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6일 청와대와 열린우리당 지도부는 긴급 갈등봉합용 오찬회동을 가졌다. 그 자리에서 노무현 대통령은 열린우리당이 노무현 대통령에게 권력 투쟁하듯 대하고 있다고 불쾌감을 표시했다. 또한 이 자리에 참석한 열린우리당 모 인사는 이대로는 정권을 창출할 수 없다는 비관론까지 피력했다고 전한다.

    결국 이날 양측은 대통령의 인사권은 존중하되 열린우리당이 합당한 방식으로 조언과 건의를 하며 총리, 당의장, 대통령 비서실장이 참석하는 당정청 모임을 갖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근본적인 것은 노무현 대통령은 코드인사를 하겠다는 의지를 간접 표명했다는 사실과 열린우리당은 코드인사를 조율해주었으면 좋겠다 라는 모습의 차이점이외에는 진전된 상황이 없다.

    노 대통령이 ‘열린우리당은 큰 배다. 선장이 지금 눈에 안 띈다고 하선(下船)하려고 하면 되겠나. 선장 없어도 최선 다하면 바깥에서 좋은 선장을 데려올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 말은 사실상 김근태 당의장을 겨냥한 말로서 김근태 당의장은 이 말을 듣고 상당히 심사가 뒤틀렸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왜냐하면 대선주자를 목표로 하고 있는 김근태 당의장 앞에서 좋은 선장(대선주자)을 밖에서 데려올 수 있다고 했으니 엄밀한 의미에서 김근태 장의장은 노 대통령으로부터 크게 한방 맞은 셈이다.

    김근태 당의장이 이끄는 열린우리당과 청와대가 한판 승부의 전운(戰雲)에 감싸이게 될 조짐이며, 찬바람이 매섭게 몰아치기 시작할 수도 있는 개연성이 있다. 당·청간의 갈등은 좌파정권의 견제라는 측면에서, 노 정권에 의하여 좌경화된 국가를 다소간 오른쪽으로 축을 옮길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엿볼 수도 있을지 모르겠다.

    김근태 당의장이 우파적 경제정책으로 전환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고, 또한 코드인사인 문재인 법무장관 입각문제를 놓고 노 대통령과 강한 대립각을 세우는 모습은 어떤 의미에서 국민이 싫어하는 기존의 좌파 일변도에서 벗어나려고 하는 열린우리당의 몸부림이란 점에서 일면 다행스러운 생각도 든다.

    코드인사와 막강한 권력을 휘두르고 있던 청와대와, 창당 이래 국민의 여론보다는 오히려 코드권력에 부화뇌동(附和雷同) 했던 과거의 친북 좌편향의 열린우리당 모습 때문에 그 얼마나 많은 국민들이 속앓이를 해 왔었는지 모를 지경이다. 열린우리당과 청와대가 합작하여 꺼질지 모르는 친북 좌편향 정책과 민생의 침몰을 향하여 치달려갔던 지금까지 집권세력의 모습들은 차라리 대한민국 역사에서 없었어야 할 퇴보의 역사로 기록될 수도 있겠다.

    국민들은 5.31선거와 7.26보궐선거에서 친북 좌편향정책을 좌파 권력의 주구처럼 실행하고, 국민들의 여론을 도외시했던 열린우리당에게 매서운 한 표(票)로서 엄중 심판했다. 그리고 열린우리당은 양대 선거에서 참패했고, 또 표류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지금도 예측할 수 없는 미래를 향하여 표류하고 있다.

    5.31선거와 7.26보궐선거에서 참패한 열린우리당은 “이제 변화하지 않으면 전멸한다”는 시대적 위기감 앞에서 김근태 의장이 청와대와 맞불을 놓기로 작심하게 된 것은 결코 우연만은 아닐 것이다.

    김근태 열린우리당의장이 ‘문재인 법무장관 임명 불가론’을 제시한 데에는 열린우리당이 청와대의 정책과 코드인사 때문에 잇단 선거악제를 떠안아야 하는 불행한 선거 결과에 대한 맞불작전에 기인한다. 노 대통령의 청와대 또한 ‘계급장 떼고 한판 붙자’는 김근태 의장의 배은망덕(?)한 모습에 한 치도 물러설 낌새를 보이지 않고 있다. 오히려 노무현 대통령은 김근태 당의장에게 있기 싫으면 나가라는 식으로 강경한 입장을 표출하고 있다. 긴급 오찬회동으로 전운이 사그러질 단순한 사안만은 아니다.

    국민들 보기에는 오히려 열린우리당이 청와대를 견제하는 모습에서 야릇한 대리 만족을 느끼는 정서적 모습을 보이기까지 한다. 친북 좌편향 정책을 만들어내는 산실인 청와대에 대해서 열린우리당이 견제를 할 수 있다는데 대한 일종의 대리 만족이라고 보는 견해도 있다.

    친북 좌편향으로 경쟁하듯이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몹시 흐려 놓았던 정동영 시대의 열린우리당이, 이제 과연 좌편향에서 원래의 대한민국 정체성의 입지를 진실로 되찾으려는 듯 한 모습을 사실적으로 보일는지는 의문이 든다. 비록 진정성이 있는지는 두고 보아야 할 것 같지만… 확실한 것은 국민 여론에 배치된 청와대 코드인사의 관행을 제거하려는 열린우리당의 최근 움직임은 김근태 식 ‘계급장 떼고 한판 붙기’라는 말처럼 열린우리당이 새로운 변화를 향하여 움직이고 있다고 보아 틀림이 없을 것이다.

    김병준 교육부총리의 일그러진 모습에 대한 국민 여론의 악화는 또 다른 코드인사에 대한 열린우리당의 저항으로 이어져 변화를 모색하는 새로운 움직임으로 정형화되면서, 김근태 당의장은 일종의 심정적 정당성을 확보하기 시작한 듯하다.

    열린우리당의 진정한 호헌세력으로서의 변화가 과연 있게 될 지를 주시하고 싶다.
    선배 국방부장관들을 모욕하여 물의를 일으키고 있는 좌파 윤광웅 국방장관, 김병준 부총리 등의 코드인사에 대한 국민의 적개심이 은연중에 폭발한 분기점에서 열린우리당이 여론의 중심으로 서겠다는 의지는 어쩌면 자연발생적인 타락한 권력에 대한 또 다른 자연발생적인 정상화 권력의 태생적 속성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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