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열린우리당 붕괴가 기정사실화 됨에따라 당내 친노(親盧)그룹의 향후 거취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당 사수냐, 대통합이냐 하는 기로에서 선택을 강요받고 있는 모습인데, 더불어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현재까지는 당 사수에 방점을 찍고 있는 상황이지만 적잖은 기류 변화 조짐도 감지되고 있다.

    일단은 ‘열린당=친노잔류세력’이 될 공산이 크다. 이후, 노무현 대통령의 ‘친위대’로 평가받는 ‘참여정부평가포럼(참평포럼)’과 함께 세력화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그런 다음, 후보단일화의 방식을 통해 올 연말 대선을 치를 것이라는데 범여권의 시선이 일치한다.

    노 대통령이 대통합신당 창당 보다는 후보단일화쪽에 방점을 찍고 있는데다가, 최근 노 대통령의 노골적인 대결구도 조성이 이런 측면과 맥을 같이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해찬 전 국무총리와 한명숙 전 총리, 그리고 유시민 전 보건복지 장관 등 대선 후보군을 갖추고 있다는 점도 당 사수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그러나, 최근들어서는 이런 예상과 달리 친노진영의 적잖은 기류 변화 조짐도 감지되고 있다. 대통합이라는 대세를 따라야 하지 않겠느냐는 것인데, 이 전 총리를 중심으로, 당 지도부의 질서있는 대통합 추진에 힘을 실어야 하지 않겠느냐는 고민이 일고 있는 것.

    실제 이 전 총리는 당내 친노진영 의원들에게 대통합 신당 동참을 설득하고 있는 것으로도 알려지고 있다. 이와 관련, 이 전 총리측은 6일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기존의 스탠스에서 달라진 것은 없다”며 “당 지도부와의 교감 속에 질서있는 대통합이 기존 스탠스였다”고 말했다.

    당 사수보다는 당 지도부가 현재 추진하고 있는 제3지대 신당이 불가피하다는 판단을 내보인 것으로 해석된다. 때문에, 일부가 당 지도부의 교감하에 진행되고 있는 제3지대 신당 창당에 동참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다. 

    이런 상황에서 이 전 총리는 이날 오후 충북대에서 '6.10 항쟁 20주년 기념' 특강을 가지며, 8일에는 당 동북아평화위원회 소속 의원들의 주최로 열리는 인천대 강연에 나선다. 이 자리에서 질서있는 대통합을 강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한명숙 전 총리의 행보도 관심거리인데, 한 전 총리는 이날 대통합을 주문하고 있는 김대중 전 대통령(DJ)를 예방한다. 한 전 총리는 친노 주자로 분류되면서도 그간 대통합에 방점을 찍고 시민사회세력과 범여권의 통합세력 등과 교감을 쌓아왔던 상황이다.

    열린당 와해의 현실화와 더불어 친노진영 내부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는 형국이다. 이 과정에서 노 대통령의 노골적인 대결구도 조성에 따른 정치적 상황 변화가 이들의 결단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