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지율 40%대를 상회하는 '이명박 대세론'이 지난 2002년 당시 '이회창 대세론'보다 양적, 질적 측면에서 우위에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또 이 심층분석에 참여한 여론조사전문가와 정치전문가 다수는 한나라당 유력 대선주자인 이명박 전 서울시장의 현재 지지도가 외부요인에 의해 감소할 가능성이 적을 것으로 내다봤다.

    17일 발간한 여론조사기관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의 '오피니언 포커스(Opinion Focus)'는 '지지도의 내용면' '정당지지도상의 차이' '2002년과 현재의 대선구도' 등 세가지 요인비교를 통해 "이명박 대세론은 이회창 대세론보다 양적측면과 질적측면에서 더 우위에 있다"고 분석했다. KOSI는 "1997년과 2002년 대선을 앞둔 당시에도 유력하게 예상됐던 후보가 패배한 경험으로 인해 이 전 시장의 대세론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이 만만치 않다"며 여론조사전문가와 정치전문가 10인을 대상으로 서면인터뷰를 통해 심층조사를 진행했다.

    먼저 지지도의 내용면에서 2002년 대선을 1년 앞둔 시점에서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의 지지도는 약 40%내외였던 반면, 이 전 시장의 지지도는 40%를 훨씬 상회하고 있어 단순 지지율 비교에서도 이 전 시장이 높게 나타난다는 지적이다. 또 2002년의 경우 여당후보의 윤곽이 드러나 다자간 지지도가 아닌 유력 경쟁후보간 가상대결을 통해 이뤄진 조사였다는 점에서 "현재 같은 당 박근혜 전 대표와 지지도를 분할하고 있는 이 전 시장의 경우 동일한 조건을 대입한다면 실질적 지지도는 약 60%이상 수준으로 볼 수 있다"고 KOSI는 풀이했다.

    2001년말부터 2002년 초 한나라당의 정당지지도는 약 30%초반으로 당시 20%초반 지지도를 보인 새천년민주당과 큰 격차를 나타내지 못했지만, 현재 한나라당은 40%를 상회하며 10%수준인 열린우리당을 압도하고 있다는 점도 이명박 대세론을 뒷받침하는 요인으로 들었다.

    마지막으로 KOSI는 2002년과 2007년 대선의 대결구도 차이를 들었다. 2002년에는 이회창 대세론 속에서도 반 한나라당, 반 이회창 정서가 상존했지만, 현 시점에서는 반 한나라당 정서가 약화됐으며 오히려 반 열린당 정서가 더 강한 상황이라는 것이다. 이같은 세가지 요인에서 볼 때 이 전 시장의 대세론이 이 전 총재의 경우보다 깊이나 강도가 더하다는 계산이다.

    또 전문가들은 이 전 시장의 현재 지지도가 외부요인에 의해 감소할 가능성은 적을 것으로 전망했다. 남북정상회담이 개최되거나, 재산·병역 등 이 전 시장의 개인문제가 불거진다 하더라도 그 자체만으로는 결정적 반전의 계기가 되기 어렵다는 전문가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이 전 시장이 한나라당을 탈당해 독자후보의 길을 선택할 경우에는 많은 상황변수가 맞물려 대세론은 유동적일 가능성이 크다고 KOSI는 지적했다.

    남북정상회담의 경우 그 성과를 활용할 여권주자의 부재, 또 국내정치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지못할 것이라는 이유에서 현재 대선지형을 바꿀 파괴력을 갖추지못한다는 분석이 주를 이뤘다. 재산·병역 문제에 있어서도 "이번 대선에서는 양상이 다를 것"이라는 견해가 많았다. KOSI는 "이 전 시장의 도덕성에 대한 기대치가 높지 않은데다, 2002년 대선에서의 전례가 있기 때문에 오히려 네거티브 공세로 매도될 가능성을 무시하기 힘들다"고 풀이했다. 다만 결정적이고 구체적인 증거가 동반될 경우에는 상당한 파급력이 있을 것이라는 예상도 나왔다.

    KOSI의 이번 조사에 참여한 각계 전문가는 여론조사전문가로 박동현 MRCK 대표이사, 신창운 중앙일보 여론조사 전문위원, 이상일 TNS 부장, 홍영림 조선일보 여론조사 전문기자가, 정치컨설턴트로는 고한석 사회디자인센터 소장, 김헌태 KSOI 조장, 박성민 민기획 대표, 김윤재 미국변호사, 정치학자 고원 서울대 한국정치연구소 연구원, 정상호 한양대 제3섹터 연구교수 등 10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