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나라당 유력한 대선주자인 이명박 전 서울시장에 대한 의혹을 지속적으로 주장하고 있는 김유찬씨가 9일 새로운 내용 없이 출판기념회를 강행했다. 그는 "'이명박리포트'는 특정인을 폄하하거나 비판하기 위해 저술된 책이 아니다" "이 전 시장이 대통령이 돼선 안되는 20가지 이유가 있다"고 주장했다. 김씨는 이날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자신의 저서인 '이명박리포트'(한국의정발전연구소) 출판기념회 겸 기자간담회를 갖고 이같이 말했다. 

    "새로운 내용은?" "사실로 드러나면 후보사퇴까지 갈 수도 있다"

    기자들과의 질의응답 시간에 한 기자가 "애초에 기자회견을 여러 번했다. 기존 기자회견에 나오지 않았던 객관적 정황이나 내용을 다시 한번 말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러자 김씨는 질문에 대한 대답을 하는 대신 "법정위증교사와 살해협박문제가 핵심사항이었는데, 이것이 사실로 드러나는 경우엔 국민적 비난 여론이 일어나고 나중에 후보사퇴까지 갈 것"이라고 '엉뚱한' 답을 내놨다.

    향후 행보에 대한 질문에 김씨는 "내가 정치를 하고 싶다고 해서 막 뛰어드는 정치판이 돼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면서 "경제인으로서 주어진 책무에 충실하고 자숙하는 기간을 가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과거 한나라당 경선준비위원회에 제출한 내용과 별달리 새로운 것이 없는 내용으로 2시간여 동안 출판기념회를 '독무대'로 만들었다. 김씨는 "나를 검증하라는 말이 있는데, 내가 대통령 후보가 아닌데 나같은 사람을 검증해서 뭐하느냐"며 "박근혜 전 대표가 배후에 있다는 배후설, 열린우리당이 조종하고 있다는 조종설 등 별 얘기가 다 나오고 있는데 누구의 사주를 받아서 한 것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폄하가 목적이 아니라는데 2시간동안 폄하만 했다"

    일반인으로 참석한 한 사람의 질문에 김씨는 당황하는 기색을 보이기도 했다. 이 참석자는 "출판기념회 시작할 때 특정인을 폄하하는 목적이 아니라고 했지만 내가 2시간 동안 들은 건 특정인에 대한 폄하였다. 정말 의도가 무엇이냐"고 질문하자, 김씨는 "발표내용은 책자의 일부 내용이다. 책자를 자세하게 보면 이 전 시장을 깎아내리거나 폄하하려고 한 게 아니라는 것이 책 전체에 나타난다"는 '희한한' 답변을 내놨다. 참석자가 계속 의문을 제기하자 김씨는 "난 사적인 감정을 갖고 이 전 시장을 깎아내릴 그런 인물이 아니다"고 '감정에 호소'하기도 했다.

    김씨는 내놓은 '이 시장이 대통령이 돼서는 안 되는 이유 20가지'라는 '다양한' 이유는 "인덕이 없다, 배신자다, 처세술이 발달했다" 등이다. 또 "▲현직 노무현 대통령보다 입이 더욱 가볍다 ▲ 솔직하지 않으며 거짓말을 잘한다 ▲군 통수권자로서 적합하지 않다 ▲법을 어긴 전과자이며, 향후에도 범죄 가능성이 있다"고도 했다.

    김씨는 이어 "▲재산형성과정이 불투명하다 ▲자신의 경제력에 비해 인색하다는 평을 자주 듣는다 ▲여성편력이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면서 "▲돈으로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다고 믿고 있다 ▲남을 배려할 줄 모르는 사람이다 ▲앞을 길게 내다보고 대처하는 전략적 사고가 결여돼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종교적 편향성이 심하다 ▲잘못된 과오를 시인할 줄 모르는 졸장부다 ▲공사구분이 불분명하다 ▲개발시대 사고를 갖고 있어 시대에 뒤쳐진다 ▲목표를 위해 불법이든 편법이든 앞뒤 안가린다 ▲결점이나 약점을 지적하면 매우 싫어한다 ▲위기상황에서 대처능력이 떨어진다"는 이유를 늘어놨다. 

    이 전 시장 측 "날짜와 시간이 기존 주장과 또 다르게 적혀있다" 일축 

    한편, 이 전 시장측 핵심관계자는 김씨의 주장에 대해 "새로울 것이 없으며, 내용도 초고 등 과거 주장과 달라 조작의심이 간다"고 일축했다. 그는 "이종찬 전 의원과의 돈거래설, 이재창 의원실 채용시 압력설 등과 관련한 부분에서 날짜와 시간이 기존 주장과 또 다르게 적혀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김씨는 1년안팎이라는 짧은 시간동안 재직했으며, 주로 지구당에 있어 이 전 시장을 직접 만날 기회도 잘 없었다"며 "그러나 오랜기간 가까이서 지낸 것으로 부풀려져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자기 경험이 아닌 남에게서 들은 이야기거나, 공작적으로 건네받은 논리, 그리고 그냥 떠돌아다니는 소리를 모은 것 같다"며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다. 

    "'이명박 리포트' 출판기념회 겸 기자간담회장에 이명박 전 시장측 극렬지지자들의 난입과 행사방해가 있을 것이라는 첩보가 인터넷상으로 유포된 바..."

    한나라당 유력 대선주자인 이명박 전 서울시장을 둘러싼 검증논란의 가운데 서있는 김유찬씨가 9일 '출판기념회'를 앞두고 기자들에게 배포한 안내문이다. 김씨는 "불가피하게 서울지방경찰청에 저자 신변보호를 목적으로 경찰병력을 공식적으로 요청했다"고 말했다.

    김씨의 '오버'는 여기서 그치지않았다. 그는 "각 인터넷 포털사이트에서 활동중인 MB연대 등 이 전 시장측 극렬지지세력들에 의한 행사장 난입 및 행사 무산기도가 예측되어 초청장이 발부된 기자단 이외 출입인들에 대한 신분확인과정을 거친다"고까지 했다. 실제 자료집을 배부하면서 주최측은 기자들의 명함을 일일이 챙기기도 했다.

    그는 자신이 대표로 있는 한국의정발전연구소 대표명의로 경찰청에 보낸 공문에서 '100여명으로 추정되는 국내 언론사 기자단'을 대상으로 신변보호를 요청하며, 경찰임무는 '출입자 검색 및 초청받은 기자단 외 행사장 출입차단'이라고 친절한 업무지침까지 내렸다. 그러나 약 300석이 넘게 마련된 행사장에는 일반인 50여명이 모인 가운데 조촐히(?) 시작했다.

    한편 '행사장 난입 예상 단체'로 지목됐던 MB연대는 김씨의 신변보호요청 소식을 접하고, 행사장 앞에서 계획된 '뻥튀기 퍼포먼스'를 취소했다. 이 모임 백두원 사무국장은 "김씨의 말을 보니 MB연대를 '극렬지지세력'이라고 표현했던데, 그런 수준에서 김씨와 함께 묶이는 것은 바라지않아 퍼포먼스를 강행치않기로 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