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3월 19일 한나라당을 탈당한 손학규 전 경기도지사가 탈당 3개월여만에 자신의 지지세력을 결집시켰다. 손 전 지사가 상임고문으로 있는 '선진평화연대'는 17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에서 창립대회를 열었다.

    손 전 지사는 격려사에서 한나라당의 유력 대선주자인 이명박 전 서울시장의 대표공약 '한반도 대운하'를 비판했다. 그는 "지금 과거 회귀 세력은 국민의 눈을 현혹시키고 있다. 두 눈을 크게 뜨고 바라봐야 한다"며 "경부운하는 과연 누구를 위한 경제냐. 대규모 토목공사로 몇몇 건설업자를 배불릴 수는 있지만 경제도 살릴 수 없고, 국민을 잘 살게 할 수는 없다"고 비난했다.

    그는 "토목국가가 21세기 지식기반사회에서 선진국이 되는 길이 아닌 것은 삼척동자도 다 알고 있는 상식"이라며 "경제는 막연한 구호로, 국민을 현혹하는 공약으로 되는 것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그는 "개발시대의 독선적 리더십은 지금 안 된다. 대한민국의 미래를 이끌 수 없다. 환경과 생명을 외면하는 리더십은 올바른 지도력이 아니다"면서 "합리적인 리더십, 미래지향적인 리더십, 통합과 상생의 리더십, 글로벌 리더십, 국민 속에 들어가 함께 어울리고 국민과 아픔을 같이하는 리더십을 가진 지도자가 대한민국에 희망을 싹을 틔우고 대한민국을 품격 있는 선진사회로 만들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손 전 지사는 이어 '친정'인 한나라당을 겨냥했다. 그는 "한나라당의 얼굴이 돼 한나라당을 바꾸겠다는 나의 꿈은 허망했다. 한나라당은 내 꿈을 받아들이지 않았다"며 "한나라당의 얼굴이 되려면 개혁과 평화를 향한 내 이상을 포기해야 했다. 그럴 수는 없었다. 내가 정치를 하는 목적을 포기할 수는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솔직하고 겸허한 마음으로 내 실패를 받아들인다. 내 치열한 노력이 부족했음을 인정한다"면서 "변화된 한나라당, 시대를 선도하는 한나라당을 기대했던 사람들에게 죄송한 마음을 금할 길 없다"고도 했다.

    그는 대한민국의 현실에 위기감을 나타내며 "지금 대한민국은 앞서가는 일본과 쫓아오는 중국 사이에 끼여 벼랑 끝에 서 있다"면서 "과거와 내부적인 투쟁에만 매몰돼 선진국의 진입과 좌절의 갈림길에 서 있다. 또 냉전과 대결로 후퇴하느냐 평화와 번영으로 전진하느냐는 선택의 기로에 있다"고 주장했다. 

    "선진평화연대를 국민대통합의 근거지와 전진기지로"

    손 전 지사는 "이제 우리의 꿈을 실현하고 벼랑 끝에 선 대한민국을 구하기 위해 새로운 정치세력의 구심점, 선진평화연대를 만들었다"며 "선진평화연대가 대한민국의 새로운 희망, 새로운 미래"라고 역설했다. 그는 "추진위원이 벌써 3000명을 넘어선 선진평화연대는 창립대회에 만족하고 머물러 있어서는 안 된다"면서 "이 창립대회를 출발점으로 해서 새로이 힘을 모아 지역과 이념과 계층을 아우르고, 두루 뭉쳐서 국민대통합을 해야 한다"고 '통합'을 강조했다. 또 "국민에게 새로운 희망을 주고 감동을 선사하는, 국민대통합의 근거지와 전진기지가 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손 전 지사는 이어 "선진평화연대는 새로운 시대정신을 담아야 한다"며 "6월항쟁으로 쟁취된 민주주의를 더 발전시키고, 615 공동선언의 평화를 더 진전시켜야 한다. 사회경제적 민주화를 더욱 더 전진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분열과 갈등, 무능과 오만의 정치로는 선진으로 갈 수 없다"면서 "부패와 권위주의, 냉전 수구 세력에게 나라를 맡길 수는 없다. 이제 유능한 민주화세력과 실용적 개혁세력이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6·15 공동선언과 햇볕정책은 앞으로도 계승 발전돼야 한다"며 "과거 회귀적인 냉전세력이 집권하면 그동안의 평화체제가 한순간에 물거품이 될지 모른다. 다시 냉전시대로 후퇴하게 될 것"이라고 한나라당을 거듭 겨냥했다.

    정치권에서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 '통합'에 대해 그는 "국민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정치인들을 위한, 정치인들이 필요로 하는 통합이 아니다"며 "대한민국의 통합, 국민을 위한 통합, 국민의 생활이 중심이 되는 통합"이라고 주장했다. 손 전 지사는 "좌우를 뛰어넘고, 동서를 아우르고, 남북을 합치는 통합의 정치가 돼야 한다"며 "이제 분열과 갈등을 극복하고, 모두가 뭉쳐 함꼐 나아가는 융화동진의 새 길로 나아가자"고 제안했다.

    손 전 지사는 또 "국민대통합을 위해 내가 한 알의 밀알이 된다는 자세도 어떤 역할도 마다하지 않겠다"며 "앞으로의 5년이 가장 중요하다. 앞으로의 5년이 대한민국의 50년을 좌우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 모두 손에 손잡고, '건강한 대한민국', '선진평화의 대한믹국'을 향해 한 발 한 발 전진해 가자"고 말했다. 

    정세균 "손에 손잡고 대통합 추진하면 성공할 것"
    김한길 "대통합세력의 대표주자 손학규와 이명박-박근혜 가상대결하면 뒤지지 않을 것"


    정세균 열린우리당 의장은 축사에서 "민주개혁진영의 대통합을 추진하고 있는 열린당의 대표인 내가 오늘 이 자리에 와서 함께 한 정치지도자들을 보니까 대통합의 길이 바로 여기에 있다는 생각을 했다"며 "손 전 지사가 앞장서서 이 자리에 함께 한 여러 정치인들과 손에 손잡고 대통합을 추진한다면 분명 대통합은 성공할 것이고 선진평화연대가 뜻하는 여러분의 꿈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한길 중도개혁통합신당 대표는 "난 손 전 지사가 한나라당을 박차고 뛰어나온 것을 정말 잘한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여론조사 결과를 유심히 보고 있는데, 한나라당을 근거로 한 이 전 시장과 박근혜 전 대표와 아직은 뒷받침 당이 없는 손 전 지사의 비교는 무의미하다"고 지적헀다. 김 대표는 "중도개혁세력이 대통합을 이루고 대통합세력의 대표주자로서의 손 전 지사를 그들과 견준다면 오늘이라도 이 전 시장과 박 전 대표에 대해서 손 전 지사가 결코 뒤지지 않을 것"이라고도 했다. 김근태 전 열린당 의장은 "손학규는 마음과 비전이 크다"며 "여러분과 함꼐 손 전 지사가 국민과 함꼐 대장정에서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을 믿는다"고 했고, 박형규 목사는 "인내천을 생각하고, 우리 정치는 하나가 돼야 한다는 사실을 확신하게 된다"고 축사했다.

    한편,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은 영상메시지를 통해 "손 전 지사는 시대가 요구하는 대통합의 정신을 이끌어내는 훌륭한 지도자라고 확신한다"고 했고, 천정배 민생정치모임 의원은 "이름 그대로 이 나라를 선진국으로 만들고 한반도에 평화를 정착시켜서 모든 국민이 특히 어려운 서민이 안정된 나라를 만드는 데 크게 기여하기 바란다"고 축하했다. 김혁규 의원은 "손 전 지사 요즘 매우 힘들텐데, 용기를 잃지 말고 힘내라"고 했고, 김두관 전 행정자치부 장관은 "국민의 사랑과 지지를 받는 정치세력으로 성장하길 거듭 기원한다. 손 전 지사와 선진평화연대가 새로운 대한민국의 중심에 서줄 것을 진심으로 기원드린다"고 말했다. 또 신기남 의원은 "선진평화연대에는 온 국민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는 손 전 지사가 참여하고 있다고 해서 더 기대가 크다. 큰 역할해줄 것을 부탁드리고 기대한다"고 했다. 

    이날 창립대회에는 상당수의 국회의원들과 정치인들이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한나라당을 제외한 당의 대표나 대표 대리인이 참석했고, 종교계 인사, 프로게이며 이윤열씨, 만화가 이현세씨 등과 선진평화연대 회원을 중심으로 한 일반인 1만 2000여명이 참석했다.

    참석의원=강봉균 강창일 권선택 김교흥 김근태 김덕규 김명자 김부겸 김성곤 김영주 김영춘 김원웅 김진표 김효석 노현송 문희상 민병두 박기춘 변재일 서갑원 서혜석 송영길 신국환 신기남 신중식 신학용 안영근 양형일 오영식 우상호 우제항 유선호 이근식 이목희 이미경 이상경 이석현 이시종 이종걸 임종석 전병헌 정봉주 정의용 정장선 조경태 조배숙 조정식 주승용 지병문 채수찬 최성 최인기 최재성 한광원 홍재형 김한길 박상돈 심재덕 원혜영 정세균 제종길 오제세 한병도 노웅래 문병호 우제창 김혁규 장영달

    그외=박석무 서석재 심재권 정한용(전 의원), 김두관 전 행자부 장관,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 정균환, 이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