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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이명박 대선후보가 대선 체제로의 당 조직 개편에 박차를 가하는 모습이다. 이 후보는 24일 “당 선거대책위원회를 빨리 구성해 본선에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당 이미지 개선을 위한 외부 조사를 지시하는 등 당 혁신 작업에도 시동을 걸었다.
이 후보는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주요 당직자들로부터 첫 당무보고를 받은 자리에서 “우리가 여당보다 빨리 대선후보를 확정했으니 여당이 경선을 진행하는 동안에라도 선대위를 구성해야 하지 않겠느냐”며 이같이 말했다고 나경원 대변인이 전했다. 이 후보는 황우여 사무총장이 대선 관련 타임스케줄을 보고하면서 대선기획단은 9월 중순경에, 선대위는 추석 이후에 발족할 예정이라고 하자 “대선기획단은 준비되는 대로 빨리하자”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후보는 또 “외부에서 보면 한나라당의 이미지를 바꿔야 한다. 여태까지 외부에서 국민들이 한나라당을 어떻게 보고 있느냐”고 물은 뒤 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소에서 조사한 결과가 있다는 배석자의 보고에 “자체 조사보다는 외부에 용역을 맡겨 국민들이 한나라당을 어떻게 보는지 파악해서 고쳐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한나라당은 이날 중으로 관련 부서 회의를 즉각 소집해 국민이 갖고 있는 당 이미지에 대한 조사 방법을 논의하기로 했다. 황 사무총장은 “오늘 중으로 실무회의를 해서 여론조사 형식으로 할지를 결정하겠다”며 “외부 전문기관에 맡길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는 당 경선후보들이 내놓은 공약들을 종합 정리한 이주영 정책위의장의 보고에 “좋은 거니까 다 받아들여야지”라고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후보실에서 2시간 30분가량 진행된 당무보고에는 1차 황 사무총장과 박계동 전략기획본부장, 김학송 홍보기획본부장에 이어 2차로 이주영 정책위의장, 이병석 원내수석부대표, 임태희 여연 소장이 참석해 당 재정 상황 등 당무 전반에 대해 이뤄졌다. 이 후보와 주요 당직자들은 국회 대표최고위원실 벽면에 박근혜 전 대표와 이 후보가 꽃다발을 주고 받으며 환하게 웃는 사진이 걸려 있는 것을 두고 “백만불짜리”라고 한다는 말에 파안대소가 쏟아지는 등 시종일관 화기애애한 분위기였다고 한다.
이 후보는 “오늘은 코멘트 하지 않고 보고만 받겠다”며 주로 듣기만 했으나 개선이 필요한 점 등에 대해서는 자신의 의견을 명확히 전달하는 모습을 보였다. 보고를 마치고 나온 한 당직자는 “대화형으로 진행됐다. 이 후보가 핵심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즉각 반응을 보였다”며 “현장에서 아무 거리낌 없이 이야기해서 ‘복심이 어떨까’ 하는 고민을 할 필요가 없었다”고 말했다.
당 최고위원 중 유일하게 참석한 이재오 최고위원은 이 후보가 당무 보고를 받는 내내 자리를 지켰으며 캠프 비서실장을 지낸 주호영 의원도 함께 했다. 이 최고위원의 배석에 대해 이 후보 측에서는 “이 최고위원이 당무에 밝으니까 같이 있는 게 좋다고 판단한 것 아니겠느냐”며 “배석자에 대해서는 당에 일임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당에서 이 후보의 당무보고에 최고위원들의 참석을 요청한 적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후보는 여의도 한 중식당에서 당 경선준비위원회, 검증위원회 등 당 경선대책 기구 관계자들과 오찬을 함께 한 뒤 오전에 이어 오후에도 당사에서 당무보고를 받을 예정이다. 또 저녁에는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리는 한나라당 보좌진협의회(한보협) 주최 ‘2007 국정감사 및 대선 압승을 위한 워크숍’에 참석해 축사를 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