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선일보 29일 사설 '이런 국민과의 대화는 이제 그만두는 게 낫다'입니다. 네티즌의 사색과 토론을 기대하며 소개합니다. 

    대통령은 28일 밤 방영된 TV 대담에서 “(전시 작전통제권 단독행사에 반대하는) 사람들의 독선이 걱정스럽다. 과거 독재에 찬성했던 사람들만 애국한다는 오만은 나라 장래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민주주의를 위해 투쟁했던 사람들은 안보를 할 의사도, 능력도 없다는 것이냐”고 했다.

    먼저 대통령은 이런 말을 하기 앞서 자신은 이 나라 민주주의를 위해 얼마나 긴 기간 동안 얼마나 희생적 삶을 살았나를 솔직하게 돌아봐야 한다. 대통령의 이런 어법 자체가 수십 년간 나라를 일으키려고 땀을 흘렸던 대한민국의 선배와 수십 년 동안 한국 민주주의의 성장을 위해 힘을 쏟았던 한국 민주주의 선배에 대한 예의를 벗어난 것이다.

    이 정권의 첫 외교부 장관, 첫 국방장관, 첫 주미대사, 첫 국방보좌관도 전작권 단독행사를 밀어붙이는 대통령의 자주 집착증을 걱정했다. 그렇다면 대통령은 과거 독재에 찬성했던 사람들로 자신의 첫 외교·안보라인을 구성했었다는 말인가.

    대통령은 “전작권은 한국이 그냥 가져야 하는 것이기 때문에 갖는 것이다. 전쟁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과 전작권은 별개”라고 했다. 전작권을 한·미 양국이 공동행사하는 한미연합사 체제는 세계 최고 수준의 전쟁 억지력을 갖추고 있다. 다시는 이 땅에서 전쟁이 벌어져선 안 되겠기에 전작권 단독행사는 평화가 완전히 정착되는 여건이 마련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고 하는 것이다. 그런데 나라 안보를 최종적으로 책임져야 하는 대통령이 전쟁 가능성과 전작권은 관계가 없다고 하니 그냥 말문이 막힌다.

    대통령은 “한·미관계는 미국의 대통령, 책임 있는 장관들이 공식적으로 문제없다고 하면 문제없는 것이다. 그분들 속마음까지 헤아리지 않아도 별 관계없다. 한·미관계도 좀 어른스럽게 해야지 미성년자처럼 굴어서는 안 된다”고 했다. 상대국 대통령과 장관들이 공석에서 “양국관계가 문제 있다”고 말해야 문제가 있는 것이라는 대통령의 외교 인식은 도저히 한 나라를 책임진 대통령의 것이라고 볼 수가 없다. 그럴 때까지 가면 이미 모든 것이 끝장난 것이다. 대통령이 외교 자문을 한다는 문정인 국제안보대사가 “대미관계가 심각하다”고 하고 미국을 대표한다는 뉴욕타임스가 “한·미간 인식이 동해만큼 벌어졌다”고 하지 않는가.

    대통령이 앞으로도 과거에 한 이야기를 한 자도 틀리지 않고 되풀이할 양이면 국민과의 대화는 이걸로 마감하는 것이 나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