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부동산 투기 의혹’ 등으로 핵심지지층인 수도권과 화이트칼라층이 흔들리면서 상당한 내상을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와의 지지율 격차도 좁혀졌다.

    10일 내일신문-한길리서치 정례여론조사에서 이 전 시장은 지난달보다 5.3%P 하락한 36.7%의 지지율을 얻은 반면, 경쟁자인 박 전 대표는 6.4%P 오른 29.4%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두 후보간 지지율 격차는 19.0%P차에서 7.3%P차로 좁혀졌다. 지난해 10월 이후 동일 기관에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두 후보의 지지율 격차가 10%P 이내로 좁혀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전 시장은 자신의 ‘텃밭’인 서울지역에서 큰 타격을 받았다. 서울 지역 지지율이 10.7%P나 빠져 39.2%에 그쳤으며 또 다른 핵심지지층인 화이트칼라층에서도 11.0%P 하락(47.7%→36.7%)했다. 이 전 시장에게서 이탈한 화이트칼라층이 박 전 대표와 손학규 전 경기도지사에게 옮겨간 것도 뼈아픈 점이다.

    이 같은 핵심지지층 이탈은 이 전 시장을 둘러싸고 연이어 제기되는 ‘부동산 관련 의혹’ 등이 상당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조사됐다. 응답자의 64.6%가 이 전 시장에 대해 ‘부동산 투기 및 은닉의혹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으며 ‘근거 없는 네거티브 공세라고 생각한다’는 응답자는 24.6%에 불과했다. 최근 제기된 의혹이 ‘정부 측의 이명박 죽이기’라는 이 전 시장 측 주장에 대해서도 공감(34.1%)보다는 ‘자신에게 쏠리는 의혹을 피하기 위한 근거 없는 주장’(46.6%)이라는 의견이 더 많았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이 전 시장은 박 전 대표와의 검증공방으로 이미지까지 나빠졌다. ‘최근 대선주자들에 대한 주위의 여론은 과거에 비해 어떠냐’는 질문에 이 전 시장의 경우 ‘나빠졌다(매우+조금)’는 응답이 48.8%로, ‘좋아졌다(매우+조금)’는 응답(20.9%)보다 각각 두 배 이상 높게 나왔다. 부정적 인식과 긍정적 인식의 차이가 -27.7%P로 이 신문은 “이 전 시장에 대한 시중 여론이 상당히 악화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했다.

    이 전 시장에 대한 부정적 여론은 그가 강세를 보여 온 30대(54.8%), 40대(52.9%)와 서울지역(54.2%)에서 특히 높게 나타났다. 한나라당 지지층에서도 ‘나빠졌다(48.6%)’는 응답이 ‘좋아졌다(23.7%)’는 응답보다 높게 나왔으며 박 전 대표와 치열한 세 대결을 벌이는 영남권에서도 ‘나빠졌다’는 반응이 ‘좋아졌다’는 반응보다 13%P 높았다.

    반면 박 전 대표에 대한 여론은 이 전 시장과 반대로 나타났다. ‘좋아졌다’는 반응이 29.1%로 ‘나빠졌다(20.5%)’보다 8.6%P 높았다. 박 전 대표에 대한 긍정적인 여론은 특히 40대에서 높게 나타났다.(‘좋아졌다’ 31.7%, ‘나빠졌다’ 14.9%), 그 중에서도 남성층에서의 여론 호전(‘좋아졌다’ 46.7%, ‘나빠졌다’ 15.5%)이 두각을 보였다.

    이번 조사는 지난 8~9일 전국 19세 이상 남녀 900명을 대상으로 전화면접조사방식으로 실시했으며 표준오차는 95%신뢰도에 ±3.26%P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