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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루한 정책 토론회도 박근혜가 하면 달라진다" 24일 국회 헌정기념관 대강당에서 열린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열차페리' 정책 세미나에 참석한 당 관계자는 토론회장에 참석해 이같이 말했다. "대중성은 누구도 따라 갈 수 없다. 이 점은 어느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고도 했다. 이 당 관계자는 반박근혜로 분류되는 인물이다.
이날 세미나에 어느 국회의원과 어떤 당직자가 참석할지를 체크하기 위해 토론회장을 찾은 이 관계자는 초반 토론회 분위기를 보고 "역시 박근혜다"라며 새삼 놀랍다는 반응을 나타냈다. 박 전 대표가 가는 곳은 언제나 인산인해를 이룬다. 이날 박 전 대표의 정책 세미나 역시 그랬다. 박 전 대표의 지지자들은 시작 1시간 전부터 토론회장 주변에서 그를 기다렸고 700여명을 수용할 수 있는 토론회장은 참석자들로 가득찼다. 발 디딜 곳이 모자라 일부 참석자들은 토론회장 밖에서 오프닝을 볼 정도였다.
당 소속 의원들도 총출동했다. 총 31명의 국회의원들이 토론회장을 찾았고 강재섭 대표를 비롯해 김형오 원내대표, 전재희 정책위의장, 황우여 사무총장 등 당 지도부와 열차페리 사업 추진을 계획하고 있는 안상수 인천시장과 김문수 경기도지사도 참석해 박 전 대표에게 힘을 실었다. 친박근혜로 분류되는 각 지역 당원협의회 위원장과 당 부대변인 등도 모두 참석해 정책 세미나가 아닌 지지 세미나를 연상케 했다.
라이벌인 이명박 전 서울특별시장의 '후보검증'논란으로 최근 불쾌지수가 높은 박 전 대표도 이처럼 자신의 정책 세미나가 성황리에 진행되자 특유의 환한 웃음을 보이며 참석자들에게 화답했다. '열차페리'사업이 자신의 '야심작'이자 이 전 시장의 '한반도 대운하'와 비교되는 정책인 만큼 박 전 대표는 이날 세미나에 총력을 쏟은 모습이다.
세미나도 메머드 급으로 준비했다. 주제 발표자만 4명이었고 종합토론에도 5명의 교수와 전문연구원이 참여했다. 국내 뿐 아니라 국외 전문가들도 세미나에 참석했다. 유엔개발계획(UNDP)의 보이체크 휘브너 선임기술고문은 주제발표를 했고 일본의 관련 전문가도 세미나에 참여했다. 또 박 전 대표의 독일, 중국 방문과 열차페리 구상을 위한 인천항, 평택항 방문 당시의 모습을 영상물로 만들어 상영하는 등 '열차페리'홍보에 전력을 쏟은 모습이 곳곳에 배어있었다.
박 전 대표는 의상도 전투복이라 불리는 검은색 바지정장에 빨간색 브라우스를 입어 시각적으로 더욱 돋보이는 복장을 착용해 참석자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박 전 대표는 인사말을 통해 자신의 '야심작'인 '열차페리'사업이 "대한민국을 세계에 우뚝 세울 수 있는 기폭제가 될 것"이라며 강한 자부심을 나타냈다. 이 전 시장의 '한반도 대운하'가 한반도의 내륙을 이동하는 것인 반면 자신의 '열차페리'는 "동서양을 연결하는 실크로드로 한반도와 동북아를 하나로 만들고 동북아의 경제공동체를 만들 수 있다"며 이 전 시장의 '한반도 대운하'에 비해 상대적으로 규모와 효율이 더 크다는 점을 강조했다.
박 전 대표는 이 사업이 "우리 세대 뿐 아니라 후손들 역시 성장동력으로 삼을 수 있고, 한반도 평화는 물론 남북의 경제통합에도 큰 기여를 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박 전 대표는 "지난 2002년 북한을 방문해 김정을 위원장을 만나 남북철도 연결에 합의했었고 지난해 9월에는 독일의 메르켈 총리를 만나 유라시아 철도연결에 힘을 모아보자고 약속을 하기도 했다"며 거듭 '열차페리'의 실현가능성을 역설했다.
그는 "한반도를 중심으로 전 세계를 철도로 연결하는 비전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힘주어 말했고 "전국 어디서든 기차에 짐을 한번 실으면 짐을 내릴 필요없이 그대로 중국과 중앙아시아, 유럽각국을 갈 수 있다"며 "이것 하나만 해도 국가경쟁력이 얼마나 높아지겠느냐"고 힘주어 말했다. 이런 박 전 대표의 발언에 참석자들은 박수갈채를 보냈고 박 전 대표는 환한 웃음으로 화답했다.
강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의 인사말도 눈길을 끌었다. 축사를 위해 연단에 선 이들은 모두 박 전 대표에 대한 칭송을 아끼지 않았다. 가장 먼저 연단에 선 강 대표는 사회를 본 김재원 의원이 자신을 "한나라당을 반석위에 올려놓은 분"이라고 소개하자 곧바로 마이크를 잡고 "한나라당을 반석위에 올려놓은 분은 내가 아니라 박근혜 대표님 같은데 맞죠"라고 말해 참석자들로 부터 좋은 호응을 얻었다.
강 대표는 또 자신이 원내대표 시절 박 전 대표와 손발을 맞췄던 인연을 소개하며 "당시 내가 문근영이라는 배우는 '국민여동생'이고 야구선수 이승엽은 '국민타자'인데 우리 박근혜 대표는 '국민누나'라고 얘기했다"며 "그런데 국민누나라고 하니까 남자들만 박수를 쳐서 '국민언니'도 되고 이젠 '국민 아줌마'도 된다"고 말해 박수갈채를 받았다. 박 전 대표를 향해 "국민정치인, 국민후보로 대승하기를 진심으로 기원한다"는 말로 인사말을 마무리 하고 연단을 내려오자 박 전 대표는 자리에서 일어나 강 대표의 손을 잡으며 재차 인사를 나누는 모습도 연출했다.
김형오 원내대표 역시 "이렇게 열렬한 성원속에서 이뤄지는 세미나는 처음 봤다"며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특히 김 원내대표는 "박근혜 대표하면 한나라당을 바로 세운 분이고 오늘의 한나라당은 바로 박근혜 대표가 있었기 때문이다. 천막당사 시절 투혼을 불태운 그 모습이 없었다면 오늘의 한나라당이 있었겠느냐? 박근혜 대표가 밤낮없이 민생투어를 했기 때문에 오늘의 한나라당도 있는 것"이라고 치켜세웠다.
전재희 정책위의장도 "우리 모두가 함께 깃발을 세우고 그 깃발을 향해 어렵더라도 함께 손잡고 나갈 수 있는 지도자를 원했고 그런 정책과 비전을 갈구했는데 오늘 이 자리는 바로 우리가 원했던 그것을 보여주는 자리"라며 "박 전 대표가 멋진정책, 좋은정책으로 국민 가슴을 설레게 하고 다함께 해보자는 의지를 결집시켜준 것에 감사드린다"고 칭송했고 김 지사는 "국민에 희망을 주고 갇힌 대한민국을 미래로 연결하는 열차페리를 하는 사람이야 말로 대한민국의 미래 지도자가 될 수 있다. 좌절하고 있는 현 상황을 타개할 박근혜 대표님에게 힘찬 박수를 보내달라"며 참석자들로 좋은 호응과 박수갈채를 받았다.
[다음은 이날 세미나에 참석한 한나라당 국회의원]
강재섭, 김형오, 이규택, 김기춘, 김무성, 이경재, 이해봉, 황우여, 전재희, 서병수, 허태열, 공성진, 곽성문, 김석준, 김애실, 김재원, 김태환, 나경원, 문희, 박순자, 박재완, 박찬숙, 서상기, 송영선, 심재엽, 유정복, 임해규, 주호영, 진영, 차명진, 한선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