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나라당 중도파 의원모임인 '당이 중심이 되는 모임'(중심모임) 회장인 맹형규 의원이 28일 4·25 보궐선거 참패 후 이명박·박근혜 두 후보 간의 갈등 양상에 대해 쓴소리를 했다. 맹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프로그램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두 후보의 (선거참패 후) 반응에 실망했다"면서 "현재 한나라당은 남북한만 있고 가운데는 판문점처럼 '이명박당' '박근혜당'만 있고 한나라당은 없다"고 말했다.
논란이 일고 있는 박근혜 전 대표의 27일자 중앙일보 인터뷰에 대해 그는 "바람직하지 않다"며 "지금은 당 내부에서 네 탓, 내 탓 할 때가 아니지 않느냐"고 비판했다. 맹 의원은 "양쪽의 반응이 오고 가는 걸 보면서 많이 실망했다"며 "선거가 끝나자마자 책임공방을 벌이고 있는 것은 대단히 잘못됐다"고 꼬집었다. 또 "양측 모두 선거 결과에 겸허하게 책임지는 모습을 보이고 자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맹 의원은 당의 분위기를 '판문점'에 비유했다. 그는 "판문점에 가면 가운데는 아무도 없고, 북한과 남한만 있다"면서 "현재의 당 상황은 '이명박당' '박근혜당'만 있고 한나라당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선거 패배는 한나라당에 약이 될 것"이라며 "한나라당을 지지하는 국민이 불안해하고, 당원과 의원들도 위기의식이 고조되기 있기 떄문에 자제하는 상황으로 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맹 의원은 선거참패의 원인으로 '당 지도부 내부의 갈등'을 언급하면서도 '당 지도부 일괄사퇴'에는 향후 정치일정상 어려움이 있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그는 "지도부 내부에서 대리전 하듯이 서로 치고 박는 모습에 국민이 많이 실망했다"며 "이번 선거 패인의 하나"라고 지적했다. 맹 의원은 이어 "지금 같은 생황에선 당 지도부는 당연히 사퇴하는 게 맞다"면서 "그래야 민심을 조금이라도 수습하고 대선으로 가는 데 필요한 과정"이라고 주장했다.
맹 의원은 지도부가 내놓는 쇄신안에 일단 기대를 걸어본다는 의견을 표시했다. 그는 "새 지도부를 뽑기 위해선 전당대회를 치러야 되는데, 8월에 경선, 12월에 대선이 있다"면서 "지금 같은 분위기에서 전대를 치렀을 땐 (이-박의) 대리전 양산이 벌어져 양 캠프에서 올인을 해서 치고 박고 붙어버리면 당이 완전히 두 조각 난다"고 우려했다.
맹 의원은 해결방법으로 "당 지도부가 모든 것을 다 던져버리고 비상대책위원회를 만들어 전권을 주는 방법이 있을 수 있다"며 "또 지도부의 충원 혹은 당직개편을 통해 당을 추스르는 경우엔 당원들에게 재신임을 받는 절차가 필요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당 쇄신안의 핵심은 당의 중심성의 회복돼야 된다는 것"이라고 강조하며 "완전히 후보들한테만 힘이 실려있는 그런 당으론 이런 부작용이 치유되기 어려울 것"이라고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