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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을 탈당한 후 '인물대장정'을 시작하겠다고 선언한 손학규 전 경기도지사가 22일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을 치켜세워 눈길을 끌었다. 손 전 지사는 이날 정 전 의장의 출판기념회에 참석해 "정 전 의장이 계속 (나와의) 연대를 원해왔지 않느냐"면서 "축하를 마음껏 할 수 있었다는 게 커다란 영광이었다"고 말했다.
'정운찬-정동영-손학규'연대설에서 정운찬 전 서울대총장의 불출마 선언 후 남은 '정동영-손학규' 연대에 관심이 쏠린 것은 당연한 일.
손 전 지사는 지난 20일 김대중 전 대통령을 만난 것과 관련, "김 전 대통령도 평화에 굳은 의지를 갖고 많은 일을 해왔다"면서 "통일을 위한 그 길이 국민 모두의 길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또 "한반도 평화체제를 경제공동체로 (발전시켜)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 전 의장과 손 전 지사의 성을 따 "'손'잡고 '정'답게"라는 말이 행사장에서 많이 나오고, 의미를 부여하는 데에 손 전 지사는 "정 전 의장의 잔칫날에 와서 마음껏 축하하고 기뻐해야겠다"고 말을 돌렸다.
그는 축사를 통해 "정 전 의장은 앞을 보고, 멀리 보는 사람"이라며 "개성에서 파리까지 철의 실크로드를 열겠다는 원대한 꿈을 가진 사람"이라고 치켜세웠다. 또 "나는 정 전 의장의 큰 꿈과 큰 통을 진작부터 보고 있었다"며 "정 전 의장은 남북관계 개선에 크게 기여하고 공로를 크게 만들어놨다"고 주장했다.
손 전 지사는 정 전 의장과의 인연을 소개하며 한나라당에 있던 시절이 나오자 말을 얼버무렸다. 그는 "정 전 의장이 15대 때 국회에 들어왔을 때, 어느 날 내게 전화해서 '후원회에 와서 축사를 해달라'고 했다"며 "정 전 의장이 당도 다른 나한테 와서 축사를 요청한 것이다. 내가 한나라당에 있을(때였는데)…"라고 말했다. 또 "정 전 의장이 얼굴만 잘 생기고 말만 잘 하는 줄 알았더니 통이 크다는 생각을 그때부터 했다"고 말했다.
그는 "며칠 전 평양에 가서 많은 변화를 느꼈고, 이제 한반도 평화는 거스를 수 없는 큰 흐름이고 대세라는 것을 볼 수 있었다"면서 "남북 평화체제로 가는 그 발길이 착착 진행된다면 한반도는 분단체제를 벗어나서 평화체제로 가는 길, 그 길목에 서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그 길목을 정 전 의장이 탄탄히 닦아 놨다"고 했다.
손 전 지사는 "세계가 한반도 평화의 길로 가는데 우리나라에서 평화의 길을 가로막고 평화의 길로 가는 발목을 잡는것은 할 일이 아니다"며 "우리는 분명히 평화의 길로 가는 정권을 반드시 창출해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평화의 길을 앞에 두고 분단이 고착되는 그런 평화가 아닌 통일로 가는 평화의 길을 열어가는 정 전 의장의 앞길에 무한한 영광이 있길 기원한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 개인 자격으로 참석했다는 유종필 민주당 대변인은 뉴데일리와 만나 "정치정세가 어떻게 변할지 모르니, 정 전 의장도 함께 갈 수 있는 세력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정 전 의장은 연설에서 "손에 손잡고 정답게 하나가 될 것을 제안한다"고 말해 주목받았다. 손 전 지사의 성과 자신의 성을 딴 언어유희를 했기 때문이다. 그는 한나라당의 두 유력 대선주자의 '한반도 대운하' '열차페리'를 겨냥, "철조망 안에서 운하를 파고, 철조망을 피해서 페리로 연결하자는 생각이 낡은 기득권적 발상"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국민은 이 땅의 평화세력, 민주세력, 개혁세력이 하나가 되라고, 통합을 하라고 명령하고 있다"면서 "뿔뿔이 흩어진 민주세력과 개혁세력을 하나로 묶어내는 데 나의 모든 것을 바쳐 헌신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축사에서 정세균 열린당 의장은 "정 전 의장은 한 발자국 앞서가는 정치인"이라며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을 이끄는 큰 기관차의 기관사가 될 사람이 정 전 의장"이라고 말했다. 정 의장은 대통합에 대해 "함께 하면 무엇이든 해낼 수 있다"면서 "민주개혁진영이 대동단결하고 시민사회의 깨끗함과 전문가집단의 유능함이 함께 모이는 대통합을 이룩한다면 우리가 하고자하는 모든 일을 달성할 수 있다"고 '대통합'을 거듭 주장했다.
김한길 중도개혁통합신당 대표는 "정 전 의장과 나는 96년에 국회에 입성한 정치동기생"이라며 "이렇게 저렇게 도우면서 여기까지 왔다. 중도개혁 민주평화세력의 위기를 정 전 의장 특유의 결단과 추진력으로 반드시 돌파해낼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김근태 전 의장은 "개성에서 파리로 기차가 출발하는 날, 정 전 의장과 내가 함께 개성역 광장에서 춤판을 벌이겠다"면서 "대통합 해야 한다. 대통합은 시대정신이고 대의이고 대세라고 확신한다. 파리행 기차는 내일로 미뤄두고 대통합으로 가는 열차를 타는 오늘이 되길 바란다"고 기대를 나타냈다.
한명숙 전 국무총리는 "1930년대에는 용산역에서 파리행 기차표를 팔았다"면서 "평화의 길을 뚫고 평화를 만들어내는 한가운데에 언제나 정 전 의장이 있었다"고 말했다. 천정배 민생정치모임 의원은 "정 전 의장은 지난 10년의 정치역정동안 시대적 사명을 누구보다 앞장서서, 치열하게 책임있게 감당하고 왔다"며 "대통합의 길에 정 전 의장을 앞세우고 나도 협력해서 여러분과 함께 가겠다"고 했다. 조세형 고문은 "정 전 의장의 책에 흐르는 기본정신은 결국 통일, 통합정신"이라고 말했다.
◇참석자 명단=강길부, 강창일, 김교흥, 강혜숙, 김낙순, 김덕규, 김두관, 김명자, 김영주, 김원기 전 의장, 김원웅, 김완주, 김재윤, 김재홍, 김태홍, 김한길, 김현미, 김희선, 김근태, 노영민, 노웅래, 문병호, 노현송, 문학진, 문희상, 민병두, 박명광, 박병석, 박상돈, 박영선, 이한동, 서혜석, 선병렬, 손학규, 송영길, 신건, 신명, 신국환, 신기남, 신학용, 안민석, 양승석 장군, 안영근, 양형일, 오영식, 우윤근, 원혜영, 유승희, 유승민, 유인태, 유기홍, 유필우, 이강래, 이강래, 이근식, 이목희, 이미경, 이상경, 이용희, 이은영, 이인영, 임기란, 임종인, 장향숙, 장복심, 장영달, 장기표, 정동채, 정세균, 정청래, 주승용, 지병문, 조기숙, 채수찬, 천정배, 최규성, 최규식, 한광원, 한명숙, 홍재형, 김기문, 한병도, 최열, 최성, 홍창선, 최재성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