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나라당 이명박 대선후보의 ‘토론 기피’에 당내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당내 경선 때부터 이 후보를 도왔던 전여옥 의원은 27일 “한나라당은 왜 링 밖 관람석에서 구경만 하느냐”며 토론회에 불참하고 있는 이 후보를 정면으로 비판했다.

    이 후보는 한국불교종단협의회 토론회(21일), 한국노총과 MBC의 노동·사회분야 토론회(23일)에 불참한 것을 물론 다음달 1일과 2일 MBC와 KBS가 준비하고 있는 빅3(이명박·정동영·이회창) 토론회 참석에도 회의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나경원 대변인은 “토론회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며 “민주노동당 권영길 후보가 제기한 토론방송금지 가처분 소송이 진행 중이고 다른 후보도 합의하지 않았다”는 이유를 댔다. 그러나 이 같은 해명은 당내에서도 설득력을 얻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다.

    전 의원은 이날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지난 일요일 밤 심야토론을 지켜보다 한마디로 경악했다. 다른 당에서는 다 나왔는데 한나라당은 ‘불참’한 것이다”며 “너무도 기막혔다. 설령 5대1로 일방적으로 두들겨 맞는 한이 있더라도 한나라당은 그 자리에 있어야 했다”고 비판했다. 전 의원은 “BBK 관련한 토론에는 나가지 않는다는 당의 원칙도 옳지 않다”며 “국민들은 지금 이 후보를 지지하면서도 불안해하고 있다. 이런 국민들의 불안함에 대해 ‘안심하시라’는 한마디를 하기 위해서도 한나라당은 토론에 참여해야 한다”고 쓴소리 했다.

    그는 “선거는 전쟁이다. 선거전은 링에 올라가 글로브를 끼고 한편이 완전히 패배를 인정할 때까지 강펀치를 주고받으며 싸우는 것이다”며 “그런데 한나라당은 왜 링 밖 관람석에서 구경만 하고 있느냐. 이렇게 나약하고 겁 많은 정당에게 국민들이 어떻게 피폐하고 곤궁한 삶을 기대하겠느냐”고 질책했다. 그는 “강한 자만이 약자를 대신해 싸울 수 있다. 강한 체력과 정신력을 지닌 스포츠 선수만이 우리의 땀과 열정을 대신하는 것이다”며 “강한 정당만이 이 나라 이 국민을 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나라당, 기호 2번 야당이다. 야당 전사들은 들판에서 꿋꿋하게 싸운다. 온실이 아니라 바람 불고 비 쏟아지는 들판에서 상처를 입으며 마지막 남은 젖 먹던 힘까지 다 해 싸우는 것이다”며 “야당의 전사답게 링 위에서, 비바람 몰아치는 들판에서 싸워달라”고 소속 의원들이 ‘야성’을 가질 것을 촉구했다.

    그는 “대선이란 선거 과정은 후보의 유세부터 모든 방송토론, 신문 인터뷰, 대국민 접촉을 포함하는 것”이라며 “당연히 TV토론은 그 과정 중에 하나다. 한나라당은 가장 큰 지지를 받는 정당이자 당선 가능성이 가장 유력한 후보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대선 때 ‘한나라당 의원들 섭외하기 너무 어렵다’ ‘이회창 후보를 대표해서 다른 당 의원들과 토론하는 데 자신이 없는지 만날 거절이다’ ‘보수쪽에서도 섭외하기 어렵다’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이 선거 한나라당 지겠군’ 했다”며 “문제는 2007년 한나라당 대선도 똑같은 현상이 벌어진다는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