소개하면서 "내가 기업할 때는 (대통령과의 만남에) 끼지도 못했다. 끼지 못한 게 아니라 끼워주지도 않았다"며 "그러나 지금은 중소기업인의 노력을 높이 평가하고 대기업회장도 중소기업 눈치를 본다"고 농을 곁들여 폭소를 유도했다.
이 대통령은 또 행사 곳곳에서 기업인들에 대한 애정을 과시해 눈길을 끌었다. 당초 5분여로 잡힌 대통령 치사는 예정된 시간을 넘겨 약 18분간 진행됐으며, 이 대통령은 중소기업 유공자에게 한명 한명에게 직접 메달과 훈장을 달아주고 함께 사진을 촬영했다. 또 행사 중간 비가 내리자 이 대통령은 자리에서 벗어나지 않은 채 다른 참석자들과 똑같은 흰색 비옷을 입고 다과회를 이어갔다.
앞서 김기문 중기회장은 인사말에서 "취임 초 대기업 위주 정책이 있을 것이라는 일부 우려가 있었지만 중소기업 중심, 현장 중심의 정책을 꾸준히 추진하는 것을 보고 신뢰와 기대를 갖게 됐다"면서 "특히 중소기업 행사를 청와대에서 대통령 초청으로 열기는 이번이 처음으로 안다"고 말했다. 행사에는 이윤호 지식경제부 장관, 백용호 공정거래위원장, 홍석우 중소기업청장 등 정부 측 인사와 중소기업인, 소상공인 등 400여명이 참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