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명박 전 서울시장의 국제과학비즈니스 도시 구상의 핵심은 '과학국가를 건설해야 20년, 30년 후 우리나라가 신 성장동력을 마련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단순히 과학도시 건설에만 포커스를 맞출 것이 아닌 국가 미래전략 차원에서 바라봐야한다고 이 전 시장측은 강조했다. 이 전 시장측이 내세우는 포인트는 '과학국가'와 '신 성장동력'이다.

    이 전 시장측 강승규 전 서울시 홍보기획관은 이 전 시장이 구상하는 '과학국가'는 크게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휴먼웨어 등 세가지 요소로 구분지어 볼 수 있으며, 과학도시는 하드웨어적 요소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강 전 기획관은 지난 22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포스트 나노시대를 준비하는 펨토과학 비즈니스 도시 국제 포럼'에서 기자와 만나 이 전 시장의 구상을 풀어 놓았다.

    이 전 시장이 과학국가 건설을 구상하게 된 것은 오는 2010년이면 세계 과학자 90%가 연구환경이 잘 갖춰진 아시아에 거주할 것이라는 분석과 관련이 있다. 강 전 기획관은 "미래 성장동력을 구축하기위해 인도, 중국, 일본, 싱가포르가 아닌 우리나라가 세계적인 과학자를 유치해 이를 선도해야한다"고 말했다. 이 전 시장도 "결국 아시아가 과학의 허브가 되고 경쟁장이 될 것"이라며 "우리가 먼저 시작함으로서 선점할 수 있다는 것은 굉장히 중요한 의미"라고 강조했다.

    실제 싱가포르에서는 1인당 38만달러의 예산을 들여 과학인재를 외국에 보내 박사학위를 취득하게하는 장학프로그램을 실시하는 한편, 세계 최고수준의 과학자 수입에도 힘쏟고 있다. 현재 노벨상 수상자인 시드니 브레너 박사와 에디슨 리우 박사가 싱가포르에서 연구중이다.

    이 전 시장의 과학국가는 10억 분의 1미터, 10억 분의 1초를 의미하는 나노기술을 넘어 '펨토시대'를 지향한다. 포스트 나노시대를 연 펨토는 나노보다 더 초극세화된 1000조 분의 1미터, 1000조 분의 1초를 쪼개는 단위다. 이같은 초극세 과학기술을 통해 기존 방식에서 불가능했던 신 물질을 개발해 대체 에너지를 개발하거나, 혹은 불치병치료를 위한 의료산업에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 전 기획관은 주장했다.

    이러한 과학국가의 하드웨어 요소로서 과학도시는 기능하게 된다고 강 전 기획관은 설명했다. 과학도시는 '국제화와 비즈니스의 연결'이라는 점이 중시된다. 과학도시에서 발생되는 신기술을 활용해 국제비즈니즈로 확대시키는 역할을 강조한 것이다. 다음으로 소프트웨어적 요소에서는 '융합'이 강조된다. 이 전 시장측이 주장하는 미래 과학지식경영은 기초과학분야를 다진 이후 여기에 예술을 융합해 새로운 문화를 창조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날 포럼을 '과학과 예술이 만나는 은하도시 포럼(이하 은하포럼)'에서 주최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또 휴먼웨어 요소로는 과학도시에 모이게 될 세계적 과학자 뿐만 아니라, 향후 파생될 미래창조적인 과학교육까지 포함한다. 은하포럼은 "과학도시에서의 연구결과와 문화활동이 그대로 교육과 연결될 것"이라며 "세계명문대학의 분교나 국제적인 연구소의 분소가 만들어 질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또 "일반 국민들에게도 평생학습의 장으로서, 새로운 지식 습득을 통한 재취업 재충전의 기회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과학국가로 가기위한 첫 단추인 과학도시는 30만명에서 50만명 수준의 규모로 계획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건설자본은 연구단지 등 기초 인프라 구축을 포함해 수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구체적인 내역은 아직 가늠할 수 없는 상황이다. 과학도시를 연구해온 은하포럼도 "기존도시를 활용하느냐, 신도시냐에 따라 규모가 다를 수 있다"며 "도시 인프라구축은 국책사업으로 충당되어야하고, 나머지 비용은 민간투자가 있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가장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 후보지에 대해서는 "기업·혁신·행복도시에 플러스 알파가 될 곳을 현재 검토중"이라고 강 전 기획관은 말했다. 그는 "아직은 '정책' 단계이지만 만약 이 전 시장이 대선후보로 결정돼 '공약'으로 바뀔 경우 구체적인 후보지가 거론될 수도 있다"면서 "비수도권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이 전 시장도 "세계 과학의 허브가 될 중요한 위치이기 때문에 지방자치단체와 협의해 (선정)할 것"이라며 "곧 선정은 안되겠지만 차차 1년 안에는 선정을 하도록"이라고 말했다.

    은하포럼 회장인 민동필 서울대 교수는 뉴데일리와 만난 자리에서 "세계에서 유래를 찾아볼 수 없는 기존 연구단지 중심의 도시보다 더 진일보된 개념의 도시"라고 이 전 시장이 구상하는 과학도시를 표현했다. 민 교수는 "과학도시에 대한 연구를 계속 해온 은하포럼이 이를 이 전 시장에게 제안했고, 이 전 시장이 정책으로 받아들였다"면서 "앞으로도 서로 공조, 협력을 이어나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이 기획, 건설한 쓰쿠바는 과학도시로서는 성공한 듯하지만 국제화와 비즈니스의 중심이 되지는 못했으며, 프랑스 그레노블은 과학과 문화, 스포츠의 도시는 이뤘지만 비즈니스를 결합하지 못했다는 것이 은하포럼측의 분석이다. 또 스위스 제네바 역시 비즈니스와 과학의 융합은 이뤘지만 문화의 결합은 모자라다는 평가다. 은하포럼측은 또 "과학연구와 문화활동이 융합되며, 새로운 도시적 생태를 통해 삶의 질을 극대화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든다는 의미에서 아직 이 전 시장의 과학도시와 유사한 도시모델은 없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