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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비우고 서로 아끼고 힘을 합쳐 어떤 수법에도 이겨내자”(이명박 전 서울시장)
“모두 정신 차려 ‘참 좋은 대통령’을 만들자”(박근혜 전 대표)
“큰 한나라당 만들어 12월 19일을 준비하자”(손학규 전 경기지사)
한나라당 예비 대선주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정권교체 의지를 다졌다.
이명박 전 서울시장, 박근혜 전 대표, 손학규 전 경기지사, 원희룡·고진화 의원 등 한나라당 경선을 준비하는 대선주자들은 11일 서울시당 신년교례회에 나란히 참석, 한목소리로 노무현 정권을 질타하고 대선승리를 위한 결의를 다졌다. 예비 경선후보 5인이 한자리에 참석한 것은 처음으로 이들은 각자 인사말을 통해 차례로 링에 오르듯 ‘예비유세전’을 펼쳤다.
여의도 서울시당사 대회의실에서 개최된 이날 행사에서 차례로 단상에 올라 인사말을 한 대선주자들은 자신을 소개하는 사회자의 발언 하나에도 신경을 쓰는 모습을 보여 뜨거워진 경선 열기를 실감케 했다.
“애국애족의 화신, 박다르크”라는 말과 함께 단상에 오른 박 전 대표는 “그동안 우리는 어려운 가시밭길을 헤쳐 왔다. 두 번의 대선 패배 눈물과 17대 총선에서 당이 없어질 위기도 모두 딛고 일어섰다”며 “한나라당이 압도적인 지지를 받는 정당으로 우뚝 선 것은 당원 여러분의 애당심과 애국심 때문에 가능했다”고 당원들부터 격려했다.
박 전 대표는 이어 “우리 앞에 마지막 승부가 남았다. 모두 한마음으로 정신 차려 ‘참 좋은 대통령’을 만들자”고 말했다. 그는 “국가와 국민을 위해 모든 것을 던지겠다는 각오로 한마음이 되면 대선을 승리할 수 있다. 우리 손으로 무너져 내리는 대한민국을 일으켜 세우고 희망의 대한민국 역사를 다시 써야 한다”며 “똘똘 뭉쳐 함께 가자. 모든 것을 던져 한나라당, 대한민국의 승리를 반드시 일궈 내자”고 역설했다.
이 전 시장은 “2007년 결단이 대한민국의 50년, 100년 미래를 결정한다”며 “쉽게 내줬지만 되찾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다. 모두 마음을 비우고 서로 아끼고 힘을 합쳐 어떤 수법도 이겨내야 한다”고 ‘단합’을 강조했다. 그는 “국민은 도저히 이 정권에 희망이 없다고 생각한다. 책임이 무겁지 않을 수 없다”며 “정권교체야말로 국민에게 희망을 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전 시장은 “현 정부는 경제위기 뿐만 아니라 안보위기까지 불러와 국민을 불안하게 했다. 국민들은 절망 속에 있다. 어느 계층도 희망이 없다고 한다”며 “한나라당은 국민에게 희망을 줘야할 책임이 있다”고 정권교체 당위성을 역설했다. 그는 “당의 목표와 국민 염원이 일치한다. 겸허하고 엄숙한 자세로 정권을 찾아와야 한다”며 “앞으로 1년 더 몸을 던져 달라. 강 대표를 비롯한 당직자들을 믿는다. 힘을 합쳐 정권을 가져오자”도 했다.
박근혜 "민생챙기기 매진해도 모자란데 개헌으로 온 나라 흔드느냐"
이명박 "개헌에 대한 여론 보고 깜짝 놀랐다" "(박근혜가) 맞는 말 했다"
손학규 "정치적 반전 꾀하겠다며 개헌 내놓는 현실 통탄"
손 전 지사는 “12월 19일 정권창출을 해야 하는 까닭은 10년 야당의 한풀이가 아니라 꺼져가는 경제를 살리고 희망 잃은 젊은이들에게 희망과 일자리를 주기 위해서다”며 “삼성 이건희 회장은 신년 경영이념으로 ‘창조경영’을 말했다. 1등에 만족하지 말고 끊임없이 자기를 혁신하고 원점에서 돌아봐야 한다”고 당에 쓴소리를 먼저 했다. 그는 인사말에 앞서 사회자가 자신을 소개할 때 왜 수식어를 붙여주지 않느냐는 ‘투정’을 부리기도 했다.
그는 “한나라당이 대선 다 이긴 것이나 다름없다며 자만하고 떡을 어떻게 갈라먹을 것인가만 생각하면 국민에 대한 책임을 다하지 못한다. 국민은 배 두드리는 한나라당을 외면할지 모른다”며 “왜 부자가 됐는지 냉철하게 생각하고 반성하며 동서남북, 이념, 세대를 가리지 않고 받아들일 큰 한나라당을 만들어 12월 19일을 준비하자”고 말했다. 그는 또 성과금 문제로 파업을 벌이는 현대차 노조를 향해 “노사분쟁 당장 철회해라. 파업책동 당장 철회해라”며 “국민들에게 절망을 주는 노조행위는 국민들이 원치 않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원 의원은 “부족한 2%를 채우는 원기사(원희룡과 함께 기적을 만드는 사람들)다. 바다가 2%의 소금때문에 짜듯이 갈증을 해소하는 미네랄이 되겠다”며 “치열한 검증과 경쟁을 통해 단단한 후보를 만드는 데 노력하겠다. 수권정당으로서 골라 먹는 재미, 행복을 안겨주자”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고 의원은 국민의 고통을 헤아리지 못하고 다가가지 않고 성을 쌓아서 패배했다“며 “정권교체에 누가 이견이 있겠느냐. 꼭 필요한 것은 계파보다 당을 먼저, 당보다는 국민 이익을 먼저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참석자들의 호응이 제일 약했던 고 의원은 스스로 “박수 좀 쳐 달라”고 유도하기도 했다.
이 자리에서는 노 대통령의 개헌제안에 대한 성토도 이어졌다. 박 전 대표는 “남은 임기동안 민생 챙기기에 매진해도 모자랄 정권이 개헌으로 온 나라를 흔든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박 전 대표는 자신의 '나쁜 대통령' 발언을 반격한 청와대의 ‘반격’에 대한 기자의 질문엔 “와글와글하죠”라고만 할 뿐 아예 무시했다.
이 전 시장은 “노 대통령의 개헌 제안에 대한 국민 여론을 보고 깜짝 놀랐다. 국민의 의지가 이렇게 강하고 현명하다”며 “이 정권이 하는 것은 거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행사전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이 전 시장은 ‘참 나쁜 대통령’ 발언에 청와대가 일제히 비난하고 나선 것과 관련해 “(박 전 대표가) 맞는 말 했더구만”이라며 ‘아군’으로서 박 전 대표에 힘을 실어주기도 했다. 손 전 지사는 “노 대통령이 정치적 반전을 꾀하겠다고 개헌을 내놓는 현실을 통탄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이날 서울시당 신년교례회는 시당이전 개소식을 겸해 치러졌다. 마포에서 여의도로의 시당사 이전을 축하하며 강재섭 대표는 “노 대통령은 오로지 선거, 정권연장만 생각하고 있다. 내가 볼때도 ‘참 나쁜 대통령’”이라며 “멸사봉공의 정신으로 사심을 버리고 공정 경선관리를 통해 국민여망이 정권쟁취를 반드시 이루겠다”고 말했다. 서울시당 위원장인 박진 의원은 “대선에서 한나라당이 반드시 압승해야하며 우리 시당이 앞장서겠다”며 “서울시당은 한나라당을 지키는 수도방위사령부로서 깨끗하고 공정한 경선을 치르는 구심체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이외에도 이날 행사에는 김형오 원내대표, 황우여 사무총장, 김학원 전국위원회의장, 박진 서울시당위원장, 유기준 나경원 대변인, 김덕룡 맹형규 진영 이혜훈 이종구 공성진 임태희 문희 이방호 남경필 의원, 그리고 오세훈 서울시장 등 주요당직자, 지방자치단체장 등이 총출동했으며, 300여명의 당원과 지지자들이 자리를 가득 매우는 성황을 이뤘다.'고진화가 왜 마이크를 잡지?'
"다음은 고진화 의원의 인사말이 있겠습니다"
11일 열린 한나라당 서울시당 신년교례회에서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 이명박 전 서울시장, 손학규 전 경기지사, 원희룡 의원 등 당내 예비대권주자의 인사말에 이어 고진화 의원 차례라는 사회자의 멘트가 나오자 300여명의 참석자는 술렁댔다.'고진화는 왜?'라는 웅성임과 일부에서는 웃음소리가 나오기까지 했다. 어색함 속에 마이크를 잡은 고 의원은 "나에게도 박수 좀 쳐달라"며 농담도 던져보았지만 '유력'주자와의 거리는 아직 멀어보였다. 앞서 인사말을 한 원 의원은 "국민들에게 골라먹는 재미, 행복을 안겨주자"며 "치열한 경쟁, 아름다운 승복의 모범을 보이겠다"는 말로 직접 대립각을 피해갔다. 자신에 대한 홍보보다는 경선과 대선승리를 위한 '역할론'을 강조하며 몸을 낮춘 셈이다.
이 전 시장은 행사 도중 대형사고를 막아내는 수훈을 보이기도 했다. 정해년 돼지해를 맞아 박진 서울시당위원장이 강재섭 대표와 예비대권주자들을 위해 전달한 황금돼지를 강 대표가 떨어뜨릴뻔하자 박 위원장과 함께 '날렵하게' 아래를 받아든 것. 또한 박 전 대표는 황금돼지의 코를 만지면 복이 들어온다는 시당 관계자의 말에 '돼지코'에서 손을 떼지 않아 눈길을 끌었다.
또 서울시 원외당원협의회장 소개 도중 박 전 대표의 공보특보인 구상찬 위원장(강서 갑)이 호명되자 기자들의 반가운(?) 함성이 나오기도. 이날 행사에는 한나라당 예비대권주자 5인이 처음으로 한자리에 모인 자리라는 점 때문에 수십명의 취재진이 몰려 취재경쟁을 벌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