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나라당의 두 유력 대선주자의 지지도가 동반상승했다. 동아일보가 지난달 29일 2007년 대통령선거 관련 4차 여론조사를 실시해 2일 발표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대선주자 선호도에서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45.6%로 1위,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20.0%로 2위로 나타났다. 지난 2월 27일 조사 때보다 이 전 시장은 1.7%P, 박 전 대표는 2.1%P오른 것이다. 


    그 다음으로는 한나라당을 탈당한 손학규 전 경기도지사로 지난 번 조사보다 0.2%P떨어진 6.0%를 기록해 탈당의 효과가 미미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어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 3.0%, 권영길 민주노동당 의원 1.9%, 한명숙 전 국무총리 1.7%, 강금실 전 법무장관 1.5%, 김근태 전 열린당 의장 1.3%, 정운찬 전 서울대총장 0.5%, 원희룡 한나라당 의원 0.4% 순이었다. 대답을 유보한 부동층은 17.7%로 지난 번 조사때보다 2.9%P 감소했다.

    손 전 지사가 한나라당을 탈당한 것에 대해선 부정적인 평가가 압도적이었다. 응답자의 60.9%가 '잘못한 일'이라고 답했고, '잘한 일'이라고 답한 응답자는 23.4%에 그쳤다. 지난달 19일 손 전 지사의 탈당 직후 MBC-KRC 여론조사때 '잘못한 일' 응답이 46.4%였던 것에 비해 14.5%P나 상승한 것이다. 

    정당 선호도는 여전히 한나라당이 51.4%로 1위를 고수하고 있었다. 이어 열린당 11.0%, 민노당 8.9%, 민주당 5.9%, 통합신당모임 1.3%, 국민중심당 0.3% 순서로 나타났다.

    ◆ 대선주자 차순위 선호도-이명박 박근혜 '상호보완적'

    이번 조사에서 눈길을 끄는 것은 처음 실시한 '대선주자 차순위 선호도'다. 2순위로 지지하는 후보를 묻는 조사를 실시한 결과, 박 전 대표가 23.3%, 이 전 시장이 14.7%로 1~2위를 차지했다. 1순위로 이 전 시장을 지지한 사람들 가운데 절반 가까이인 45.9%가 차순위 선호도에서 박 전 대표를 꼽았고, 박 전 대표의 지지층 가운데 절반(51%)가 이 전 시장을 두 번째로 선호해 두 대선주자를 '상호보완적' 관계로 생각하는 여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여론은 후보에 대한 충성도가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선호하는 대선주자가 바뀔 가능성이 있느냐'는 질문에 '바뀔 가능성이 없다'는 대답이 45.2%로 지난 번 조사 때보다 7.8%P 높아진 것으로 조사됐다. 이 전 시장과 박 전 대표의 지지층 가운데 '지지후보를 바꿀 가능성이 있다'고 응답한 사람은 2월 조사보다 각각 6.6%P, 8.9%P 줄었다.

    호남지역은 다른지역보다 눈에 띄게 부동층이 많았고, 충성도도 낮은 것으로 드러났다. 호남의 부동층은 34%로 서울의 3배, 영남의 2배가 넘었다. '선호 주자가 바뀔 가능성이 있다'는 응답이 가장 높은 곳도 광주·전남북 지역으로 무려 59%에 달했다. 

    ◆범여권 대선후보-손학규 한명숙 정동영, 열린당 지지자에선 정동영 손학규 김근태

    범여권 대선후보 선호도 조사에선 손 전 지사가 18.2%로 1위였고 이어 한 전 총리 10.5%, 정 전 의장 10.4%였다. 그러나 열린당 지지자들만 대상으로 한 조사에선 정 전 의장이 18.8%로 손 전 지사(17.2%)를 오차범위 내에서 앞섰고, 김 전 의장이 12%로 뒤를 이었다. 한나라당 지지자들은 범여권의 대선후보로 손 전 지사(19.2%)를 상대적으로 선호했다. 

    ◆충청표심-이명박 박근혜 차이 미미, 충남출신 정운찬 지지 전국평균보다 낮게 나와

    대전·충남북 지역은 전국적 여론과 미묘한 차이를 보여 눈길을 끌었다. 대선후보 선호도에서 이 전 시장과 박 전 대표의 격차가 이 지역에선 3.5%P에 불과한 것.

    특히 한나라당 대선후보 선호도에서 이 전 시장 41.4%, 박 전 대표 41.1%여서 차이가 거의 없었고, 충남 출신인 정 전 총장에 대한 범여권 대선후보 선호도는 전국 평균 4.8%보다 오히려 낮은 1.9%였다.

    ◆정당 개별평가-한나라당 긍정적 63.6%, 열린당 부정적 66.6%

    이번에 처음 조사된 한나라당과 열린당에 대한 개별 평가에서 한나라당에 대해선 응답자의 63.6%가 '긍정적'(매우 긍정적5.1%+긍정적인 편58.5%)이라고 답한 반면, '부정적'이라는 평가는 31.6%에 그쳤다. 이와는 반대로 열린당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66.6%가 '부정적'(매우 부정적20.0%+부정적인 편46.6%)이라고 답해 '긍정적'(27.7%) 평가보다 두 배가 넘었다.

    노무현 대통령의 국정운영 평가는 '부정적'이 67.8%, '긍정적'이 24.6%로 나타나 별 차이가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노 대통령의 퇴임 후 정치 활동에 대해서는 '문제가 있다'(61.9%)는 의견이 '별문제가 없다'(33.4%)는 의견보다 압도적으로 많았다. 2002년 16대 대선에서 노 후보를 찍었던 층에서도 과반인 55.7%가 '문제 있다고 본다'고 답했으나, 이들 중 39.6%는 '별문제 없다고 본다'고 생각해 전국 여론보다 퇴임 후 정치활동에 대해 관대했다.

    한편,'앞으로 5년쯤 위에 북한과 미국 간의 관계는 어떻게 될 것 같으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43.6%가 현재보다 개선될 것이라고 답했다. '현재보다 악화될 것'이란 응답은 11.9%에 그쳤다. 연령별로는 40대(53.3%)와 50대 이상(49.2%)에서, 지역별로는 광주전남북(46.4%), 서울(47.6%)에서 '개선될 것'이란 응답이 특히 높았다.

    이 조사는 지난달 29일 전국 성인 1500명을 대상으로 전화조사했고,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5%P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