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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국회 기자실 앞에선 일대 '소동'이 벌어졌다. 장애인의 학습권을 요구하는 시민단체 회원들이 국회의사당 정론관(브리핑실) 앞에서 기습 시위를 벌인 것. 전국장애인교육권연대 소속회원 60여명(국회 면회실 10여명 포함)은 국회 법사위에 계류중인 장애인교육지원법의 4월 임시국회 처리를 요구하며 농성을 벌였다.
장애인 학생을 둔 부모들이 대부분인 이 회원들은 서울의 각 지역을 비롯해 울산, 경남 창원 등 전국 각지에서 올라왔다. 전국장애인교육권연대 고경만 집행위원장은 "양당 정책위의장과의 면담 약속이 잡혀 있어서 왔는데 입장을 허가하지 않고 비서관을 보내서 서류로 제출하라고 했다"며 "정책위의장을 만날 때까지 농성을 계속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들은 국회 면회실을 통해 기습적으로 진입했으며 이를 막으려던 국회 경위들과 몸싸움을 벌였다. 이 단체는 지난 4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노무현 대통령의 장애인차별금지법 서명 행사 때도 노 대통령 앞에서 기습 시위를 하기도 했다. 국회는 출입기자들도 보도증 없이는 들어올 수 없다.
농성을 지켜보고 있던 한 경위는 "정확하게 기억나지 않지만 89년 이후에 이런 시위는 처음"이라면서 "예전에는 그래도 사전 정보가 있었지만, 이번엔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저 사람들이 말하는 내용에는 공감하는 바도 있지만, 이렇게 하면 곤란하다"며 "절차적으로…"라고도 했다. '약자'인 그들을 비판하는 것에 조심스러워 하는 모습이었다. 또 다른 경위는 "진압했을 뿐인데 성추행 운운하더라"며 "나도 양복단추 다 떨어졌다"고 험악했던 몸싸움 분위기를 전했다.
국회의 기자실 쪽 출입문 앞에 서 있던 경위는 "언론의 주목을 엄청 받았으니 소기의 목적을 이미 달성한 것 아니냐"고 자조 섞인 해석을 내놓기도 했다.
몸싸움이 끝나고 연좌농성을 진행하던 중에는 '물'과 '화장실'이 문제였다. 공무원증이나 보도증, 방문증을 패용하지 않은 한 사람이 검은 봉지를 두 개 들고 시위대에 다가선 것. 한 경위가 상황파악을 위해 몸으로 막았고, 이에 회원들은 "물도 못 마시게 하느냐. 그럼 물 좀 떠달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잠시 후엔 한 여성회원이 농성 자리를 이탈하려 했고, 이를 제지하는 경위에게 "화장실도 못가게 하느냐"고 말하자, 다른 여성회원은 "그럼 여기서 볼일 보겠다"고 거들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