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고사를 보겠다는 의지가 아니냐 라고 받아들이는 측면이 있단 말이죠"
    "이것이 본고사로 이어지는 것이 아니냐 라는 해석을 충분히 할 수 있는 것 아닐까요"
    "결국은 과거에 치렀던 본고사하고 다를 점이 없지 않느냐는 의견들이 있습니다"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서 사회자 손석희씨는 12일 방송에서 한국대학교육협의회 김영수 대입전형 실무위원장(서강대 입학처장)과 가진 약 20분 동안의 인터뷰에서 '본고사'라는 단어를 17번 외쳤다. 1분당 한번 꼴로 '본고사'를 언급하며 던져진 손씨의 질문에 답변자 김 위원장은 고작 네번만 '본고사'라는 단어를 사용했다.

    손씨는 "내년 대학입시부터 본고사와 고교등급제가 시행될 것이라는 말이 나오면서 교육현장에 상당히 혼란을 주고 있다"며 방송을 시작했다. 김 위원장은 '3불정책'(본고사ㆍ고교등급제ㆍ기여입학제) 폐지 논란과 관련해 "2011학년도에 3불정책은 그대로 유지해야 되는 것 아니냐는 데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면서 "3불정책을 유지해나가는 과정에서 입학사정관제 확대, 다양한 능력과 잠재력을 가진 학생 선발 등 상황이 지금 상당히 많이 변한데 맞춰 미진한 점들은 보완할 것은 보완하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은 특히 손씨가 집중적으로 거론한 '본고사 문제'에 대해 "지금 본고사가 무엇이냐 고교등급제가 무엇이냐는 개념정의도 확실하지 않고 또 정말 오랜 기간 동안 이 논란과 논의가 계속 돼왔기 때문에 하나하나 좀 더 세세하고 구체적인 개념정의도 하고 거기에 대한 설명을 붙이려고 하는 것"이라며 "3불정책을 포기한다든지, 굳이 앞에서는 유지한다고 하고 뒤에서는 폐기하려는 그런 노력을 한다고 생각할 필요가 없을 것"이라고 정리했다.

    그러나 손씨는 "받아들이는 입장에서는 명확하게 (3불 정책을) 안하는구나라고 받아들였다"며 "(2011학년도 입학전형 계획안에) 3불 관련 내용 대신 다양한 형태의 논술 등 필답고사를 실시한다는 내용이 추가됐기 때문"이라고 재차 질문했다.

    김 위원장은 다시 "필답고사라는 말은 지금 시행 중인 고등교육법 시행령에도 '논술 등 필답고사를 사용할 경우'라는 문구가 있어 지금 상황에서도 논술과 필답고사를 쓸 수 있는 법적 근거는 나와 있는 것"이라며 "필답고사를 한다고 해서 그것이 꼭 본고사가 된다고 치부하는 것은 단순한 논리"라고 설명했다.

    손씨는 "필답고사가 갖는 단어의 상징성이 분명히 우리 교육 환경에서 있다"며 자신의 주장을 굽히지 않았지만, 김 위원장은 "바로 그것이 3불 정책의 폐해"라며 "필답고사를 본고사로, 고등학교에 대한 정보 수집을 등급제로 모는 상징성에 너무 집착하다 보니 논리적 비약으로 이어진 경우"라고 차근차근 설명했다. 손씨의 프로그램 홈페이지에는 김 위원장과의 인터뷰 제목을 "대교협, 본고사와 고교등급제 도입- 한국대학교육협의회 김영수 대입전형 실무위원장"이라고 달아놓았다.

    앞서 11일 대교협이 개최한 대입세미나에서는 '3불 정책' 폐지를 놓고 치열한 논쟁이 벌어졌다. 이 자리에서 김 위원장은 "대입전형의 급격한 변화로 학생, 학부모를 혼란스럽게 해선 안된다"며 "이를 위해 2010학년도와 마찬가지로 3불 정책은 2011학년도에도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다만 3불 유지에 따른 문제점 보완을 위해 논술을 모집단위별, 전형별로 다양화하고 고교별 특성을 입시에 반영하기 위해 고교별 특성화 정보에 대한 자료를 축적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또 대교협 박종렬 사무총장은 "세미나에서 나온 의견들은 대교협 공식 입장이 아니며 논의된 내용을 토대로 대입전형실무위원회, 대입전형위원회 심의를 거쳐 6월에 기본계획을 최종 확정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