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준표 한나라당 원내대표가 사교육비 절감대책 강경발언을 한 곽승준 미래기획위원회 위원장에게  "자기 본연에 충실해라"고 쏘아붙였다.  최근 곽 위원장은 '오후 10시 이후 학권 교습 금지' '대입내신 반영 비율 축소' '외고 입시개혁' 등 교육과 관련된 발언을 잇달아 내놨다. 곽 위원장의 이같은 발언에 여의도 정치권은 부글부글 끓고 있는 중이다.

  • ▲ 곽승준 미래기획위원회 위원장  ⓒ연합뉴스
    곽승준 미래기획위원회 위원장  ⓒ연합뉴스

    홍 원내대표는 28일 국회 원내대책회의에서 "대통령직 미래기획위원회라는 자리는 미래생활과 관련된 총체적인 전략수립에 대해 대통령을 자문하는 기구다. 자문기구의 장은 대통령에게 정리된 안을 보고만 하면 끝나는 자리"라고 못박았다. 홍 원내대표는 "언론기관에 나와 마치 집행기관인 것처럼 미리 대통령에게 보고도 하지 않고 자기생각을 마음대로 얘기해서 교육부와 혼선을 빚는 것은 옳지 않다"고 지적했다. 

    홍 원내대표는 "이미 미래기획위원장은 지난번에 한번 문제가 돼 나갔던 사람"이라며 "문제가 돼서 나갔던 사람이 다시 돌아와 집행기관을 무시하고 대통령에게 보고하고 자문만 해야할 사람이 언론기관에 나와 마치 집행기관 제쳐놓고 자기가 나서서 이래라 저래라 하는 것은 분수에 넘치는 것이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임태희 정책위의장도 거들었다. 임 의장은 "미래기획위는 여러가지 발표가 언론에 큰 쟁점이 되고 있다"며 "국민생활에 큰 영향을 미치는 정책이기 때문에 이 문제는 실무협의하다가 4월 국회 뒤 5월에 본격적으로 논의하고자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민주당에서도 불만은 터져나왔다. 원혜영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회의에서 "미래기획 위원장이 마치 자신이 교육 정책 총괄책임자인 것처럼 교육정책을 막 쏟아내고 있다"고 비판했다. 원 원내대표는 "상왕이라는 말이 옛날부터 유행하고 있고 왕차관이라는 말이 등장하더니 이제는 교육부통령 얘기가 나올 수밖에 없는 것이 이렇게 분별하고 무원칙한 국정운영의 실태 때문"이라고 말했다.

    원 원내대표는 이어 "왕차관에 대응해서 미래기획위원장이 맞서서 자기 영역을 확대하는 것"이라며 "내가 김진표 부총리에게 '교육부총리 때 이런 식의 포괄적인 정책을 발표 할 수 있었느냐'고 했더니 '불가능한 일이었다'고 했다. 그런 것으로 보면 곽 위원장은 최소한 교육부총리는 더 되고 교육부통령 정도는 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비꼬았다.

    전날(27일)에는 안병만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이 곽 위원장의 학원심야교습금지 방침에 부정적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안 장관은 이날 '국민통합포럼'토론회에서 "지금 교과부에서 실무자 수준으로 대화하는 중인데 준비절차가 없이 성공할 부분이 아니다"며 곽 위원장의 발언을 정면 비판했다. "잘못하면 옛날 전두환 전 대통령 시절처럼 강압하는 식으로 돌아갈 위험이 있다"고도 우려했다.

    앞서 곽 위원장은 한 라디오에 나와 "(학원심야교습금지)단속대상은 대치동과 목동 등 대형학원이 주 대상"이라며 "학원가의 반대가 분명하지만 1000만 학부모와 학생들이 우리 편에 있어 가능하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외국어고등학교는 수학.과학 등에 높은 가중치를 두고 있기 때문에 우수학생을 싹쓸이하고 있다"면서 "수학 등에 대해 가중치를 두지 말아야 한다"며 외고입시에서 수학.과학 과목의 가중치를 폐지할 가능성을 시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