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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도개혁통합신당(열린우리당 탈당파)과 민주당이 ‘중도통합민주당’(이하 통합민주당, 가칭) 신당을 창당키로 합의하고 4일 오후 3시 국회에서 통합선언식을 갖는다. 이로써 통합 논의를 놓고 범여권은, 이들의 합당을 ‘소통합’이라고 비판했던 열린우리당과 통합민주당이라는 양당 구도속에서 본격적인 세대결이 불가피하게 됐다.
당장 통합민주당 창당은 열린당내 원심력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열린당 소속 의원들의 탈당 동요를 일으켜 범여권의 이합집산을 불러올 것이라는 관측이다. 또한 이들 두 당간의 합당은 지리멸렬한 범여권의 통합에 있어 일정부부 가시적인 성과로 비쳐지면서 정세균 체제의 열린당 지도부를 압박할 공산도 클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미 15일 탈당을 예고한 정대철 상임고문을 비롯 김덕규, 문학진 의원등 소위 추가 탈당파 의원들이 통합민주당에 합류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또 이미 탈당한 의원들의 통합민주당 합류도 가시화되고 있다. 당장 유선호 의원이 4일 민주당 입당을 통한 중도통합민주당에 참여하기로 선언했다. 두 당의 합당으로 인한 33석에, 추가 탈당을 통한 신당 합류 움직임까지 더해지면서 40~50명 규모로 통합민주당이 출발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그러나 박상천 민주당 대표의 ‘특정 인사 배제’를 둘러싼 해석차가 여전한 만큼, 신당 창당을 둘러싼 논란의 여지는 남아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통합민주당 창당이라는 합의는 이뤄냈지만 박 대표의 ‘배제론이 철회된 것인지, 아직도 유효한 것인지’가 불분명하다는 것이다. 자칫 이들 두 당간의 신당 창당이 ‘소통합’에 머물 공산이 크다는 것이다.
민주당도 중도개혁통합신당과의 신당 창당 합의가 ‘배제론 철회’로 해석돼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박 대표도 배제론 철회가 아니라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때문에 열린당 내에선 ‘소통합’인 통합민주당 창당이 오히려 민주당내 대통합론자들의 동요를 불러올 수 있다는 관측이다. 신당 창당 합의 과정에서의 이견 차이로 배제론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합당 합의문에 담지는 않았지만 추후 통합수임기구를 통한 세부적인 합당 진행 과정에서 ‘배제론’에 대한 논의가 불거질 개연성이 다분한 만큼, 언제든지 갈등의 불씨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는 것이다.
열린당의 핵심 당직을 맡고 있는 한 의원은 “오히려 합당이 ‘소통합’으로 귀결될 공산이 크다”면서 “이럴 경우, 민주당내 동교동계를 비롯 대통합론자들의 이탈로 두 개의 민주당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의원은 또 “박 대표가 배제론을 고수하는 경우, 자칫 ‘DJ에게 반기’를 드는 사상 초유의 모습으로 비쳐지면서 동교동계가 가만히 있질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