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친정 잘 되는 게 그렇게 배 아프냐”

    오는 7․26 재보선 접전지로 떠오르고 있는 서울 성북을 지역과 관련해 열린우리당이 민주당 조순형 후보를 겨냥, 탄핵주도 세력들과 민주당의 정체성과는 전혀 다른 뉴라이트 세력들까지 모여 ‘반노비한나라’ 성격의 연합체를 구성했다며 ‘조순형 정체성이 뭐냐’고 비난을 퍼부은 데 대해 민주당이 21일 발끈하고 나섰다.

    민주당 유종필 대변인은 이날 오전 국회 기자실을 찾아, 조 후보에 대한 열린당의 ‘재뿌리기’식 공세에 황당하다는 표정을 지어보이면서 특유의 화법으로 “열린당도 동참하겠다면 받아들이겠다”면서 “친정 잘 되는 것을 배 아파 할 필요가 없지 않느냐”고 점잖게 맞대응 했다.

    유 대변인은 “이인제 의원, 새정치연대 장기표 대표, 그리고 김진홍 목사, 유석춘 연세대 교수 등이 자신들이 소속돼 있는 단체와는 무관하게 개인 차원에서 조 후보를 도와주겠다는 표시를 해 왔는데, 이것을 가지고 (열린당이) 조 후보의 정체성을 따질 일은 아니다”면서 “열린당은 슈퍼당원인 노무현 대통령이 한나라당과 대연정을 하자고 애걸복걸했고 당내 많은 인사들이 거기에 찬성했던 전력을 갖고 있지 않느냐. 한나라당과 손잡자고 했던 열린당이 (정체성에) 문제가 있는 것이지, 민주당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지 않느냐”면서 일침을 놨다.

    유 대변인은 “정통 민주세력의 총본산인 민주당은 앞으로 중도개혁세력을 총결집하려는 정계개편에 앞장설 계획”이라고 설명하면서 “‘조 후보가 좋다. 존경한다’고 해서 이렇게 도와주겠다는 하는 분들을 뿌리칠 필요는 없는 것이며 이분들 각자 나름의 국민적인 지지가 있는 분들이며, (이는) 조 후보에게 국민적인 지지가 모이고 있다는 하나의 방증이 되는 것”이라고도 했다.

    유 대변인은 이어 “어떠한 지지도 우리는 특별히 민주당의 정체성에 문제가 없는 한, 다 수용한다는 입장”이라면서 “필요할 때에는 공산당과도 손잡고 일하는데 이분들이 수구급진 세력도 아니고 다 도와주신다는데 물리칠 이유가 있느냐”고 반문했다. 유 대변인은 아울러 “열린당이 (성북을에서 민주당이 당선되면) 정계개편 샅바싸움에서 민주당에 밀릴 것이란 결론을 내리고 성북을에 지원을 집중하겠다고 보도됐던데 민주당이 당선된다고 하니, 깜짝 놀라 자다가 깨서 어떻게든 훼방을 놔보자는 심산이냐”고 따져 묻기도 했다.

    이에 앞서 열린당 우상호 대변인은 이날 오전 서울 영등포 당사에서 가진 확대간부회의 결과 브리핑을 통해 “민주당 조 후보가 ‘반노·비 한나라당’을 만든다는 미명 하에 드디어 뉴라이트연합까지 끌어 들여서 연합전선을 편다는 보도가 있었다”면서 “도대체 조 후보의 정체성이 무엇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당황한 기색을 보였다.

    우 대변인은 또 “목에 칼이 들어와도 탄핵은 옳다고 하시던 그러한 모습, 목에 칼이 들어와도 내 정체성과 상관없이 뉴라이트연합과도 연대하겠다고 하는 저런 모습에서 이제 조순형 대표의 한계가 드러난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면서 “부디 과거 우리 국민들이 기억하고 있는 그러한 조순형 정치인의 모습으로 돌아갈 것을 간곡히 호소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열린당 허동준 부대변인도 이날 논평을 통해 “조 후보를 포함한 탄핵주도 세력과 민주당의 정체성과는 전혀 다른 뉴라이트 세력까지 모여서 하고 싶은 것이 진정 무엇인지 묻고 싶다”면서 “과거 그토록 비판하던 세력과 야합을 해서라도 탄핵주도 세력이라는 사실을 강조하고 싶은 것이냐. 국민의 뜻을 존중하는 지역과 국민의 대표자 국회의원이 되고자 하는 것이냐. 무엇이 조 후보의 원칙인지 묻고 싶다”고 따졌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자신들의 정체성과는 전혀 다른 집단들과 야합해서 무엇을 하겠다는 것인지 국민 앞에 당당히 정체성 문제에 대해 대답하라”고 주장했다.