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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와 재향군인회 등 300여개 보수시민단체가 2일 서울시청앞 광장에 모두 모였다. 군인 종교인들은 물론 보수정당인 한나라당까지 시청앞 광장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시청앞 광장을 지나가던 일반시민들까지 발걸음을 멈추고 이들에 합류했다. 모인 인원은 경찰추산만 5만명. 주최측은 20만명이 넘었다고 한다.
이날 집회 참석을 예고한 한나라당 강재섭 대표와 이재오 전여옥 최고위원을 비롯한 당 지도부 및 소속 의원 20여명이 함께 모습을 나타냈고 차기 대선주자인 박근혜 전 대표와 이명박 전 서울시장도 참석했다.
5만 여명의 이목을 집중시킨 건 '대한민국을 위한 비상구국기도회와 국민대회'란 플래카드와 그 아래 적힌 '작통권 논의를 즉각 중단하라! 사학법 재개정'이었다. 5만 여명의 참석자들은 노무현 정권이 작통권의 단독행사를 추진하고 개정사학법을 재개정하지 않을 경우 대한민국이 무너질 것이라고 한 목소리를 냈다. ·
작통권 단독행사 추진을 중단하고 개정사학법을 재개정 하지 않을 경우 "역사의 준엄한 심판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일부 참석자들은 "노무현 퇴진"까지 주장했다. 1부 한기총의 구국기도회와 2부 국민대회로 나눠 진행된 이날 행사에선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비난이 쏟아졌다.
"(노무현)자신은 변하지 않고 사회시스템 변화만 요구하는 오만과 독선"
"자의적으로 판단하는 어리석지 않은 대통령 되게 해달라"1부 구국기도회에서 한기총 명예회장인 길자연 목사는 노무현 대통령을 향해 "나는 변하지 않고 사회 시스템만 변해야 한다고 요구하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며 "바로 이게 오만과 독선"이라고 비판했다.
'대통령과 위정자를 위하여'란 제목의 특별기도를 통해 홍재철 목사는 "대통령은 더 이상 민심을 호도해 나라를 환란에 빠뜨리지 말게 해달라" "싸움하지 않는 대통령이 되게 해달라" "청와대 추총자들의 대통령이 아니라 4600만 국민의 대통령이 되게 해달라" "자의적으로 판단하는 어리석지 않은 대통령이 되게 해달라"고 기도했다
2부 국민대회의 대회사를 맡은 박세직 재향군인회장은 "국가의 백년대개를 근본적으로 파괴하는 사학법을 재개정하고 국민의 생명과 국가를 위협하는 작통권 단독행사 추진을 유보시키기 위해 이 자리에 모였다"며 5만여 참석자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그러면서 사학법과 작통권에 대해 문제점을 설명했다. 먼저 박 회장은 사학법에 대해 "전교조가 대체 뭐냐. 전교조는 자유민주주의 체제 전복을 노리는 좌경민중민족세력"이라며 "선군정치를 찬양하고 아이들에게 6·25를 남한의 북침이라 가르치고 있다. 더 이상 이들을 좌시할 수 없다"고 소리쳤다.
"작통권 단독행사는 북의 남한 전화통일전략 책동하는 이적행위"
"잘나가던 나라 고장난건 이 정부 좌파정책 추진 때문"박 회장은 작통권 단독행사에 대해서도 "작통권은 자주·주권과 결속시켜 정치쟁점화시킬 사안이 아니다"며 "국민의 생존과 국가의 존망이 걸려있을 뿐 아니라 이 나라의 평화와 번영의 버팀목이 되는 주한미군을 철수시키는 건 북한이 주도하는 연방제 통일의 길을 닦는 것이며 북의 남한 적화통일전략을 책동하는 이적행위"라고 규탄했다.
그는 "작통권 단독행사로 이 정부는 세금폭탄에 안보불안까지 야기시키고 있다"며 "한반도를 전쟁으로 몰아가는 무책임한 횡포"라고 비판했다. 이어 "주권도 민족의 자존심도 중요하지만 민족의 생존이 먼저 보장돼야 하는 것 아니냐"며 "이 땅이 공산화되면 주권이 어디있고 민족의 자존심은 어디서 찾을 것이냐"고 반박했다.
사학법 재개정을 주장하기 위해 연단에선 한국사학법인연합회 조용기 회장은 "매우 참담한 심정으로 이 자리에 섰다"며 "언제까지 뒷걸음질치는 나라를 붙들고 시간과 정력을 낭비해야 하는지 분노를 금할 수 없다"고 개탄했다. 조 회장은 이어 "잘 나가던 나라가 갑자기 고장났고 이는 이 정부가 잘못된 좌파적 정책을 추진했기 때문"이라고 성토했다.
그는 "그 대표적인 게 사학법"이라며 "사학법은 교육은 없어지고 학교는 정치판에 휘둘려 아수라장이 돼 혼란만 가중시키는 법"이라고 비판했다. 조 회장은 이어 "어떻게 만든 교육을 이런 식으로 포기할 수 있겠느냐"며 노 대통령과 정부·여당을 향해 "더 이상 교육을 정치도구화하지 말라. 사학법을 재개정하지 않으면 나라를 무너뜨리는 결과를 초래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작통권 단독행사 추진 중단을 요구하기 위해 연단에 오른 향군 자문위원인 장준익 준장은 "이렇게 따가운 햇볕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주말 손자손녀들과 나들이할 시간마저 사양하고 모인 것은 국가안보 위기 때문"이라며 "그런데 노무현 정부는 이런 우려에 아랑곳하지 않고 오히려 김정일이 바라는 한미연합사해체를 추진하려 한다"고 개탄했다. 장 준장은 "(노 정부는)국가안보문제를 자주와 주권을 내세워 오기를 부리고 있다"며 "이 정부에 대해 우리가 강력히 규탄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노무현 정권은)미국의 고마움도 모르고 원수라 배척하는 배은망덕"
"현 정부서 국방장관 지냈던 사람조차 대한민국 망한다고 말한다"'노병의 대국민 호소'를 위해 연단에 선 김성은 전 국방장관은 "전시작전통제권을 환수하면 김일성 정권부터 김정일 정권에 이른 오늘까지 북한의 주요과제인 주한미군이 철수된다"며 "미군도 우리나라에 오고 싶어서 온게 아니다. 도와주려고 온 것인데 (노무현 정권은)미국의 고마움도 모르고 원수라고 배척하며 배은망덕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김 전 장관은 "노무현 정권은 전시작전통제권 환수가 당연한 것이고 잘되는 것이라 설득하고 있지만 우리나라의 안보를 책임졌던 역대 장관들은 반대입장을 나타냈고 심지어 현 정부에서 국방장관을 지냈던 사람조차 전시작전통제권을 환수하면 대한민국은 망한다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시국선언문을 통해 "노무현 정권은 민의를 외면한 채 국민의 안녕과 국익보다는 코드 챙기기만 집착하고 있어 서민들은 '세금폭탄'과 '도박게임'으로 파탄지경에 이르고 있다"며 "노무현 정권의 실정과 현실을 무시한 발상으로 인해 대한민국이 총체적 위기에 처해 있다는데 공감하고 구국기도회와 국민대회를 열어 국가정체성을 수호하고 안보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총궐기해 대응하자"고 결의했다.
'노무현 대통령에게 보내는 메시지'를 낭독한 서경석 목사는 사학법 관련 "독소조항들이 도처해 산재해 있다. 작년말 국회의장이 직권 상정하여 강행 처리했을 때 우리가 요청했던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아 오늘과 같은 국론분열과 혼란을 자초한 대통령에게 큰 책임이 있다"며 개정 추진을 요구했고 작통권 단독행사 관련해서는 "안보불안을 야기 시키며 국론분열로 국력을 소진케 하는 전시 작전통제권 단독행사 추진을 속히 중단하길 촉구한다"며 추진중단을 촉구했다.
'부시 대통령에게 보내는 메시지'를 낭독한 신원배 향군 부회장은 부시 대통령에 "한국과 미국의 공동 국가목표인 민주·자유·인권신장과 공동번영을 위해 북한의 핵무기와 남침위협이 사라지고 한국군이 대북독자방위능력을 갖출 때까지 전시작전통제권을 현 체제대로 유지할 수 있도록 배려해달라"고 요구했다. 3시간 가량의 행사가 끝난 직후 이들은 시청 앞에서 한국은행과 남대문을 지나 서울역까지 시가행진을 벌이며 이날 행사를 마무리했다.
한편 '박사모넷'과 '희망한국근혜사랑' 등 박 전 대표 지지자들은 국민대회가 열리는 동안 박 전 대표 테러범 지충호씨의 배후를 밝혀내기 위한 특검제 도입을 촉구하는 100만인 서명운동을 벌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