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생은 고해(苦海)"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가 5일 밤 자신의 미니홈피에 토로한 말이다.

    박 전 대표는 이날 홈피에 '고해'라는 글을 올려 "경제도 어렵고 여러 가지 일들로 하루하루가 힘겨운 요즘 '인생은 고해'라는 말이 새삼 가슴에 다가온다"고 심경을 표현했다. 박 전 대표의 이 글은 공적으로는 중국산 멜라민 과자 파동과 미국발 금융위기가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정치·경제적으로 불안한 현 상황을 걱정한 것이고, 사적으로는 여동생 근령(54)씨의 재혼문제와 가족의 신상 등을 우려하는 뜻이 내포된 것으로 보인다.

    박 전 대표는 "살아가는 동안 굽이굽이에 온갖 비바람과 힘든 고비도 많은 것이 인생인 것 같다"고 소회를 밝혔다. 열두살 때부터 청와대에서 자란 그는 어머니 고 육영수 여사의 피격사건과 이어진 아버지 박정희 전 대통령의 피살사건 후 스물일곱 젊은 나이에 두 동생을 이끌고 청와대를 떠나 서울 신당동 옛집으로 돌아갔고, 1997년 숙명이라고 할 수 있는 '정치'에 입문하게 된 자신의 인생을 이렇게 회고했다.

    박 전 대표는 "그러나 어떤 상황 속에서도 오로지 등대를 향해 한 길로 나아가는 배와 같이 모든 분이 자신만의 삶의 등대를 갖고 흔들림 없이 나아갈 수 있다면 긴 기다림 속에서도 어두움은 반드시 걷히고 빛은 우리에게 찾아올 것"이라고 낙관하며 지난 2004년 3월 당시 탄핵 후폭풍으로 초토처럼 변한 한나라당의 대표를 맡으면서 천막당사에서 한나라당을 다시 일으켜낸 특유의 근성을 보였다. 그는 이어 "거친 비바람과 검은 먹구름 위에는 언제나 태양이 빛나고 있음을 생각한다면…"이라며 글을 마무리 지었다.

    정치권에서는 박 전 대표가 정중동의 '본격적 정치행보'를 시작한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그는 당내 최고·중진연석회의의에 6주째 결석하는 등 공식 행보에는 말을 아끼는 상태지만 각계와의 스킨십을 강화하며 정치적 보폭을 넓히고 있다. 실제로 박 전 대표는 지난달 23일엔 당내 여성 초선 의원들과 만났고, 29일엔 의원 공부모임인 '여의포럼' 만찬에 참석하는 등 외연을 확대하면서 기존 지지세력을 공고히 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다음은 박 전 대표의 글 전문.

    고해(苦海)…

    경제도 어렵고 여러가지 일들로 하루하루가 힘겨운 요즘, 

    인생은 고해(苦海)라는 말이 새삼 가슴에 다가온다.


    살아가는 동안 굽이굽이에 온갖 비바람과 힘든 고비도 많은 것이 인생인 것 같다.

    그러나, 어떤 상황 속에서도 오로지 등대를 향해 한 길로 나아가는 배와 같이 

    모든 분들이 자신만의 삶의 등대를 갖고 흔들림 없이 나아갈 수 있다면…

    긴 기다림 속에서도, 

    어두움은 반드시 걷히고 빛은 우리에게 찾아올 것이다.


    거친 비바람과 검은 먹구름 위에는 

    언제나 태양이 빛나고 있음을 생각한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