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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은 2007년 대선에서 정권을 잡을 것이라는 착각하지 마라”
‘바닥을 친 여권의 지지율, 연이은 재보선 승리, 5·31지방선거 압승, 당내 대권주자들의 고공행진, 마의 30% 벽을 넘은 정당지지율’ 한나라당이 “국민들이 한나라당으로의 정권교체를 원한다”며 2007년 대선에 낙관적인 전망을 하는 요인들이다.
그러나 밖에서는 ‘착각’일 뿐이라며 “한나라당이 시대정신을 읽지 못하고 감이 떨어진다”고 냉담한 시선을 보냈다. 6일 한나라당내 비주류 의원모임인 국가발전전략연구회가 국회의원회관에서 개최한 ‘한나라당의 집권 확실한가’라는 토론회에서는 한나라당에 대한 쓴소리가 봇물을 이뤘다.
“한나라당 국민 경종 듣지 못하는 '청각장애 정치' 매몰”
김형준 국민대 교수(정치대학원)는 한나라당이 ▲보수 강화론 ▲높은 정당지지도 ▲중도층의 정치성향에 대한 착시현상에 빠졌다며 ‘한나라당 대망론’의 허구성을 지적했다. 김 교수는 “한나라당과 일부 언론에서는 한국 사회에서 보수층이 강화됐다는 주장을 펼치지만 과거에 비해 진보세력이 약화된 것이 마치 보수가 강화됐다고 착각한 것"이라며 “보수층의 비율은 거의 변화가 없고 진보층이 크게 줄어들면서 중도층이 두터워졌다는 것은 현재 중도층에 진보성향층이 상당 부분 내재됐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중도의 전체적 방향성은 진보와 일치할 가능성이 큰데도” 한나라당은 진보층이 줄고 중도층이 늘어난 것을 ‘보수 강화’로 분석하는 첫 번째 ‘착각’에 빠졌으며, “노무현 정부의 실패와 진보세력의 무능으로 인해 중도의 정치성향은 진보보다 보수에 가깝게 변했다”는 두 번째 ‘오류’를 범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정당선호도와 함께 중요한 게 그 정당에 대한 애착 정도다. 지지자들이 한나라당에 일체감을 얼마나 갖고 있느냐가 중요하다”며 “그러나 한나라당은 여전히 ‘절대 혐오층’이 ‘절대 호감층’보다 높다. 단순 지지도는 높지만 한나라당에 대한 정당일체감의 수준은 지극히 낮다는 얘기다”고 지적했다. 그는 “국민 정당일체감의 수준이 낮은 상황에서 단순한 정당지지도는 예기치 않는 변수에 의해 급변할 수 있다”며 “단순한 정당지지도를 근거로 대망론을 거론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했다.
그는 “정부·여당 지지도가 떨어지면 야당 지지도는 반대로 올라가는 게 당연한데 7·11전당대회 이후 한나라당 지지도가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며 “무능하고 오만한 정부·여당의 실정을 무차별적으로 공격해서 반사이익만을 얻는 ‘쉬운 정치’는 더 이상 통용되지 못한다는 것이다. 민심의 변화를 보여준다”고 비판했다.또한 “‘바다이야기’와 관련 노무현 대통령이 ‘도둑을 맞으려니 개도 짖지 않는다’고 하자 한나라당은 개는 짖었는데 주인이 듣지 못한 것이라며 정부의 무능을 질타했다”며 “이것은 한마디로 ‘사돈이 남 말하는 격’이다. 민심은 한나라당이 이대로 가다가는 대선에서 세 번의 눈물을 흘릴 것이라는 경종을 울리고 있는데도 한나라당은 이를 듣지 못하는 ‘청각장애 정치’에 매몰돼 있다”고 경고했다.
“전략전술 취약해 노무현 정치10단 신화 만들어줘” “선거 감이 떨어진다”
뉴라이트단체인 자유주의연대 홍진표 집행위원장은 전략전술에 취약한 한나라당이 노 대통령과 열린당을 너무 과대평가 했다고 주장했다. 홍 위원장은 “한나라당은 전략전술에 취약하다”고 비판한 뒤 그 원인을 “사회 현안에 대한 명확한 입장이 없으며 민심의 흐름에 대한 관심과 이해가 부족하다. 또한 피아의 구분이 명확하지 못하다”는 점으로 꼽았다.
그는 “한나라당의 전략 경쟁력 취약이 드러나면서 퍼진 논리가 노 대통령이 정치10단이라는 신비화”라며 “이는 결국 상대가 워낙 뛰어난 전략의 귀재라 한나라당이 당할 수밖에 없다는 일종의 합리화에 다름 아니다”고 비판했다. “그동안 한나라당은 노 대통령이 정치 10단이라는 신화를 만들어 놓고 음모론에 근거해서 판단하고 전략을 짜는 원시성에 빠져들었다”고도 했다.
신율 명지대 교수(정치외교학과)는 “한나라당이 쓰는 용어를 보면 70, 80년대가 생각난다. 새로운 세대인 20, 30대는 교과서에서나 봤을 법한 단어를 사용한다”며 “전시작전통제권 조기 환수 문제를 놓고 과거 정치적으로 많이 악용돼 거부감이 많은 ‘안보’라는 단어 대신 ‘평화’가 있는데 왜 쓰지 않고 군사용어를 쓰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정치적 수사의 중요성은 점점 중요해지는데 한나라당은 한계가 있다. 그러니 상대가 정치적 수사를 썼을 때 말려드는 것이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한나라당에는 여당을 오래한 분들이 많아서인지 ‘여당 증후군’이 남아 있다”며 “지금은 ‘실권 여당’과 ‘집권 야당’이라는 표현이 나올 정도로 오만한, 그래서 옛날로 회귀한 한나라당을 볼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번 전대 결과로 나타난 보수회귀 현상 역시 결국 ‘야당 증후군’의 결정체”라고도 했다.
그는 “한나라당은 감이 떨어진다. 대한민국 최고의 인적 구성을 가진 한나라당이지만 선거 전문가가 없다”며 “정책보다 더 중요한 게 홍보와 상징성인데 한나라당은 지나치게 관료적 시스템이어서 광고(홍보)가 부족하다”고 꼬집었다. 신 교수는 “한나라당 집권은 대단히 불확실하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중도성향의 선진화국민회의 사무총장인 서경석 목사는 “지난 지방선거에서 한나라당이 공천 장사로 썩은 냄새가 진동했는데도 승리햇던 이유는 국민들이 '부패해도 좌파 척결이 먼저'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라며 “좌파 척결을 전면적으로 주장해야 하고 이를 최대 이슈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2007년 대선에서 승리하려면 반(反)좌파연대가 나와야 한다”며 “반사이익만을 노리고 눈치를 봐서 한나라당이 어떻게 대선에 승리하겠느냐”고 한나라당의 선명성을 강조해 방청객들로부터 박수를 받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