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도개혁세력 대통합의 기치를 내건, ‘북촌포럼’이 11일 오후 서울 종로구 경운동 천도교 중앙대교당에서 발기인대회를 갖고 공식 출범한다.

    북촌포럼은 김영환 전 과기부장관(15․16대 국회의원)을 중심으로, 김종인 민주당 의원, 노영민 열린우리당 의원, 강금식․고진부․김성순 전 의원, 유종필 민주당 대변인을 비롯 김진관 전 제주지검장, 김만흠 서울대 정치학과 교수, 최기문 전 경찰청장, 이상환 전 부패방지위원회 상임위원, 박인출 예치과 네트워크 대표 등 각계각층의 전문가 100여명이 발기인으로 참여하고 있다.

    이들은 미리 배포한 발기취지문을 통해 “국민의 다수는 합리적이고 온건한 중도세력이 한국사회와 정치의 중심에 서기를 기대하고 있다”면서 “양 극단의 투쟁정치가 아니라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는 중도세력의 구심점으로서의 역할을 통해 건강한 국민통합 세력을 아우르는 진지가 되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또 “노무현 정부 실패는 중도개혁 세력의 정치적 사회적 기반마저 황폐화시켜 버렸다”면서 “현 정권 실패의 반사이익이 권위주의시대 권력의 복권으로 이어져서는 결코 안 되고 새로운 대안을 모색해 더불어 살아가는 포용과 통합의 정신이 살아나도록 해야 한다”며 재차 중도개혁세력의 대통합을 역설했다. 이들은 특히 “우리 사회의 과제들에 대해 함께 고민하면서 미래의 국가 공동체를 이끌어갈 지도자를 발굴하고 지원하는 노력도 게을리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김영환 전 장관은 이날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열린당은 난파선이나 다름없고 여권은 ‘남탓’만 하고 있는 상황인데다가, 뉴라이트나 한나라당 성향의 보수세력의 움직임에 비해 중도개혁세력은 희망을 잃었다. 북촌포럼이 중도개혁세력의 화롯불이 되고자 한다”며 “중도개혁세력의 희망의 근거지를 마련하고 전열을 수습해서 내일을 준비하자는 취지”라면서 북촌포럼의 출범 배경을 설명했다.

    김 전 장관은 이어 여권 내부의 정계개편 논의와 관련, “북촌포럼 자체가 정국의 상황에 직접적으로 개입하지는 않겠지만 향후 북촌포럼의 활동과 방향이 정치권의 정계개편 논의에 영향을 주리라고 생각한다”며 “긴 호흡으로 향후 노선, 인물 등을 준비하는 작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북촌포럼의 공식 출범이 세대결로 치닫는 여권 내부의 정계개편 논의와 맞물려 정치권 외곽에서의 ‘압박’(?)으로 비쳐질 전망이다. 

    일단 정치권은 북촌포럼의 공식 출범으로, 향후 고건 전 총리와 민주당, 열린당을 포함하는 중도개혁의 대통합을 위한 이른바, 여권 내부의 ‘통합신당’ 추진에 명분과 탄력이 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여권 내부의 통합신당 논의가 노무현 대통령과 당내 친노그룹 진영의 반발에 부닥쳐 한바탕 세대결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여권 내부의 통합신당파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들은 고건 전 총리와의 관계에 있어서는 일정한 거리를 두고 있는 모습인데, 고 전 총리가 중도개혁세력으로서의 명확한 모습을 보여주기를 바라고 있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 김 전 장관은 “고 전 총리도 중도세력의 한 부분이다. 또 유일하게 국민적 지지를 받고 있다”면서 “그러나 정계개편 과정 속에서 고 전 총리가 중도개혁의 모습을 보여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행사에는 고건 전 총리와 한화갑 민주당 대표, 신국환 국민중심당 대표, 민주당 이낙연․신중식․손봉숙 의원 등이 참석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열린당 김근태 의장도 공식 초청을 받고 참석 여부를 심사숙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